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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산책

Articles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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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정조앤
Jan 19, 2022 896
Notice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file
정조앤
Apr 05, 2016 1090
246 동우 ―심훈(1901∼1936)
정조앤
Sep 08, 2020 89
동우 ―심훈(1901∼1936) 저 비가 줄기줄기 눈물일진대 세어보면 천만 줄기나 되엄즉허이, 단 한 줄기 내 눈물엔 베개만 젖지만 그 많은 눈물비엔 사태가 나지 않으랴. 남산인들 삼각산인들 허물어지지 않으랴. 야반에 기적소리! 고기에 주린 맹수의 으르렁대는 ...  
245 인간을 믿으세요? ―강인한(1944∼)
정조앤
Sep 08, 2020 107
인간을 믿으세요? ―강인한(1944∼) 쓸쓸히 묻는 당신의 말에는 뼈가 들어 있다. 밤이 깊어지면 나는 그것을 안다. 까마귀 떼가 서쪽으로 날아가는 이 는개 속에서 당신 말의 뼈가 목에 걸린다. 희디흰 당신의 외로움을 등 뒤에서 나는 찌를 수가 없다. 당신의 ...  
244 성탄제 ― 김종길(1926∼2017)
정조앤
Sep 08, 2020 125
성탄제 ― 김종길(1926∼2017) 어두운 방 안엔 / 바알간 숯불이 피고, /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 애처로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 이윽고 눈 속을 / 아버지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 오신 / 그 붉은 산수...  
243 밤길 ― 장석남(1965∼ )
정조앤
Sep 08, 2020 130
밤길 ― 장석남(1965∼ ) 밤길을 걷는다 걸음은 어둠이나 다 가져라 걸음 없이 가고 싶은 데가 있으니 어둠 속 풀잎이나 바람결이나 다 가져라 걸어서 닿을 수 없는 데에 가고 싶으니 유실수들 풋열매 떨어뜨리는 소리 이승의 끝자락을 적신다 (…) 낮이 있으면 ...  
242 바람 부는 날- 윤강로(1938∼)
정조앤
Nov 29, 2021 125
몇 개의 마른 열매와 몇 잎의 낡은 잎새만을 보면서 오래 오래 기다려 보았나 몇 개의 마른 열매와 몇 잎의 낡은 잎새로 세상에 매달려 보았나 흔적을 남기지 않는 바람에 시달려 보았나 흔적을 남기지 않는 바람이 되어 스친 것들을 잊어 보았나 삶이 소중한...  
241 힘의 동경 ―오상순(1894∼1963)
정조앤
Oct 16, 2020 66
힘의 동경 ―오상순(1894∼1963) 태양계에 축이 있어 한 번 붙들고 흔들면 폭풍에 사쿠라 꽃같이 별들이 우슈슈 떨어질 듯한 힘을 이 몸에 흠뻑 느껴보고 싶은 청신한 가을 아침― 이 시는 공초 오상순의 것이다. 공초 선생은 결혼도 하지 않았고, 자식도 없었고...  
240 아침 식탁 ―이우걸(1946∼ )
정조앤
Oct 16, 2020 94
아침 식탁 ―이우걸(1946∼ ) 오늘도 불안은 우리들의 주식이다 / 눈치껏 숨기고 편안한 척 앉아보지만 / 잘 차린 식탁 앞에서 식구들은 말이 없다 싱긋 웃으며 아내가 농을 걸어도 / 때 놓친 유머란 식상한 조미료일 뿐 / 바빠요 눈으로 외치며 식구들은 종종...  
239 남산 가는 길 ―민병도(1953∼)
정조앤
Oct 16, 2020 83
남산 가는 길 ―민병도(1953∼) 구름을 타고 가네, 걸어서는 가지 못하네 넘어져 본 사람만이 저 산에서 짐작하리라 산새도 슬픔이 있어 돌아앉아 운다는 것을 바람은 제 입 속으로 마른 댓잎을 던져 넣고 연꽃을 든 문수보살 돌 밖으로 나투시면 첫눈이 절 가...  
238 발열 ―정지용(1902∼1950)
정조앤
Oct 16, 2020 207
발열 ―정지용(1902∼1950) 처마 끝에 서린 연기 따라 포도순이 기어나가는 밤, 소리 없이, 가물음 땅에 쓰며든 더운 김이 등에 서리나니, 훈훈히, 아아, 이 애 몸이 또 달아오르노나. 가쁜 숨결을 드내쉬노니, 박나비처럼, 가녀린 머리, 주사 찍은 자리에, 입...  
237 품위 없이 다정한 시대에서 ―김소형(1984∼ )
정조앤
Oct 16, 2020 96
품위 없이 다정한 시대에서 ―김소형(1984∼ ) (…)/인간의 품위가 뭐냐고 묻는/너에게/그러니까 우리가 사람이라는/환상에 대해/어떤/구원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그럴 때면 너는 자꾸만 고개를 숙이고/왜 내게는 없는 것이냐고 물었다/품위가 우리 ...  
236 뼈아픈 후회 / 황지우(1952∼)
정조앤
Oct 29, 2020 136
뼈아픈 후회 / 황지우(1952∼)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완전히 망가지면서 완전히 망가뜨려놓고 가는 것; 그 징표 없이는 진실로 사랑했다 말할 수 없는 건지 나에게 왔던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가을’ 하면 추수...  
235 버드나무 갱년기 / 장석주
정조앤
Feb 13, 2023 65
버드나무 갱년기 / 장석주 금요일 저녁엔 영화관람을 하고 일요일 아침엔 흰 셔츠를 입고 버드나무 성당엘 갑니다 강의 서쪽에 살 땐 자꾸 눈물이 차올라 일없이 강가에 나갔다가 돌아오곤 했지요 내 정수리께 새치가 생기고 당신의 쇄골은 아름답고 숭고했습...  
234 절망을 견디는 법 / 김명기
정조앤
Feb 13, 2023 110
절망을 견디는 법 / 김명기 보증 서준 친구가 야반도주를 하고 그 빚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구경해 본 적도 없는 큰 빚이 너무 억울해 배를 내밀어 보았지만 보증서에 핏자국처럼 선명한 날인이 말라갈수록 점점 더 단단하고 큰 빚쟁이가 될 뿐이었다 통장에서...  
233 행복론 ―조지훈(1920∼1968)
정조앤
Nov 12, 2020 336
행복론 ―조지훈(1920∼1968) 멀리서 보면 / 보석인 듯 주워서 보면 / 돌멩이 같은 것 울면서 찾아갔던 / 산 너머 저쪽. 아무 데도 없다 / 행복이란 스스로 만드는 것 / 마음속에 만들어 놓고 혼자서 들여다보며 / 가만히 웃음짓는 것. (후략) 1967년 10월 27일...  
232 이별하는 새 ―마종기(1939∼ )
정조앤
Nov 12, 2020 215
이별하는 새 ―마종기(1939∼ ) 그럼 잘 가요. 가다가 길 잃지 말고 여린 영혼은 조심히 안고 가야 할 곳 잊지 말고 조심해 가요. (중략) 어느 인연 아래서건 다시 만난다면 그때는 우선 영혼끼리 인사를 나누고 내 숨소리가 편하게 당신께 가는지, 당신의 체온...  
231 그 겨울의 시 ―박노해(1957∼)
정조앤
Dec 06, 2020 201
그 겨울의 시 ―박노해(1957∼)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윗목 물그릇에 살얼음이 어는데/할머니는 이불 속에서/어린 나를 품어 안고/몇 번이고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소금창고 옆 문둥이는 얼어 죽지 않을랑가/뒷산에 노루...  
230 추운 사랑 ―김승희(1952∼ )
정조앤
Dec 06, 2020 95
추운 사랑 ―김승희(1952∼ ) 아비는 산에 묻고 내 아기 맘에 묻네, 묻어서 세상은 재가 되었네, 태양의 전설은 사라져가고 전설이 사라져갈 때 재의 영(靈)이 이윽고 입을 열었네 아아 추워-라고, 아아 추워서 아무래도 우리는 달려야 하나, 만물이 태어나기 ...  
229 연 ―김현승(1913∼1975)
정조앤
Dec 06, 2020 229
연 ―김현승(1913∼1975) 나는 내가 항상 무겁다, 나같이 무거운 무게도 내게는 없을 것이다. 나는 내가 무거워/나를 등에 지고 다닌다,/나는 나의 짐이다. 맑고 고요한 내 눈물을/밤이슬처럼 맺혀보아도, 눈물은 나를 떼어낸 조그만 납덩이가 되고 만다. 가장 ...  
228 꼬부랑 할머니 ―남재만(1937∼ )
정조앤
Dec 06, 2020 110
꼬부랑 할머니 ―남재만(1937∼ ) 삶이 뭔지, 난 묻지 않으리. 저어기 저 할머니 꼬부랑 할머니 구십을 넘게 살았어도. 삶이 뭔지 그게 도대체가 뭔지 아직도 알 수가 없어. 저렇게 의문표가 되어 온몸으로 묻고 있는데, 난 묻지 않으리. 삶이 뭔지 뭐가 삶인지...  
227 우주인 ―김기택(1957∼ )
정조앤
Dec 27, 2020 514
우주인 ―김기택(1957∼ ) 허공 속에 발이 푹푹 빠진다/허공에서 허우적 발을 빼며 걷지만/얼마나 힘드는 일인가/기댈 무게가 없다는 것은/걸어온 만큼의 거리가 없다는 것은/그동안 나는 여러 번 넘어졌는지 모른다/지금은 쓰러져 있는지도 모른다/끊임없이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