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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산책

Articles 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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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정조앤
Jan 19, 2022 904
Notice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file
정조앤
Apr 05, 2016 1095
108 천국 - 박서영(1968∼2018)
정조앤
Jul 19, 2019 197
천국 - 박서영(1968∼2018) 밤의 국도에서 고라니를 칠 뻔 했다 두 눈이 부딪혔을 때 나를 향해 오히려 미안한 표정을 짓던 고라니의 검고 큰 눈망울 오랫동안 그걸 잊지 못하고 있다 그날 이후 그 길을 지날 땐 자꾸 뭔가를 만지게 돼요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  
107 울림이 있는 말/정민
이현숙
Feb 14, 2021 197
울림이 있는 말/정민 때로는 침묵이 웅변보다 더 힘 있게 느껴질 때가 있다. 시시콜콜히 다 말하는 것보다 아껴 두고 말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때가 있다. 직접 말하는 것보다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 더 좋다. 시 속에서 시인이 말하는 방법도 이와 같다. ...  
106 영목에서―윤중호 시인(1956∼2004)
정조앤
Jan 28, 2021 198
… 한때는 귀신이 펑펑 울 그런 해원의 시를 쓰고 싶었다. 천년의 세월에도 닳지 않을, 언뜻 주는 눈길에도 수만 번의 인연을 떠올려 서로의 묵은 업장을 눈물로 녹이는 그런 시./이제 이 나이가 되어서야, 지게 작대기 장단이 그리운 이 나이가 되어서야, 고...  
105 우리나라 꽃들에겐― 김명수(1945년∼ )
정조앤
Mar 02, 2019 198
우리나라 꽃들에겐― 김명수(1945년∼ ) 우리나라 꽃들에겐 설운 이름 너무 많다 이를테면 코딱지꽃 앉은뱅이 좁쌀밥꽃 건드리면 끊어질 듯 바람불면 쓰러질 듯 아, 그러나 그것들 일제히 피어나면 우리는 그날을 새봄이라 믿는다 모든 시에는 주인이 있다. 주...  
104 나에게 묻는다-―이산하(1960∼)
정조앤
Mar 23, 2022 200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꽃이 대충 피더냐. 이 세상에 대충 피는 꽃은 하나도 없다. 꽃이 소리 내며 피더냐. 이 세상에 시끄러운 꽃은 하나도 없다. 꽃이 어떻게 생겼더냐. 이 세상에 똑같은 꽃은 하나도 없다. 꽃이 모두 아름답더냐. ...  
103 귤 한 개―박경용(1940∼ )
정조앤
Jan 28, 2021 202
귤 한 개가 방을 가득 채운다. 짜릿하고 향깃한 냄새로 물들이고, 양지짝의 화안한 빛으로 물들이고, 사르르 군침 도는 맛으로 물들이고, 귤 한 개가 방보다 크다. ―박경용(1940∼ ) 노트북을 새로 샀다. 옛날에 샀던 것보다 속도는 빨라졌는데 가격은 싸졌다....  
102 그 겨울의 시 ―박노해(1957∼)
정조앤
Dec 06, 2020 202
그 겨울의 시 ―박노해(1957∼)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윗목 물그릇에 살얼음이 어는데/할머니는 이불 속에서/어린 나를 품어 안고/몇 번이고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소금창고 옆 문둥이는 얼어 죽지 않을랑가/뒷산에 노루...  
101 소금 달-정현우(1986∼ )
정조앤
Mar 19, 2021 202
잠든 엄마의 입안은 폭설을 삼킨 밤하늘, / 사람이 그 작은 단지에 담길 수 있다니 / 엄마는 길게 한번 울었고, / 나는 할머니의 마지막 김치를 꺼내지 못했다. / 눈물을 소금으로 만들 수 있다면 / 가장 슬플 때의 맛을 알 수 있을 텐데 / 둥둥 뜬 반달 모양...  
100 교실 ― 정한모(1923∼1991)
정조앤
Aug 19, 2018 203
 교실 ― 정한모(1923∼1991) 초롱초롱한 눈들이 한곳으로 빛날 때 교실은 초록색 짙은 향기를 풍긴다 집중해오는 의욕의 초점에서 나의 점잔은 분해되어 꽃송이처럼 환한 하나하나의 동자 안에 자리잡는다 제각기 다른 얼굴이 된 내가 빤히 나를 쏘아보며 묻...  
99 인중을 긁적거리며―심보선(1970∼)
정조앤
Sep 03, 2021 203
내가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 때, / 천사가 엄마 배 속의 나를 방문하고는 말했다. / 네가 거쳐온 모든 전생에 들었던 / 뱃사람의 울음과 이방인의 탄식일랑 잊으렴. / 너의 인생은 아주 보잘것없는 존재부터 시작해야 해. / 말을 끝낸 천사는 쉿, 하고 내 입술...  
98 홀로 걸어가는 사람 ―최동호(1948∼ )
정조앤
Apr 04, 2018 204
홀로 걸어가는 사람 ―최동호(1948∼ ) 과녁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조금 비껴가는 화살처럼 마음 한가운데를 맞추지 못하고 변두리를 지나가는 바람처럼 먼 곳을 향해 여린 씨를 날리는 작은 풀꽃의 바람 같은 마음이여 자갈이 날면 백 리를 간다지만 모래가 ...  
97 우리는 매일매일 ―진은영(1970∼ )
정조앤
Jun 17, 2020 206
우리는 매일매일 ―진은영(1970∼ ) 흰 셔츠 윗주머니에 버찌를 가득 넣고 우리는 매일 넘어졌지 높이 던진 푸른 토마토 오후 다섯 시의 공중에서 붉게 익어 흘러내린다 우리는 너무 오래 생각했다 틀린 것을 말하기 위해 열쇠 잃은 흑단상자 속 어둠을 흔든다 ...  
96 시를 묻는 독자에게 / 임보 1 file
성민희
Apr 21, 2016 208
 
95 발열 ―정지용(1902∼1950)
정조앤
Oct 16, 2020 208
발열 ―정지용(1902∼1950) 처마 끝에 서린 연기 따라 포도순이 기어나가는 밤, 소리 없이, 가물음 땅에 쓰며든 더운 김이 등에 서리나니, 훈훈히, 아아, 이 애 몸이 또 달아오르노나. 가쁜 숨결을 드내쉬노니, 박나비처럼, 가녀린 머리, 주사 찍은 자리에, 입...  
94 문자 ―김경후(1971∼ )
정조앤
Aug 13, 2020 209
문자 ―김경후(1971∼ ) 다음 생애/있어도/없어도/지금 다 지워져도 나는/너의 문자/너의 모국어로 태어날 것이다 우리는 정지용이라는 시인의 이름을 곧잘 기억한다. 유명한 시 몇 편이 따라오는 유명한 시인이라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정지용이...  
93 나는 새들의 나라에 입국했다 ―배영옥(1966∼2018)
정조앤
Apr 20, 2020 210
나는 새들의 나라에 입국했다 ―배영옥(1966∼2018) 나는 아무래도 새들의 나라에 입국한 것이 틀림없다 시가 향 무성한 공동묘지에서 카스트로의 동상에서 이국의 아이들 목소리에서 끊임없이 새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보면 …(중략)… 혁명 광장을 지키는 독수리...  
92 씬냉이꽃 ―김달진(1907∼1989)
정조앤
Jun 17, 2020 210
씬냉이꽃 ―김달진(1907∼1989) 사람들 모두/산으로 바다로/신록철 놀이 간다 야단들인데 나는 혼자 뜰 앞을 거닐다가 그늘 밑의 조그만 씬냉이꽃 보았다. 이 우주/여기에/지금 씬냉이꽃이 피고/나비 날은다. 대학교에서는 아직도 화상 강의를 하고 있다. 나는 ...  
91 꿈 팔아 외롬 사서 - 변영로(1898∼1961)
정조앤
Jun 26, 2019 211
꿈 팔아 외롬 사서 - 변영로(1898∼1961) 꿈 팔아 외롬 사서 산골에 사쟀더니 뭇새 그 음성 본을 뜨고 갖은 꽃 그 모습 자아내니 이슬, 풀, 그 옷자락 그립다네. 꿈 팔아 외롬 사서 바닷가에 늙쟀더니 물결의 수없는 발 몰려들매 하늘과 먼 돛과 모래밭은 서로...  
90 어머니 ― 김남주(1946∼1994)
정조앤
Jun 26, 2019 211
어머니 ― 김남주(1946∼1994) 일흔 넘은 나이에 밭에 나가 김을 매고 있는 이 사람을 보아라 아픔처럼 손바닥에는 못이 박혀 있고 세월의 바람에 시달리느라 그랬는지 얼굴에 이랑처럼 골이 깊구나 봄 여름 가을 없이 평생을 한시도 일손을 놓고는 살 수 없었...  
89 봉선화―김상옥(1920∼2004)
정조앤
Jun 25, 2018 212
봉선화―김상옥(1920∼2004) 비 오자 장독간에 봉선화 반만 벌어 해마다 피는 꽃을 나만 두고 볼 것인가 세세한 사연을 적어 누님께로 보내자 누님이 편지 보며 하마 울까 웃으실까 눈앞에 삼삼이는 고향집을 그리시고 손톱에 꽃물 들이던 그날 생각하시리 양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