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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산책

Articles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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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정조앤
Jan 19, 2022 896
Notice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file
정조앤
Apr 05, 2016 1090
265 달이 뜨고 진다고 ―이수정(1974∼)
정조앤
Apr 05, 2020 147
달이 뜨고 진다고 ―이수정(1974∼) 달이 뜨고 진다고 너는 말했다 수천 개의 달이 뜨고 질 것이다 …(중략)… 은지느러미의 분수 공중에서 반짝일 때, 지구 반대편에서 손을 놓고 떠난 바다가 내게 밀려오고 있을 것이다 심해어들을 몰고 밤새 내게 한 사람의 목...  
264 잊는 일 ―손택수(1970∼)
정조앤
Apr 20, 2020 174
잊는 일 ―손택수(1970∼) 꽃 피는 것도/잊는 일/꽃 지는 것도/잊는 일 나무 둥치에 파넣었으나/기억에도 없는 이름아 잊고 잊어/잊는 일/아슴아슴/있는 일 ‘기억에 불과하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흔히, 혹은 가볍게 쓰는 표현이다. 기억은 실체도 없고 지난...  
263 나는 새들의 나라에 입국했다 ―배영옥(1966∼2018)
정조앤
Apr 20, 2020 210
나는 새들의 나라에 입국했다 ―배영옥(1966∼2018) 나는 아무래도 새들의 나라에 입국한 것이 틀림없다 시가 향 무성한 공동묘지에서 카스트로의 동상에서 이국의 아이들 목소리에서 끊임없이 새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보면 …(중략)… 혁명 광장을 지키는 독수리...  
262 봄날 ―이문재(1959∼)
정조앤
May 18, 2020 247
봄날 ―이문재(1959∼) 대학 본관 앞/부아앙 좌회전하던 철가방이 급브레이크를 밟는다/저런 오토바이가 넘어질 뻔했다. 청년은 휴대전화를 꺼내더니/막 벙글기 시작한 목련꽃을 찍는다./아예 오토바이에서 내린다./아래에서 찰칵 옆에서 찰칵/두어 걸음 뒤로 ...  
261 채소밭 가에서 ―김수영(1921∼1968)
정조앤
May 18, 2020 119
채소밭 가에서 ―김수영(1921∼1968)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강바람은 소리도 고웁다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중략)… 돌아오는 채소밭 가에서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바람이 너를 마시기 전에 헬레니즘 시대에 플로티노스라는 사람이 살았다. ...  
260 바람의 말 ―마종기(1939∼ )
정조앤
May 18, 2020 214
바람의 말 ―마종기(1939∼ ) 우리가 모두 떠난 뒤/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바람이라고 생각하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놓으려니/그 나무 자라서 꽃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  
259 정말 그럴 때가 ―이어령(1934∼)
정조앤
Jun 02, 2020 404
정말 그럴 때가 ―이어령(1934∼) 정말 그럴 때가 있을 겁니다. 어디 가나 벽이고 무인도이고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겁니다. 누가 “괜찮니”라고 말을 걸어도 금세 울음이 터질 것 같은 …(중략)… 그런 때에는 연필 한 자루 잘 깎아 글을 씁니다. 사소한 ...  
258 길 ―정희성(1945∼)
정조앤
Jun 02, 2020 137
길 ―정희성(1945∼) 아버지는 내가 법관이 되기를 원하셨고 /가난으로 평생을 찌드신 어머니는/아들이 돈을 잘 벌기를 바라셨다 그러나 어쩌다 시에 눈이 뜨고/애들에게 국어를 가르치는 선생이 되어/나는 부모의 뜻과는 먼 길을 걸어왔다 나이 사십에도 궁티...  
257 괜찮아 ―한강(1970∼ )
정조앤
Jun 02, 2020 251
괜찮아 ―한강(1970∼ )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 나는 두 팔로 껴안고 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왜 ...  
256 저녁이면 돌들이―박미란(1964∼)
정조앤
Jan 18, 2022 107
저녁이면 돌들이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저녁이면 돌들이/서로를 품고 잤다 저만큼/굴러 나가면/그림자가 그림자를 이어주었다 떨어져 있어도 떨어진 게 아니었다 간혹,/조그맣게 슬픔을 밀고 나온/어린 돌의 이마가 펄펄 끓었다 잘 마르...  
255 씬냉이꽃 ―김달진(1907∼1989)
정조앤
Jun 17, 2020 210
씬냉이꽃 ―김달진(1907∼1989) 사람들 모두/산으로 바다로/신록철 놀이 간다 야단들인데 나는 혼자 뜰 앞을 거닐다가 그늘 밑의 조그만 씬냉이꽃 보았다. 이 우주/여기에/지금 씬냉이꽃이 피고/나비 날은다. 대학교에서는 아직도 화상 강의를 하고 있다. 나는 ...  
254 우리는 매일매일 ―진은영(1970∼ )
정조앤
Jun 17, 2020 206
우리는 매일매일 ―진은영(1970∼ ) 흰 셔츠 윗주머니에 버찌를 가득 넣고 우리는 매일 넘어졌지 높이 던진 푸른 토마토 오후 다섯 시의 공중에서 붉게 익어 흘러내린다 우리는 너무 오래 생각했다 틀린 것을 말하기 위해 열쇠 잃은 흑단상자 속 어둠을 흔든다 ...  
253 거리에서 ―이원(1968∼ )
정조앤
Jul 15, 2020 233
거리에서 ―이원(1968∼ ) 내 몸의 사방에 플러그가/빠져나와 있다 탯줄 같은 그 플러그들을 매단 채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다 비린 공기가/플러그 끝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곳곳에서 사람들이/몸 밖에 플러그를 덜렁거리며 걸어간다 세계와의 불화가 에너지...  
252 장편 ―윤제림(1960∼)
정조앤
Jul 15, 2020 121
장편 ―윤제림(1960∼) 전화기를 귀에 바짝 붙이고 내 곁을 지나던 여자가/우뚝 멈춰 섰다 “……17호실? 으응, 알았어 응 그래 울지 않을게.” 말이 끝나기 무섭게 운다 짐승처럼 운다 17호실에…… 가면 울지 않으려고 백주대로에서 통곡을 한다 이 광경을 김종삼 ...  
251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이원하(1989∼)
정조앤
Jul 15, 2020 151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이원하(1989∼) 유월의 제주/종달리에 핀 수국이 살이 찌면/그리고 밤이 오면 수국 한 알을 따서/착즙기에 넣고 즙을 짜서 마실 거예요/수국의 즙 같은 말투를 가지고 싶거든요/그러기 위해서 매일 수국을 감시합니다/나에게 ...  
250 종점들 ―이승희(1965∼ )
정조앤
Aug 13, 2020 103
종점들 ―이승희(1965∼ ) 이제 그만 여기서 살까 늙은 버드나무 아래 이름표도 없이 당신과 앉아서 북해의 별이 될 먼지들과 여기와 아무 데나를 양손처럼 매달고 웃었다 세상의 폐허 말고 당신의 폐허 그 둘레를 되짚어가면서 말이죠 폐허의 옷을 지어 입으면...  
249 어떤 사람 ―신동집(1924∼2003)
정조앤
Aug 13, 2020 151
어떤 사람 ―신동집(1924∼2003)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별을 돌아보고 늦은 밤의 창문을 나는 닫는다. 어디선가 지구의 저쪽 켠에서 말 없이 문을 여는 사람이 있다. 차갑고 뜨거운 그의 얼굴은 그러나 너그러이 나를 대한다. 나즉히 나는 묵례를 보낸다. 혹시는...  
248 사람? ―김휘승(1957∼)
정조앤
Aug 13, 2020 104
사람? ―김휘승(1957∼) 사람이었을까 사람이 아니었을까, 서로 깃들지 못하는 사람 밖의 사람은. ……지나간다, 아이는 웃고 울고, 때없이 꽃들은 불쑥 피고, 눈먼 웃음 소리, 휙 날아가는 그림자새, 곧 빗발 뿌릴 듯 몰아서 밀려오는 바람에 사람이 스친다, 비...  
247 문자 ―김경후(1971∼ )
정조앤
Aug 13, 2020 208
문자 ―김경후(1971∼ ) 다음 생애/있어도/없어도/지금 다 지워져도 나는/너의 문자/너의 모국어로 태어날 것이다 우리는 정지용이라는 시인의 이름을 곧잘 기억한다. 유명한 시 몇 편이 따라오는 유명한 시인이라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정지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