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과 성금요일 

 

올해 내 생일은 성금요일이다.

생일이 고난 주간에 있었던 적도 없었는데 성금요일이니

주님의 고난과 죽으심과 나의 생일의 의미를 더해 주는 것 같아 숙연해졌다.

 

남편 생일 날, 아이들이  1년 만에 집안으로 들어 왔다.

문밖에서 만 만나다가 우리부부의 백신 접종이 끝났으니 안심하고 온 것이다.

오찬을 나누며 두 주 후 엄마 생일을 말하는 아이들에게,

엄마 생일은 성금요일이니 아빠와 조용히 지내겠다고 했다.

 

주님께서 고난 당하신 금요일,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면

그것 또한 감사하고 하나님께 영광일 것 같아서였다. 

 

아이들과는 정리가 됐는데 해마다 축하해 주는 친지들은 여전히

정성이 담긴  메시지와 카드, 음악 연주, 꽃을 보내 주어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다.

 

친구들의 전화를 받고 기쁨의 대화를 나누다가도

고난 당하고 죽으신 예수님  영상이 들어오면 죄지은 사람처럼

흠칫하는 이상한 감정 속에 하루를 보냈다. 

 

낭랑 18세가 되어 다시 앳된 처녀로 젊어졌다는 친구의 농담도

별로 즐겁지 않았던 생일, 성금요일 밤이 깊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