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대 지휘자가 오늘 말끔한 새 양복을 입고 오셨다.
집사님 오늘 새 양복 입으셨네요. 멋져요. 내가 농담을 던졌다.
집사님은 부끄러운 듯 새 양복이 아니라며 손을 내젓는다.
"새 양복이 아니긴요. 제가 매주 집사님을 얼마나 유심히 보는데요. ㅎㅎㅎ"
나의 짓궂은 농담에 옆에 앉은 집사님이 툭 친다.
아이고, 장로님이 저기 계신데 들으면 어떻헐라고.
그러고 보니 지휘자 뒤에 내 남편이 돌아서서 커피를 뽑고 있다.
"장로님이 듣든지 말든지~~" 킥킥대며 던지는 내 말에
옆 사람이 한 마디 더 보탠다. "이제 배 째라다. ㅎㅎㅎ"
그러는 와중에 한 권사님이 우리 사이를 가르고 지나가며 눈길도 안 주고 한마디 던진다.
"장로님은 혼 날까봐 듣고도 못들은 척 하는거야."
새벽부터 연습실이 뒤집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