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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산책

Articles 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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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정조앤
Jan 19, 2022 904
Notice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file
정조앤
Apr 05, 2016 1095
108 가을 기러기―이희숙(1943∼)
정조앤
Oct 07, 2022 84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흰 서리 이마에 차다 무릎 덮는 낙엽길 구름 비낀 새벽달만 높아라 가을 별빛 받아 책을 읽는다 단풍잎 하나 빈 숲에 기러기로 난다 ―이희숙(1943∼) 열일곱 번째 절기, 한로(寒露)가 찾아왔다. 이 바쁜 세상에...  
107 여름밤 ―강소천(1915∼1963)
정조앤
May 09, 2023 84
읽기모드 반딧불을 쫓아가면, 빗자루를 둘러메고 동네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멍석 핀 마당에 앉아 술래잡기를 했다. 별인 양 땅 위에선 반딧불들이 죄다 잠을 깬 밤. 하늘의 별들이 반딧불은 언제나 훨훨 날아 외양간 지붕을 넘어가곤 하였다. 반딧불이 ...  
106 높새가 불면-이한직(1921∼1976)
정조앤
Dec 26, 2023 84
높새가 불면 / 당홍 연도 날으리 향수는 가슴에 깊이 품고 참대를 꺾어 / 지팡이 짚고 짚풀을 삼어 / 짚새기 신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 슬프고 고요한 / 길손이 되오리 높새가 불면 / 황나비도 날으리 생활도 갈등도 / 그리고 산술도 / 다 잊어버리고 백화...  
105 남산 가는 길 ―민병도(1953∼)
정조앤
Oct 16, 2020 83
남산 가는 길 ―민병도(1953∼) 구름을 타고 가네, 걸어서는 가지 못하네 넘어져 본 사람만이 저 산에서 짐작하리라 산새도 슬픔이 있어 돌아앉아 운다는 것을 바람은 제 입 속으로 마른 댓잎을 던져 넣고 연꽃을 든 문수보살 돌 밖으로 나투시면 첫눈이 절 가...  
104 바다의 용서―정일근(1958∼ )
정조앤
Sep 27, 2022 83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바다는 언제나 우리의 눈물 받아/제 살에 푸르고 하얗게 섞어 주는 것이니 나는 바다에서 뭍으로 진화해 온/등 푸른 생선이었는지 몰라, 당신은/흰 살 고운 생선이었는지 몰라 누군가 용서하고 싶은 날 바다로 가...  
103 목련―이대흠(1967∼)
정조앤
Apr 15, 2024 83
사무쳐 잊히지 않는 이름이 있다면 목련이라 해야겠다 애써 지우려 하면 오히려 음각으로 새겨지는 그 이름을 연꽃으로 모시지 않으면 어떻게 견딜 수 있으랴 한때 내 그리움은 겨울 목련처럼 앙상하였으나 치통처럼 저리 다시 꽃 돋는 것이니 그 이름이 하 ...  
102 첫눈-이윤학(1965∼)
정조앤
Dec 26, 2022 82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일일이 감아서 묶이는 파김치. 스테인리스 대야에 꽃소금 간이 맞게 내려앉는다. 여자는 털실 뒤꿈치를 살짝 들어올리고 스테인리스 대야에 파김치를 버무린다. 척척 얹어 햅쌀밥 한 공기 배 터지게 먹이고픈 사람...  
101 릉, 묘, 총―김현(1980∼ )
정조앤
Apr 04, 2023 82
읽기모드 남자 둘이 의릉 보러 가서 의릉은 못 보고 꽃나무 한 그루 보고 왔다 넋이 나가서 나무엔 학명이 있을 테지만 서정은 그런 것으로 쓰이지 않는다 삶이라면 모를까 연우 아빠가 연우 때문에 식물도감을 샀다 웃고 있는 젊은 아빠가 아장아장 어린 아...  
100 아직도 둠벙 / 마경덕
정조앤
Dec 14, 2023 82
아직도 둠벙 / 마경덕 잠잘 때도 둠벙의 지느러미는 자라고 있었다 물풀 사이로 뛰어든 돌멩이에 맞아 물의 힘살이 오그라들고 파닥파닥 물속에서 꽃이 피었다 논둑길 옆 둠벙의 뿌리는 구지레한 물풀과 자잘한 금붕어들 발소리에 속아 내뱉은 물방울을 물고 ...  
99 임께서 부르시면―신석정(1907∼1974)
정조앤
Feb 16, 2024 82
가을날 노랗게 물들인 은행잎이 바람에 흔들려 휘날리듯이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호수에 안개 끼어 자욱한 밤에 말없이 재 넘는 초승달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포곤히 풀린 봄 하늘 아래 굽이굽...  
98 여름 달―강신애(1961∼ )
정조앤
Jul 26, 2021 81
카페에서 나오니/끓는 도시였다 긴 햇살 타오르던 능소화는/반쯤 목이 잘렸다/어디서 이글거리는 삼복염천을 넘을까 보름달/요제프 보이스의 레몬빛이다 내안의 늘어진 필라멘트 일으켜/저 달에 소켓을 꽂으면/파르르 환한 피가 흐르겠지/배터리 교체할 일 없...  
97 로맨스―서효인(1981∼ )
정조앤
Jul 29, 2023 81
동료가 어디 심사를 맡게 되었다고 하고 오늘은 후배가 어디 상을 받게 되었다고 하고 오늘은 친구가 어디 해외에 초청되었다고 하고 오늘은 그 녀석이 저놈이 그딴 새끼가 오늘은 습도가 높구나 불쾌지수가 깊고 푸르고 오늘도 멍청한 바다처럼 출렁이는 뱃...  
96 눈물의 형태―김중일(1977∼ )
정조앤
Sep 07, 2022 80
눈물의 형태―김중일(1977∼ )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언젠가 식탁 유리 위에 한 줌의 생쌀을 흩어놓고 쇠젓가락으로 하나하나 집으니 어느새 눈물이 거짓말처럼 멎는 거야 여전히 나는 계속 울고 있었는데, 마치 공기 중에 눈물이 기...  
95 빗소리 / 박형준 file
정조앤
Sep 07, 2023 80
 
94 어금니를 뺀 날의 저녁-김성규(1977∼)
이현숙
Oct 20, 2023 79
어린 강아지를 만지듯 잇몸에 손가락을 대본다 한 번도 알지 못하는 감각 살면서 느껴본 적 없는 일들이 일어나서 살 만한 것인가 이빨로 물어뜯는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은 말한다 이를 잘 숨기고 필요할 때 끈질기게 물어뜯으라고 이렇게 부드러운 말 속에 ...  
93 낙엽송―신달자(1943∼ )
정조앤
Nov 27, 2023 79
가지 끝에 서서 떨어졌지만 저것들은 나무의 내장들이다 어머니의 손끝을 거쳐 어머니의 가슴을 훑어 간 딸들의 저 인생 좀 봐 어머니가 푹푹 끓이던 속 터진 내장들이다 ―신달자(1943∼ ) 수능 시험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우리 애 재수한...  
92 반달―윤극영(1903∼1988)
정조앤
May 27, 2022 78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은하수를 건너서 구름 나라로 구름 나라 지나선 어디로 가나 멀리서 반짝반짝 비치이...  
91 가을밤 - 김용택 file
이현숙
Sep 23, 2022 77
 
90 힘―박시교(1947∼ )
정조앤
Jan 16, 2023 77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꽃 같은 시절이야 누구나 가진 추억 그러나 내게는 상처도 보석이다 살면서 부대끼고 베인 아픈 흉터 몇 개 밑줄 쳐 새겨 둔 듯한 어제의 그 흔적들이 어쩌면 오늘을 사는 힘인지도 모른다 몇 군데 옹이를 박은 소...  
89 무화과 숲―황인찬(1988∼)
정조앤
Nov 06, 2023 77
쌀을 씻다가 창밖을 봤다 숲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그 사람이 들어갔다 나오지 않았다 옛날 일이다 그 사람이 들어갔다 나오지 않았다 숲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창밖을 봤다 쌀을 씻다가 저녁에는 저녁을 먹어야지 아침에는 아침을 먹고 밤에는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