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셔에서] 레디 코어(Ready Core)의 해를 맞으며

 댓글 2026-01-08 (목) 12:00:00 이리나 수필가
 
마침 2026년을 설명하는 말로 ‘레디 코어(Ready Core)’가 등장했다. 준비된 중심. 이는 완벽함이나 흔들리지 않겠다는 선언이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다시 출발할 수 있는 중심을 품고 있다는 뜻에 가깝다. 준비된 사람은 잠시 멈춰도 무너지지 않고, 길이 바뀌어도 다시 방향을 잡는다.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사람들은 계획하고 배우며 스스로를 단단히 세운다. 여행도, 일상도, 삶의 중요한 결정들까지 미리 준비하는 시대다. 준비는 더 이상 조심스러움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힘이 되었다.

병오년의 말은 불의 기운을 타고 달린다. 그러나 말은 무작정 질주하지 않는다. 고개를 들고, 땅을 살피며, 발굽에 힘을 모아 앞으로 나아간다. 레디 코어의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내게 정말 필요한 것은 완벽한 대비가 아니라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 중심인지도 모른다. 준비가 부족한 날에도, 불안이 스며드는 시간에도, 그 하루를 살아낸 내가 중심이 되는 일 말이다.

새해가 왔다. 새로운 계획은 아직 없다. 다만 모든 것을 갖추지 못해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해 보고 싶다. 계획이 비어 있는 날에도, 길이 선명하지 않은 순간에도, 그 자리에 서 있는 나로 충분하지 않을까.

붉은 말이 달리는 이 해에, 멈춰 있던 마음은 다시 움직이고 주저하던 발걸음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기를 기원한다. 더불어 2026년이 모두에게 힘차고 복된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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