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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산책

Articles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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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정조앤
Jan 19, 2022 896
Notice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file
정조앤
Apr 05, 2016 1090
326 등대 ― 조창환(1945∼ )
정조앤
Mar 30, 2019 71
등대 ― 조창환(1945∼ ) 캄캄한 밤 회오리바람 속에서 깜빡거린다 저 불빛, 부러진 단검 하나 남은 검투사 같다 무슨 결박으로 동여매 있기에 제 안의 황야에 저리 고달프게 맞서는 것일까 등대는 외롭고 적막하고 단호하다 모든 찰나는 단호하므로 미래가 없...  
325 분이네 살구나무 ― 정완영(1919∼2016)
정조앤
Mar 30, 2019 229
분이네 살구나무 ― 정완영(1919∼2016) 동네서 젤 작은 집 분이네 오막살이 동네서 젤 큰 나무 분이네 살구나무 밤사이 활짝 펴올라 대궐보다 덩그렇다. 이 아름답고 짧은 시조를 지은 이는 백수(白水) 정완영 시인이다. “청산아 왜 말이 없이 학처럼만 여위느...  
324 'The Hill We Climb'한글 번역 (ft. 어맨다 고먼, Amanda Gorman) 1
정조앤
Feb 02, 2021 268
 
323 저수지―권정우(1964∼)
정조앤
May 04, 2021 138
자기 안에 발 담그는 것들을 물에 젖게 하는 법이 없다 모난 돌멩이라고 모난 파문으로 대답하지 않는다 검은 돌멩이라고 검은 파문으로 대답하지 않는다 산이고 구름이고 물가에 늘어선 나무며 나는 새까지 겹쳐서 들어가도 어느 것 하나 상처입지 않는다 바...  
322 목리 / 배문경 (2016 천강문학상 우수상)|
이현숙
Apr 11, 2019 159
                   목리 / 배문경 (2016 천강문학상 우수상)|             장롱 한 짝을 들였다. 친정집 창고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자리만 차지하던 장롱이다. 앞은 느티나...  
321 내 세상은 물이런가 구름이런가 ― 김억(1896∼?)
정조앤
May 07, 2019 112
내 세상은 물이런가 구름이런가 ― 김억(1896∼?) 혼자서 능라도의 물가 둔덕에 누웠노라면 흰 물결은 물소리와 함께 굽이굽이 흘러내리며, 저 멀리 맑은 하늘의 끝없는 저곳에는 흰 구름이 고요도 하게 무리무리 떠돌아라. 물결과 같이 자취도 없이 스러지는 ...  
320 세상의 모든 울음은 ― 이현호(1983∼ )
정조앤
May 07, 2019 217
세상의 모든 울음은 ― 이현호(1983∼ ) 네가 혼자 울면 아무도 네 울음을 듣지 않지만/네가 신들을 향해 울부짖으면/그들은 네 울음에 귀 기울인다/한 마을의 개들이 그렇듯이/그들은 너를 따라 울어대기 시작한다 고백하지 않았다면 영원했을지 모를 짝사랑처...  
319 산길 ― 문현미(1957∼ )
정조앤
May 07, 2019 109
산길 ― 문현미(1957∼ ) 청빛 바람 그득한 흙길을 걸으면 생각의 잎사귀들이 파파파 넓어진다 그림자가 가벼워지는 시간 영혼에 풀물이 스미는 시간 내 속의 어지러운 나, 우수수 흩어지고 파릇한 정맥에 새 길이 나는 걸 예감할 때 호젓이 야생으로 점화되어 ...  
318 아침 식사 - 유자효(1947∼)
정조앤
May 13, 2019 174
아침 식사 - 유자효(1947∼) 아들과 함께 밥을 먹다가 송곳니로 무 조각을 씹고 있는데 사각사각사각사각 아버지의 음식 씹는 소리가 들린다 아 그때 아버지도 어금니를 뽑으셨구나 씹어야 하는 슬픔 더 잘 씹어야 하는 아픔 요즘은 초록색 이파리가 빛나고 기...  
317 봄밤 ― 이기철(1943∼ )
정조앤
May 13, 2019 183
글씨작게 글씨크게 트랜드뉴스 보기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더보기 봄밤 ― 이기철(1943∼ ) 봄밤 잊혀지지 않은 것들은 모두 슬픈 빛깔을 띠고 있다 숟가락으로 되질해온 생이 나이테 없어 이제 제 나이 헤는 것도 형벌인 세월 낫에 잘린 봄풀이 작년의 ...  
316 14K ― 이시영(1949∼ )
정조앤
May 13, 2019 144
14K ― 이시영(1949∼ ) 어머님 돌아가셨을 때 보니 내가 끼워드린 14K 가락지를 가슴 위에 꼬옥 품고 누워 계셨습니다. 그 반지는 1972년 2월 바람 부는 졸업식장에서 내가 상으로 받은, 받자마자 그 자리에서 어머님의 다 닳은 손가락에 끼워드린 것으로, 여...  
315 담에 빗자루 기대며―신현정(1948∼2009)
정조앤
Jan 28, 2021 133
담에 빗자루 기대며―신현정(1948∼2009) 이 빗자루 손에 잡아보는 거 얼마만이냐/여기 땅집으로 이사와 마당을 쓸고 또 쓸고 한다/얼마만이냐/땅에 숨은 분홍 쓸어보는 거 얼마만이냐/마당에 물 한 대야 확 뿌려보는 거 얼마만이냐/땅 놀래켜보는 거 얼마만이...  
314 폭설―유자효(1947∼)
정조앤
Jan 28, 2021 99
먹이를 찾아 마을로 내려온 어린 노루 사냥꾼의 눈에 띄어 총성 한 방에 선혈을 눈에 뿌렸다 고통으로도 이루지 못한 꿈이 슬프다 ―유자효(1947∼)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 보리 풍년이 든다’는 속담이 있다. 눈은 어디에서 봐도 눈인데 입장이 다르면 서로 다...  
313 귤 한 개―박경용(1940∼ )
정조앤
Jan 28, 2021 200
귤 한 개가 방을 가득 채운다. 짜릿하고 향깃한 냄새로 물들이고, 양지짝의 화안한 빛으로 물들이고, 사르르 군침 도는 맛으로 물들이고, 귤 한 개가 방보다 크다. ―박경용(1940∼ ) 노트북을 새로 샀다. 옛날에 샀던 것보다 속도는 빨라졌는데 가격은 싸졌다....  
312 돌아가는 것 - 이영광(1965년∼)
정조앤
May 23, 2019 134
돌아가는 것 - 이영광(1965년∼) 요 몇 해, 쉬 동물이 되곤 했습니다 작은 슬픔에도 연두부처럼 무너져 내려서, 인간이란 걸 지키기 어려웠어요 당신은 쉽습니까 그렇게 괴로이 웃으시면서 요 몇 해, 자꾸 동물로 돌아가곤 했습니다 눈물이라는 동물 동물이라...  
311 그리운 그 사람 ― 김용택(1948∼ )
정조앤
May 31, 2019 435
그리운 그 사람 ― 김용택(1948∼ ) 오늘도 해 다 저물도록 그리운 그 사람 보이지 않네 언제부턴가 우리 가슴속 깊이 뜨건 눈물로 숨은 그 사람 오늘도 보이지 않네 모낸 논 가득 개구리들 울어 저기 저 산만 어둡게 일어나 돌아앉아 어깨 들먹이며 울고 보릿...  
310 그날 - 곽효환(1967∼ )
정조앤
Jun 10, 2019 348
그날 - 곽효환(1967∼ ) 그날, 텔레비전 앞에서 늦은 저녁을 먹다가 울컥 울음이 터졌다 멈출 수 없어 그냥 두었다 오랫동안 오늘 이전과 이후만 있을 것 같아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 밤, 다시 견디는 힘을 배우기로 했다 아주 오래전, 그러니까 ‘고대’라...  
309 사령 - 김수영(1921∼1968)
정조앤
Jun 10, 2019 311
사령 - 김수영(1921∼1968) ……활자는 반짝거리면서 하늘 아래에서 간간이 자유를 말하는데 나의 영은 죽어있는 것이 아니냐 벗이여 그대의 말을 고개 숙이고 듣는 것이 그대는 마음에 들지 않겠지 마음에 들지 않아라 모두 다 마음에 들지 않아라 이 황혼도 저...  
308 거리의 악사(樂士) / 박경리(朴景利)
정조앤
Jun 17, 2019 138
거리의 악사(樂士) / 박경리(朴景利) 작년과 금년, 여행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마다 제일 인상에 남는 것은 거리의 악사(樂士)다. 전주(全州)에 갔을 때, 아코디언을 켜고 북을 치면서 약(藥) 광고를 하고 다니는 풍경에 마음이 끌렸고, 작년 가을 대구(大...  
307 강 ― 황인숙(1958∼)
정조앤
Jul 19, 2019 291
강 ― 황인숙(1958∼)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비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