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지아(Freesia)꽃 같은 사람

- 내가 본 이현숙 수필가-

 

제가 본 이현숙 수필가를 말씀 드리기 전에 먼저, 중견 수필가로서 세 번째 수필집을 출간하심에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한 달 전, 본인을 보는 나의 시선이 어떤지 궁금하다는 요청에 새삼 이현숙 선생님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컴퓨터 앞에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 처음 만났던 때를 생각해 내었습니다.

돌아보면 벌써 10여 년이 지났습니다. 그 날은 재미수필문학가협회의 재미수필 출판기념회 및 송년회 자리였습니다. 용궁의 가장 뒷자리의 한 테이블이었습니다. 그날따라 낯 선 얼굴이 많았는데, 유난히 착하게 생긴 젊은 수필가가 옆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저는 협회에 입회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인지라 그녀가 협회의 초창기 멤버라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새로 온 회원인가보다 짐작만 하고 있었는데 그녀가 수줍게 책 한권을 내밀어 주었습니다. <사랑으로 채우는 항아리>라는 제목의, 그녀의 첫 수필집이었습니다. 첫 페이지를 펼치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고운 글씨로 쓴 내 이름 아래 본인의 사인이 있었습니다. 어느새 내 이름을 알아보고 이렇게 사인까지 했을까요. 그녀의 센스가 참으로 돋보이는 첫 만남이었습니다. 슬기로운 사람이구나 생각했는데 그 후로 지금까지 죽 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제 생각이 맞았다는 확신을 하고 있습니다. 국제펜 한국본부 미주서부지역 협회, 재미수필가협회의 사무장을 거쳐 부회장으로 활약을 하며 모든 사람의 칭찬을 받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사람, 참으로 성실하고 능력있는 수필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현숙 선생님을 한 단어로 정의하라고 하면 사랑스런 여인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니, 사랑해주고 싶은 귀여운 여인입니다. 꽃으로 치면 프리지아 같은 사람입니다.

프리지아는 향기가 맑고 달콤합니다. 멀리 있어도 향기로 사람을 끌어당깁니다. 색깔 또한 맑기 그지없습니다. 노랑은 노랑대로, 분홍을 분홍대로, 오렌지칼라는 오렌지 칼라대로 다른 색깔과 섞이는 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본인이 가진 순수함을 조금도 양보하지 않고 완강하게 지킵니다. 뿐만 아닙니다. 다른 꽃과 함께 할때는 특유의 맑은 색깔로 다른 꽃을 돋보이게 도와줍니다. 주의를 환하게 밝혀 주위의 꽃이 특유의 모습을 자랑하게 만들어 줍니다. 

현숙 선생님이 그렇습니다. 어떤 어렵거나 속상한 일을 당해도 안으로 꾹꾹 눌러 넣고 말 뿐, 맑은 심성에 탁한 흔적을 남기지 않습니다. 미소와 약간의 애교로 주위에 달콤한 향기를 풍겨 모임을 화목하게 서로 협력하게 만듭니다. 연약한가 싶으면서도 주위를 압도하며 시선을 끌어 모으는, 혼자서도 너무나 아름답게 존재감을 나타내지만 다른 꽃과 함께 할 때는 절대로 나대지 않고 다른 꽃을 더욱 빛나게 받쳐주는 프리지아 같은 사람입니다. 어떤 모임이나 장소에서도 능력을 발휘하며 빈틈없이 일을 처리하면서도 자신의 공을 내세우지 않는 겸손함이 있는 사람입니다.

 

현숙 선생님은 본인의 발전을 위해서는 어떠한 수고나 희생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무엇이나 열심히 해서 본인의 자산으로 만들고야마는 열정에 때로는 감동을 받기도 합니다. 퓨전수필을 함께 만들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음으로 손뼉을 쳤습니다. 몇 차례의 가르침과 연습으로 거뜬히 컴퓨터 프로그램을 깨쳐서 혼자서도 훌륭한 퓨전수필을 만들어내는 모습이 참으로 대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열정이 모여 능력이 되었으니 그 능력은 누구도 앗아갈 수 없는 그녀만의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이제 현숙 선생님은 국제펜 한국본부 미주서부지역협회, 재미수필문학가협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일군이자 보배로 우뚝 섰습니다.

 

오늘 현숙 선생님의 제3 수필집이 나왔으니 작품을 읽으며 얼마나 마음이 찡해질지 기대가 됩니다. 맑고 고운 심성으로 써 내려가는 수필은 한 폭의 수채화 같이 잔잔한 감동을 주지 않을 수 없겠지요. 많은 사람의 감정을 촉촉이 적셔줄 작품 한편 한편을 읽어볼 희망으로 마음이 부풉니다.

다시 한번 이현숙 선생님의 출판기념회를 축하드립니다.  

 

<2019년 6월 22일 '두 남자와 어울리기' 출판기념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