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n In

today:
499
yesterday:
934
Total:
1,381,236


詩 산책

Articles 408
No.
Subject
Author
Notice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정조앤
Jan 19, 2022 904
Notice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file
정조앤
Apr 05, 2016 1095
228 뼈아픈 후회 / 황지우(1952∼)
정조앤
Oct 29, 2020 137
뼈아픈 후회 / 황지우(1952∼)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완전히 망가지면서 완전히 망가뜨려놓고 가는 것; 그 징표 없이는 진실로 사랑했다 말할 수 없는 건지 나에게 왔던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가을’ 하면 추수...  
227 단순하게 느리게 고요히―장석주(1954∼)
정조앤
Apr 17, 2022 135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땅거미 내릴 무렵 광대한 저수지 건너편 외딴 함석 지붕 집 굴뚝에서 빠져나온 연기가 흩어진다 단순하고, 느리게, 고요히, 오, 저것이야! 아직 내가 살아 보지 못한 느림! ―장석주(1954∼) 우리는 ‘깊은...  
226 돌아가는 것 - 이영광(1965년∼)
정조앤
May 23, 2019 134
돌아가는 것 - 이영광(1965년∼) 요 몇 해, 쉬 동물이 되곤 했습니다 작은 슬픔에도 연두부처럼 무너져 내려서, 인간이란 걸 지키기 어려웠어요 당신은 쉽습니까 그렇게 괴로이 웃으시면서 요 몇 해, 자꾸 동물로 돌아가곤 했습니다 눈물이라는 동물 동물이라...  
225 담에 빗자루 기대며―신현정(1948∼2009)
정조앤
Jan 28, 2021 133
담에 빗자루 기대며―신현정(1948∼2009) 이 빗자루 손에 잡아보는 거 얼마만이냐/여기 땅집으로 이사와 마당을 쓸고 또 쓸고 한다/얼마만이냐/땅에 숨은 분홍 쓸어보는 거 얼마만이냐/마당에 물 한 대야 확 뿌려보는 거 얼마만이냐/땅 놀래켜보는 거 얼마만이...  
224 그림자―함민복(1962∼)
정조앤
Jan 28, 2022 133
입력 2022-01-29 03:00업데이트 2022-01-29 03:00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금방 시드는 꽃 그림자만이라도 색깔 있었으면 좋겠다 어머니 허리 휜 그림자 우두둑 펼쳐졌으면 좋겠다 찬 육교에 엎드린 걸인의 그림자 따듯했으면 좋겠다 마음...  
223 포기하고 싶다면 / 홍지호
정조앤
Feb 21, 2021 131
《옥상에 올라온 참새를 보고 놀라다가 아 너는 새지 너는 날 수가 있지, 라고 중얼거렸다 살아 있다는 것을 잊고 살아 있다 너무 위험하다고 느껴질 때는 나한테 전화해도 된다고 선생님이 말해줄 때 고마웠다 삶은 어디에나 있다 삶은 어디에나 삶은 어디에...  
222 밤길 ― 장석남(1965∼ )
정조앤
Sep 08, 2020 130
밤길 ― 장석남(1965∼ ) 밤길을 걷는다 걸음은 어둠이나 다 가져라 걸음 없이 가고 싶은 데가 있으니 어둠 속 풀잎이나 바람결이나 다 가져라 걸어서 닿을 수 없는 데에 가고 싶으니 유실수들 풋열매 떨어뜨리는 소리 이승의 끝자락을 적신다 (…) 낮이 있으면 ...  
221 소 1 - 권정생(1937∼2007)
정조앤
Aug 27, 2019 129
소 1 - 권정생(1937∼2007) 보릿짚 깔고 보릿짚 덮고 보리처럼 잠을 잔다. 눈 꼭 감고 귀 오그리고 코로 숨 쉬고 엄마 꿈 꾼다. 아버지 꿈 꾼다. 커다란 몸뚱이, 굵다란 네 다리. ―아버지, 내 어깨가 이만치 튼튼해요. 가슴 쫙 펴고 자랑하고 싶은데 그 아버지...  
220 슬픔을 들키면 슬픔이 아니듯이 / 정현우
정조앤
Dec 14, 2023 129
슬픔을 들키면 슬픔이 아니듯이 / 정현우 용서할 수 없는 것들을 알게 될 때 어둠 속에 손을 담그면 출렁이는 두 눈, 검은 오늘 아래 겨울이 가능해진 밤, 도로에 납작 엎드린 고양이 속에서, 적막을 뚫는 공간, 밤에서 밤을 기우는 무음, 나는 흐릅니다. 겨...  
219 누가 울고 간다 / 문태준
정조앤
Dec 01, 2023 128
누가 울고 간다 / 문태준 밤새 잘그랑거리다 눈이 그쳤다 ​ 나는 외따롭고 생각은 머츰하다 ​ 넝쿨에 작은 새 가슴이 붉은 새 와서 운다 와서 울고 간다 ​ 이름도 못 불러본 사이 울고 갈 것은 무엇인가 ​ 울음은 빛처럼 문풍지로 들어온 겨울빛처럼 여리고 ...  
218 성탄제 ― 김종길(1926∼2017)
정조앤
Sep 08, 2020 126
성탄제 ― 김종길(1926∼2017) 어두운 방 안엔 / 바알간 숯불이 피고, /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 애처로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 이윽고 눈 속을 / 아버지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 오신 / 그 붉은 산수...  
217 차력사 ―유홍준(1962∼)
정조앤
Oct 19, 2021 126
돌을 주면 돌을 깼다 쇠를 주면 쇠를 깼다 울면서 깼다 울면서 깼다 소리치면서 깼다 휘발유를 주면 휘발유를 삼켰다 숟가락을 주면 숟가락을 삼켰다 나는 이 세상에 깨러 온 사람, 조일 수 있을 만큼 허리띠를 졸라맸다 사랑도 깼다 사람도 깼다 돌 많은 강...  
216 어느 소나무의 말씀 / 정호승 file
이현숙
Aug 25, 2022 126
 
215 바람 부는 날- 윤강로(1938∼)
정조앤
Nov 29, 2021 125
몇 개의 마른 열매와 몇 잎의 낡은 잎새만을 보면서 오래 오래 기다려 보았나 몇 개의 마른 열매와 몇 잎의 낡은 잎새로 세상에 매달려 보았나 흔적을 남기지 않는 바람에 시달려 보았나 흔적을 남기지 않는 바람이 되어 스친 것들을 잊어 보았나 삶이 소중한...  
214 달우물―조예린(1968∼)
정조앤
Feb 26, 2022 125
달우물―조예린(1968∼)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폭풍이 씻어간 밤하늘이 검은 수정처럼 깨끗하다 바다는 모른다 모른다 하고 흩어진 폐허가 아직 잔설 같다 그 위로 샘물같이 솟아오르는 만월! 찢어진 날개를 물에 적신다 타는 물줄기...  
213 가을 날(시인:릴케) 낭송:배한성
정조앤
Sep 11, 2018 124
 
212 15년 - 김준태(1948∼)
정조앤
Aug 27, 2019 124
15년 - 김준태(1948∼) 도시에서 15년을 살다 보니 달팽이 청개구리 딱정벌레 풀여치 이런 조그마한 것들이 더없이 그리워진다 조그만, 아주 조그마한 것들까지 사람으로 보여와서 날마다 나는 손톱을 매만져댄다 어느날 문득 나도 모르게 혹은 무심하게 이런 ...  
211 작별의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
정조앤
Dec 16, 2020 124
작별의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 이준식 성균관대 명예교수 프린트 글씨작게글씨크게 말에서 내려 그대에게 술을 권하며 어디로 가려냐고 물었더니 뜻을 못 이루어 남산 기슭으로 돌아간다는 그대의 대답. 더 이상 묻지 않으리니 그냥 떠나시오. 그곳엔 흰 ...  
210 꽃범벅―서상영(1957~)
정조앤
Mar 07, 2021 124
꽃 베던 아해가 키 높은 목련꽃 예닐곱 장 갖다가 민들레꽃 제비꽃 하얀 냉이꽃 한 바구니 모아다가 물 촉촉 묻혀서 울긋불긋 비벼서 꽃범벅, 둑에서 앓고 있는 백우(白牛)한테 내미니 독한 꽃내 눈 따가워 고개를 젓고 그 맛 좋은 칡순 때깔 나는 안들미 물...  
209 세계의 포탄이 모두 별이 된다면― 이세룡 시인(1947∼2020)
정조앤
Jun 05, 2022 124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별을 포탄삼아 쏘아댄다면/세계는 밤에도 빛날 테고/사람들은 모두 포탄이 되기 위해/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릴지도 모릅니다/세계의 각종 포탄이/모두 별이 된다면 포구가 꽃의 중심을 겨누거나/술잔의 손잡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