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6 (수) 12:00:00 이현숙 수필문학가협회 이사장
카디프 언덕에는 그의 흉상과 함께 톰과 허클베리 핀의 동상이 서 있다. 그들의 얼굴은 바람에 닳았지만, 여전히 생동감이 있었다. 나는 계단을 따라 등대로 올랐다. 가파른 숨을 몰아쉬며 도착한 정상에서 바라본 미시시피강은 푸른 숲을 안고 고요히 흐르고 있었다. 이곳에서 어린 샘(사무엘 랭혼 클레멘스)은 돌멩이를 굴리며 놀았고, 증기선을 바라보며 세계로 향하는 꿈을 꾸었다. 언젠가 자신도 수로 안내인이 되어, 혹은 작가로서 세상을 항해하리라 상상했을 것이다.
트웨인은 정규 교육을 오래 받지 못했지만, 독학과 여행, 기자 생활을 통해 자신만의 언어를 만들어냈다. 미국 사회의 위선과 모순을 해학으로 풀어내며 ‘미국적 리얼리즘’의 기틀을 세웠다. 헤밍웨이가 “미국 문학은 『허클베리 핀』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의 필명 Mark Twain은 선박 항해용어로 ‘두 길(12피트)의 깊이’를 뜻한다. 말 그대로 그는 미국 문학의 수심을 재던 사람이었다. 그는 7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50편이 넘는 작품을 남겼다.
강가에 서니 바람이 물결을 쓰다듬는다. 톰과 헉이 뗏목을 타고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장면이 눈앞에 그려진다. 그들의 모험은 끝났지만, 미시시피강은 여전히 흘러가며 이야기를 이어준다.나도 그 강가에 서서 묻는다. 나는 지금 어떤 강을 따라 흘러가고 있을까. 좋아하는 일을 잘하는 일로 만들어낸 그의 삶처럼, 나도 ‘거의’가 아닌 ‘확실한’ 단어를 찾아 글을 쓰고 싶다. 내 글을 읽은 누군가의 마음에 한 줄이라도 남는다면, 그것이 나의 미시시피강일 것이다.
<이현숙 수필문학가협회 이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