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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마지막 장면


초원의 빛 (Splendor in the Grass) 

   참으로 오래전에 본 영화를 감상하게 되었다. ‘초원의 빛(Splendor in the Grass)’이란 영화였다. 대학교 졸업하던 해 1961년도에 상영된 영화인데 엘리아 카잔이 감독하였고 남우 워렌 비티와(버드) 여우 나탈리 우드(윌마)가 주연한 영화였다. 그 당시 나는 나탈리 우드를 참 좋아했다. 나탈리 우드는 그 당시 오드리 헵번, 잉그리드 버그만, 그레이스 케리 등과 함께 배우로서 명성을 날리고 있었다. 그 당시 여배우들을 모두 좋아했지만 나탈리 우드가 뮤직컬 영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Westside Story)에 출연 한 후 더욱 좋아하게 되었다. 청순하고 발랄한 모습이 참 마음에 들었다.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부모의 반대와 서로의 견해 차이로 헤어지게 된다. 윌마는 버드를 잊을 수 없어 정신병까지 걸려 자살까지 시도하다가 겨우 살아남았다. 수소문 끝에 버드를 찾아 갔지만 이미 그때 버드는 다른 여자와 결혼하여 아이까지 있는 유부남이었다. 윌마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돌아서서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에서 짠 한 여운을 남긴다. 

   19세기 영국의 계관시인 윌리암 워즈 워드(William Wordsworth)의 시 ‘초원의 빛’을 윌마는 고등학교 다닐 때 선생님으로부터 낭독하고 뜻을 해석하라는 말에 해석을 못 한 채 울면서 교실 문을 박차고 나간다. 남자 친구를 생각하느라 강의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에 동문서답을 할 수가 없어서 자존감 상하는 수취를 당하였다. 그 ‘초원의 빛’ 시 내용대로 자기의 인생이 전개 될 줄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초원의 빛’ 

‘한때 그렇게 찬란했던 빛이/내 시야에서 지금 사라진들 어떠하리,/찬란했던 초원의 빛과 꽃의 영광의 그 순간을,/ 되돌릴 수 없다 해도/우리는 슬퍼하기보다/오히려 그 뒤에 남아있는 강인함을 알게 될 것이다;//즉 원초적인 연민을 가졌었고/앞으로도 가져야만 하는 것이다;/인간의 고통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위로의 마음으로;/죽음을 초월한 신앙의 힘으로,/앞으로 생을 달관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여생이 아름다우리.’


‘Splendor in the Grass’ ‘What though the radiance which was once so bright/Be now for ever taken from my sight,/Though nothing can bring back the hour,/Of splendor in the grass, of glory in the flower,/We will grieve not, rather find/Strength in what remains behind;// In the primal sympathy/Which having been must ever be;/In the soothing thoughts that spring/Out of human suffering;/In the faith that looks through death,/In years that bring the philosophic mind.’ By William Wordsworth.(1770-1850)

   

   대학교 다닐 때 음미하던 이 시를 오랫만에 다시 읽으니 감회가 무척 깊다. 특히 우리가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고통을 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 시가 더 마음에 와닿는 것 같다. 우리들이 경험했던 초원의 찬란한 빛이나 꽃의 영광이 사라진다 해도, 고통을 통하여 더욱 새 힘을 얻고 인생을 달관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큰 위로를 얻을 것이다. 

   신록의 계절 오월은 잔치를 배설하고 우리를 초대하지만 창살 없는 감옥에 갇혀 자연을 만끽할 수 없지만, 우리들 마음마저 가두어 둘 수가 없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자유를 구가하며 풍요로운 삶으로 살아가리라. ‘초원의 찬란한 빛과 꽃의 영광’으로 가득 찬 마음의 부요를 누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