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n In

today:
308
yesterday:
934
Total:
1,381,045


詩 산책

Articles 408
No.
Subject
Author
Notice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정조앤
Jan 19, 2022 904
Notice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file
정조앤
Apr 05, 2016 1095
8 비 듣는 밤 / 최창균
정조앤
Jun 17, 2024 32
비 듣는 밤 / 최창균 그칠 줄 모르고 내리는 빗소리 참으로 많은 생을 불러 세우는구나 제 생을 밀어내다 축 늘어져서는 그만 소리하지 않는 저 마른 목의 풀이며 꽃들이 나를 숲이고 들이고 추적추적 세워놓고 있구나 어둠마저 퉁퉁 불어터지도록 세울 것처...  
7 안개 속 풍경 / 정끝별
정조앤
Jun 11, 2024 27
안개 속 풍경 / 정끝별 깜깜한 식솔들을 한 짐 가득 등에 지고 아버진 이 안개를 어떻게 건너셨어요? 닿는 순간 모든 것을 녹아내리게 하는 이 굴젓 같은 막막함을 어떻게 견디셨어요? 부푼 개의 혀들이 소리없이 컹컹 거려요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발 앞을...  
6 봉숭아 / 도종환
정조앤
Jun 17, 2024 27
봉숭아 / 도종환 우리가 저문 여름 뜨락에 엷은 꽃잎으로 만났다가 네가 내 살 속에, 내가 네 꽃잎 속에 서로 붉게 몸을 섞었다는 이유만으로 열에 열 손가락 핏물이 들어 네가 만지고 간 가슴마다 열에 열 손가락 핏물 자국이 박혀 사랑아, 너는 이리 오래 ...  
5 사소한 새벽 / 이민하
정조앤
Jul 02, 2024 21
사소한 새벽 / 이민하 할머니 화장은 왜 하셨어요. 어딜 급히 가시려고 빨간 루주가 어색한 줄도 모르고 문을 열고 바람을 맞고 계세요. 화장 고치는 건 사진 속의 꽃 가꾸는 일보다 쉬운 일이잖아요. 아파트 화단만 지나면 벌통처럼 북적거리는 시장엔 왜 며...  
4 저 꽃은 저물 무렵―이소연(1983∼ )
정조앤
Jun 28, 2024 19
화장실에 꽃을 두고 왔다 모래사장에 짐을 내려놓고서야 생각났다 매리골드는 처음이잖아 이러니까 그리운 게 나쁜 감정 같네 누굴 주려던 건 아니지만 두고 온 꽃을 가지러 갈까? 이미 늦은 일이야 그냥 평생 그리워하자 꽃을 두고 왔어 내가 말했을 때 우리...  
3 가끔은 연필을 깎고 싶을 때가 있다 / 황정희
정조앤
Jul 02, 2024 15
가끔은 연필을 깎고 싶을 때가 있다 / 황정희 연필을 깎는다 사각이며 깎여 나가는 소리가 한 사람이 멀리서 뛰어오는 발걸음 소리 같다 저문 안부가 보낼 때마다 하루를 긁적이게 하는 노을의 붉은 빛처럼 수북해져 연필이 깎여 나갈수록 내 생활의 변명처럼...  
2 역광의 세계 ―안희연(1986∼ ) new
정조앤
Jul 08, 2024 6
버려진 페이지들을 주워 책을 만들었다 거기 한 사람은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한 페이지도 포기할 수 없어서 밤마다 책장을 펼쳐 버려진 행성으로 갔다 나에게 두개의 시간이 생긴 것이다 처음엔 몰래 훔쳐보기만 할 생각이었다 한 페이지에 죽...  
1 울음이 있는 방―최영숙(1960∼2003) new
정조앤
Jul 08, 2024 3
1 한 여인이 운다네 다 큰 한 여인이 운다네 이곳은 물소리가 담을 넘는 오래된 동네 나 태어나 여직 한번도 옮긴 적 없다네 그런 동네에 여인의 울음소리 들리네 처음엔 크게 그러다 조금씩 낮게 산비알 골목길을 휘돌아 나가네 햇빛도 맑은 날 오늘은 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