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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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06, 2021 |
3246 |
Notice |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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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
Mar 16, 2016 |
19166 |
18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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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시기 / 정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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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27,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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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시기 / 정성화 길을 가다가 키가 아담하고 머리를 짧게 자른 어르신을 보면 아버지가 생각난다. 살아계셨더라면 지금 어떤 모습일까. 그런 날 생각나는 음식이 바로 ‘갱시기’다. 아버지가 즐겨 드셨고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잡숫고 싶어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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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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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다시 읽다 / 허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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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27,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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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다시 읽다 / 허정진 한 줄의 시(詩)가, 한 폭의 수채화가 거기 있다. 나풀나풀 날갯짓으로 투명한 오선지를 노래하듯이 오르내린다. 한복의 선과 색이 저렇고, 부채춤을 추느라 사뿐사뿐 버선발의 율동과 맵시가 저러할 것이다. 기류를 타는 새가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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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9 |
여전히 간절해서 아프다 / 조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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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27,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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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간절해서 아프다 / 조헌 사랑은 이별을 하기 전까지는 그 깊이를 알지 못한다. 사랑의 기쁨은 둘이 나눌 수 있지만, 이별의 고통은 각자 넘어야 하는 험악한 산이다. 함께 하는 삶과는 다르게 죽음이 누구에게나 개별적인 것처럼. 군 입대 영장을 받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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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8 |
커피 한 잔의 값어치 / 조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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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27,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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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의 값어치 / 조원진 대학에 합격하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선불로 받은 월급은 얼마 되지 않는 돈이었는데, 그 돈을 받은 주말에 나는 단골 카페로 향했다. 때가 타도 멋스럽게 사용할 수 있다는 동銅으로 만든 드립 주전자를 추천받았고, 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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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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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떼까리 인생학 / 양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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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22, 2024 |
22 |
밥떼까리 인생학 / 양미경 저녁때 밥 묵을라꼬 밥 푸다가 밥떼까리 멫 알이 바닥으로 떨어진기라. 나는 고마 무의식중에 주아가꼬 입에 넣었제. 하필이면 그 모십을 손녀가 보드마는 머라카능고 아나? “할무니 드럽그로 그거 와 주워묵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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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6 |
미움의 세월 / 목성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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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22,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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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의 세월 / 목성균 여름이 다 간 어느 날 동생들이 어머니를 뵈러 왔다. 어머니를 모시고 달빛이 교교(皎皎)한 베란다에 둘러앉아서 삼겹살을 구워 먹으면서 어린 시절을 생각했다. 그날 밤도 오늘 밤처럼 달이 째지게 밝았다. 오랜만에 아버지가 읍내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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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5 |
이런 남자친구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 / 신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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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22, 2024 |
23 |
이런 남자친구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 / 신달자 남자 친구 하나쯤 갖고 싶다. 여자 친구보다는 이성의 분위기가 풍기면서 그러나 애인보다는 단순한 감정이 유지되는 남자 친구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 여자 친구보다는 용모에도 조금은 긴장감을 느끼고 애인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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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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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려서 만든 지폐 / 곽흥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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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22,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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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려서 만든 지폐 / 곽흥렬 가짜 돈을 만들어서 사용하는 치기 어린 장난질을 해 본 사람은 알리라, 그것이 얼마나 스릴 넘치는 일인가를. 거기엔, 돈도 돈이지만 그보다는 세상을 상대로 꾸민 속임수가 통했다는 묘한 성취감 같은 것도 한몫하고 있을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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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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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이야기 / 이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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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17,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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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이야기 / 이현영 국수 먹고 싶으면 꼭 가는 식당이 있다. 삼천 원이라 싸서 가고 맛이 좋아서 간다. 하대동 우리 동네도 아니고 옆 동네도 아니고 옆옆옆 동네보다 먼 상봉동이다. 국숫집은 주택가 사이에 있는데 간판조차 없다. 신발 벗고 들어가 앉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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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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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따라서 / 최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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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17, 2024 |
31 |
그림자를 따라서 / 최지안 아직 해가 산을 넘지 않았다. 이른 저녁을 먹고 산책을 나선다. 어떻게 알고 따라붙은 것인지, 바닥으로 길게 누워 앞장선다. 빛도 못보고 자란 식물처럼 가늘다. 그림자도 주인을 닮는가. 연하고 긴 목을 바닥에 누이고 가는 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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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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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窓)을 두드리며 / 권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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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17, 2024 |
21 |
창(窓)을 두드리며 / 권현옥 둥둥 헛걸음이었다. 한껏 높아진 음성은 천장을 부딪치고도 부서지지 않더니 수화기를 내려놓자 그 속으로 가라앉았다. 부엌 쪽으로 갈까 베란다 쪽으로 갈까 망설이는 사람처럼 거실 가운데서 서성댔다. 30년이 어디 짧은 시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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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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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아름답고 무용한 / 정윤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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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17, 2024 |
11 |
이리 아름답고 무용한 / 정윤규 동네에 서점 하나가 생겼다. 그곳은 몇 해 전까지 노인이 담배나 생필품 정도를 팔던 작은 가게였다. 골목 상권까지 편의점이 밀고 들어오자 폐업한 채 오래 비어 있었는데, 뜬금없이 책방이 들어섰다. 언덕진 골목길을 내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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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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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을 차리는 동안 / 장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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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17,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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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을 차리는 동안 / 장미숙 아침 8시에 온다던 혁이 7시 반에 도착했다. 고등어를 굽고 소고기미역국을 데웠다. 밥을 차리는 손이 자꾸 허둥댔다.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했는데 밥상은 빈약하기 짝이 없었다. 조금만 늦게 왔더라면 찬 한가지라도 더 할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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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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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녀석이 온다 / 이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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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13, 2024 |
29 |
센 녀석이 온다 / 이삼우 햇살이 넘실거리는 주말 오후다. 소파에 상체를 파묻고 TV를 보면서 졸고 있을 때였다. 휴대전화의 컬러링이 절간 같은 집안의 정적을 깨뜨린다. 작은 며느리 전화다. 손자 녀석이 보채는 통에 할머니 집에 오겠단다. 작은 아들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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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7 |
원근법 / 곽흥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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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13, 2024 |
21 |
원근법 / 곽흥렬 피아노로 연주되는 아리랑을 듣는다. ‘전통음악과 현대 악기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펼쳐진 조지 윈스턴의 아리랑 연주 발표회 녹화 음반이다. 여태껏 전통악기로만 들어오다 양악기로 바꿔서 들으니 전혀 색다른 맛이 느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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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6 |
종합 수필 세트 / 유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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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13,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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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수필 세트 / 유병근 1 바다가 훤하게 보이는 언덕에 서 있다. 등 뒤에는 느긋한 산등성이가 능선을 끌어가거나 끌어오고 있다. 경계인처럼 나는 바다와 산의 중립지대에서 바다를 보다가 산을 본다. 바다를 듣고 산을 듣는다고 짐짓 속말을 한다. 어느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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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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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의 눈물 / 조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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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07,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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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의 눈물 / 조헌 드르륵 방문이 열렸다. 이마에 수건을 동여맨 덩치 큰 주방장이 도마 위에 수박만 한 참치 머리를 받쳐 들고 들어왔다. 잘린 부분을 밑으로 둔 채 입을 하늘로 향한 그것은 회갈색을 띠고 있었다. “오늘 회 맛은 맘에 드셨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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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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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음옷 / 윤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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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07, 2024 |
22 |
갈음옷 / 윤혜주 보따리를 푼다. 오방색저고리에 물빛고운 본견치마 한 벌, 그리고 복숭앗빛 명주 두루마기 수의가 누런 담뱃잎에 싸여 있다. 행여 좀이 슬세라 세심하게 갈무리 한 탓일까. 견의 색과 광택도 그대로 살아있다. 마지막 가는 길 마음껏 호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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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3 |
만추 / 허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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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07,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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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 허창옥 붉게 물든 숲과 빈들을 지났다. 단풍 들어 풍성한 산과 비어서 오히려 넉넉한 들판을 바라보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세 시간 남짓, 동네 어귀에 내려서 사라져 가는 버스를 한동안 바라본다. 십여 년 만이다. 그 짧지 않은 세월이 주춤거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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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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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개집 서사 / 박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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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Oct 03, 2024 |
31 |
달개집 서사 / 박희선 울타리를 넘었다. 대문이 없는 집인데 사람이 살지 않아 생 울타리가 자리를 잡았다. 빈집에 도둑 들 일은 없지만 휑하게 열린 것보다 나았다. 마당엔 구절초가 씨앗을 물고 있다. 꽃만 예쁜 줄 알았는데 씨앗은 앙증맞은 목화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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