Notice |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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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19, 2022 |
905 |
Notice |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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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pr 05,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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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유자효(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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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28,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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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를 찾아 마을로 내려온 어린 노루 사냥꾼의 눈에 띄어 총성 한 방에 선혈을 눈에 뿌렸다 고통으로도 이루지 못한 꿈이 슬프다 ―유자효(1947∼)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 보리 풍년이 든다’는 속담이 있다. 눈은 어디에서 봐도 눈인데 입장이 다르면 서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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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 의원― 손미(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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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Dec 25,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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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흰 달이 돌던 밤 의원에 누워 있는 너의 머리에 수건을 얹어 주었다 거기에 내가 들어 있지 않았다 밖에서 아이들이 공을 찼고 너는 머리통을 움켜쥐었다 다큐멘터리에서는 방금 멸종된 종족을 보여 주었다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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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과 고기― 황금찬(1918∼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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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07,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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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과 고기― 황금찬(1918∼2017)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밤에 눈을 뜬다. / 그리고 호수에 / 내려앉는다. 물고기들이 / 입을 열고 / 별을 주워 먹는다. 너는 신기한 구슬 / 고기 배를 뚫고 나와 / 그 자리에 떠 있다. 별을 먹은 고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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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으로 간다 ― 김용호(1912∼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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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pr 07,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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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으로 간다 ― 김용호(1912∼1973) 어느 간절한 사람도 없는 곳 고향으로 간다 머나먼 날 저버린 고향으로 내가 간다 낡은 옷 훌훌이 벗어버리고 생미역 냄새 하암북 마시며 고향으로 간다 잃어버려, 끝내 잃어버려 없는 고향이라 포개둔 그리움이 한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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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울어서 꽃은 진다―최백규(19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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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31,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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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나를 번역할 수 있다면 뜨거운 여름일 것이다/꽃가지 꺾어 창백한 입술에 수분하면 교실을 뒤덮는 꽃/꺼지라고 뺨 때리고 미안하다며 멀리 계절을 던질 때/외로운 날씨 위로 떨어져 지금껏 펑펑 우는 나무들/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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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조병화(1921∼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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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r 06,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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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조병화(1921∼2003)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물이 모여서 이야길 한다 물이 모여서 장을 본다 물이 모여서 길을 묻는다 물이 모여서 떠날 차빌 한다 당일로 떠나는 물이 있다 며칠을 묵는 물이 있다 달폴 두고 빙빙 도는 물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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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김사인(19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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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01,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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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모드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누구도 핍박해본 적 없는 자의 빈 호주머니여 언제나 우리는 고향에 돌아가 그간의 일들을 울며 아버님께 여쭐 것인가 ―김사인(1956∼ ) 소설가 이태준의 수필 중에 ‘가을꽃’이라는 짧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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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점들 ―이승희(19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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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ug 13, 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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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점들 ―이승희(1965∼ ) 이제 그만 여기서 살까 늙은 버드나무 아래 이름표도 없이 당신과 앉아서 북해의 별이 될 먼지들과 여기와 아무 데나를 양손처럼 매달고 웃었다 세상의 폐허 말고 당신의 폐허 그 둘레를 되짚어가면서 말이죠 폐허의 옷을 지어 입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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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환자, 나는 중환자 ―이병일(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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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16,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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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자주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중략) 벚꽃이 피었다가 지고 번개가 밤하늘을 찢어 놓던 장마가 지나갔다 새로 이사 간 집 천장에 곰팡이가 새어 나오듯 석 달 만에 작은 혹이 주먹보다 더 커졌다 착한 암이라고 했는데 악성 종양이었다 엄마는 일주일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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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지나간 발자국―이경림(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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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01,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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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워라 나 문득 눈길 머물러 그것의 고요한 소리 보네 누군가가 슬쩍 밟고 갔을 저 허리 잘록한 소리 한참 살다 떠난 부뚜막 같은 다 저문 저녁 같은 ―이경림(1947∼) 사랑시에서 고독은 좋지 않은 것이다. 사랑이 이루어지려면 마주 보는 둘이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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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김휘승(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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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ug 13, 2020 |
104 |
사람? ―김휘승(1957∼) 사람이었을까 사람이 아니었을까, 서로 깃들지 못하는 사람 밖의 사람은. ……지나간다, 아이는 웃고 울고, 때없이 꽃들은 불쑥 피고, 눈먼 웃음 소리, 휙 날아가는 그림자새, 곧 빗발 뿌릴 듯 몰아서 밀려오는 바람에 사람이 스친다,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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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감나무 아래에서-피재현(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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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ug 13, 2021 |
104 |
아버지는 가을이 깊어지면 감 따러 오라고 성화를 부렸다 나는 감 따는 게 싫어 짜증을 냈다 내가 얼마나 바쁜 사람인지 아느냐고 감 따위 따서 뭐 하냐고 아버지 돌아가시고 다시 가을이 왔을 때 엄마는 내게 말했다 니 애비도 없는데 저 감은 따서 뭐 하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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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밥―서종택(19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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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Dec 06, 2022 |
104 |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상략) 외롭고 슬픗할 때면 감나무 아래 기대 앉아서 저문 햇빛 수천 그루 노을이 되어 아득하게 떠가는 것 보았습니다. 흐르는 노을 그냥 보내기 정말 싫어서 두 손을 꼭 잡고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깜박 밤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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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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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한성기(1923∼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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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r 06, 2023 |
104 |
역―한성기(1923∼1984)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지나간다 급행열차가 어지럽게 경적을 울리며 이따금 의지할 의자 하나 없고 빈 대합실에는 거기 조그마한 역이 있다 푸른 불 시그널이 꿈처럼 어리는 눈이 오고 비가 오고…&h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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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에 모인 구두들 ― 유홍준(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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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Dec 02, 2019 |
105 |
상가에 모인 구두들 ― 유홍준(1962∼) 저녁 상가에 구두들이 모인다 아무리 단정히 벗어놓아도 문상을 하고 나면 흐트러져 있는 신발들 젠장, 구두가 구두를 짓밟는 게 삶이다 밟히지 않는 건 망자의 신발뿐이다 정리가 되지 않는 상가의 구두들이여 저건 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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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정채봉(1946∼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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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r 07, 2022 |
105 |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정채봉(1946∼2001)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모래알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풀잎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너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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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곡 ―감태준(19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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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pr 04,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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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죽어서 달이 되었다 바람에게도 가지 않고 길 밖에도 가지 않고, 어머니는 달이 되어 나와 함께 긴 밤을 멀리 걸었다. ―감태준(1947∼ ) “당신을 사모합니다.” 이런 고전적인 고백에서의 ‘사모’와 사모곡의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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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면 돌들이―박미란(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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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18,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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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면 돌들이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저녁이면 돌들이/서로를 품고 잤다 저만큼/굴러 나가면/그림자가 그림자를 이어주었다 떨어져 있어도 떨어진 게 아니었다 간혹,/조그맣게 슬픔을 밀고 나온/어린 돌의 이마가 펄펄 끓었다 잘 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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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믿으세요? ―강인한(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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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Sep 08, 2020 |
107 |
인간을 믿으세요? ―강인한(1944∼) 쓸쓸히 묻는 당신의 말에는 뼈가 들어 있다. 밤이 깊어지면 나는 그것을 안다. 까마귀 떼가 서쪽으로 날아가는 이 는개 속에서 당신 말의 뼈가 목에 걸린다. 희디흰 당신의 외로움을 등 뒤에서 나는 찌를 수가 없다. 당신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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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묻는다―이영유(1950∼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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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Sep 19, 2021 |
107 |
가을이 하늘로부터 내려왔다 풍성하고 화려했던 언어들은 먼 바다를 찾아가는 시냇물에게 주고, 부서져 흙으로 돌아갈 나뭇잎들에게는 못다 한 사랑을 이름으로 주고, 산기슭 훑는 바람이 사나워질 때쯤, 녹색을 꿈꾸는 나무들에게 소리의 아름다움과 소리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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