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이 주는 자유

 

오랜만에 LA를 다녀왔다.

1년 만에 머리를 다듬었다.

머리가 본래의 모양으로 다듬어지는 동안 지루하고 힘들었던 

지난 1년의 세월도 함께 잘려 나가는 것 같아 시원하고 개운했다.

 

남편은 팬데믹이 되고 제일 먼저 머리 자르는 기구를 주문했다.

집에서 근무하더라도 Zoom으로 회의가 잦아 머리가 단정해야 했다.

이따금 내 머리도 일자 단발로 흉하지 않게 잘라 주어 긴 머리는 면했었다.

영국에서 살  때는 남편이 늘 머리를 잘라주었기에 겁 없이 맡길 수 있었다.

 

오늘 하루 휴가를 얻은 휴가병처럼 마음이 설렌다.

집 안에서 거의 1년을 살았기에

바깥 세상을 처음 구경 나온 사람처럼 마음이 들뜬다.

평소 필요했지만 참고 있었던  이것저것을 카트에 집어 넣었다.

작은 것들인데도 마음 뿌듯하다.

이유 없이 웃음이 나온다.

백신 접종을 마쳤다는 것이 이렇듯 해방감을 주는 자유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