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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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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547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7716
473 소금창고 / 엄현옥
정조앤
Feb 13, 2023 80
소금창고 / 엄현옥 낡은 수문이 서 있는 좁은 길을 지났다. 아까시 나무는 며칠 만에 그늘을 키웠다. 길 양편으로 갯벌이 과묵하게 앉아 있었다. 초록빛으로 변한 갯벌은 바람과 갈대의 소요에 미동도 없었다. 평소 보았던 걸쭉한 암회색 갯벌이 별안간 초록...  
472 미리 써본 유서 / 허정진
정조앤
Feb 13, 2023 171
미리 써본 유서 / 허정진 아버지 산소에 갔다. 증조부부터 모시는 선산이다. 망자의 정령이 모인 터에도 봄은 오는지 파릇한 생명이 생동 거리며 고개를 들고 있다. 멀리서 해토머리 봄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산 아래 산수유 무리부터 입덧을 시작하고 언덕배기...  
471 그리움 쪽에서 겨울이 오면 / 배귀선
정조앤
Feb 17, 2023 92
그리움 쪽에서 겨울이 오면 / 배귀선 겨울이 가까이 오면 그리워지는 게 있다. 차가운 막걸리 한 사발 들이켜고 넘기는 물메기탕이 그것인데, 물메기는 겨울 한철 부안상설시장에서 파시를 이룬다.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제철인 이놈은 생긴 것만큼이나 사...  
470 할아버지와 싸리 회초리 / 김순남
정조앤
Feb 17, 2023 168
할아버지와 싸리 회초리 / 김순남 더위를 피해 숲길을 걷기로 했다. 푸른 잎들 사이에 진분홍 작은 꽃들이 눈길을 끈다. 아! 싸리꽃이다. 2~3m 되는 싸리나무는 줄기 끝에 동글 동글한 잎과 작은 꽃송이들이 올망졸망 피어 숲과 잘 어우러져 있다. 나무 끝에 ...  
469 나싱개 / 최태랑
정조앤
Feb 17, 2023 392
나싱개 / 최태랑 식탁에 올라오는 음식이 점점 짜진다. 아내의 변명을 빌리자면 차린 반찬이 줄지 않아 자꾸 데우고 끓여서 그렇단다. 아니다. 아내의 기억력 때문이다. 아내는 금방 간한 것을 까먹고 여러 번 간을 한다. 그러니 간이 짜질 수밖에, 매번 똑같...  
468 아버지를 읽는 시간 / 문경희
정조앤
Feb 17, 2023 119
아버지를 읽는 시간 / 문경희 모니터가 연신 빽빽거린다. 그래프의 파동도 눈에 띄게 느슨해졌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의료진을 호출하지 않는다. 그들 역시 구경꾼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식이라는 참담한 이름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기기의 ...  
467 차가는 달이 보름달이 될 때 / 윤국희
정조앤
Feb 17, 2023 114
차가는 달이 보름달이 될 때 / 윤국희 아파트 현관문 앞에만 서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호흡이 가빠진다. 집에 들어가야 하는데, 잠시 머뭇거리다가 큰 숨 한번 뱉어내고 비밀번호를 꾹꾹 눌렀다. 아이들이 먼저 알고 뛰어나온다. 막내 얼굴에 그리움이 묻어있...  
466 구름하고 / 이정림
정조앤
Feb 23, 2023 93
구름하고 / 이정림 창가에 누워 하늘을 바라본다. 어린 시절에 그토록 많이 보았던 구름을 어린 날이 까마득히 밀려나 있는 지금 다시 보고 있는 것이다. 어린 시절엔 장난감이 없어서였을까. 아니면 살갑게 놀 동무가 없어서였을까. 구름을 바라보고 있으면 ...  
465 꿈을 걸다 / 남태희
정조앤
Feb 23, 2023 96
꿈을 걸다 / 남태희 건너편 주상복합 아파트 상가에 간판이 오른다. 입주를 시작한 지 일 년여, 먹다 버린 옥수수처럼 드문드문 불 꺼진 빈 가게가 현실로 다가왔다. 경기가 좋을 때는 서로 들어오려 경쟁을 했을 텐데 팬데믹은 창업의 수요마저 줄게 했다. ...  
464 녹색 글방 / 김상분
정조앤
Feb 23, 2023 87
녹색 글방 / 김상분 시골에서 일하면서 글감을 찾을 때가 많다. 놀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논다고 모두들 은근히 부러워하기도 한다. 무슨 음덕을 쌓았기에 그리 복이 많으냐고 한술 더 뜨는 사람도 있다. 남의 말은 다 쉽다. 음풍농월이란 비아냥에도 아무런 ...  
463 색 아닌 색 / 최이안
정조앤
Mar 01, 2023 92
색 아닌 색 / 최이안 별을 보러 갔다. 도시의 드문드문 희미한 별이 아닌 촘촘히 영롱한 별무리를. 처음 가본 봉화의 만리산에서 올려다 본 어두운 하늘에 박힌 별들이 아래를 내려다보며 눈을 맞춘다. 깜박깜박 암호를 보내며 해독을 하라고 한다. 난해한 별...  
462 모서리의 변명 / 남태희
정조앤
Mar 01, 2023 92
모서리의 변명 / 남태희 내질러지지 않는 소리를 삼킨다. 너무 아프면 비명조차 나오지 않는다. 그저 주저앉아 부딪힌 이마를 문지르며 오금을 옴찔옴찔 비틀어 본다. “어우야!” 한참이 지난 뒤에야 소리가 터져 나온다. 거울을 보니 책상 모서리...  
461 봄이 오는 길목에서 / 김추리
정조앤
Mar 01, 2023 156
봄이 오는 길목에서 / 김추리 봄이 오는 길목, 꽃샘잎샘 바람이 분다. 느닷없이 북쪽 하늘이 깜깜하고 찬바람이 몰려오는가 싶더니 후두둑 비까지 달려와 쏟아진다. 사나운 사람 성질부리듯 하는 날씨에 오싹 한기가 든다. 느닷없는 바람에 매화꽃이 사방으로...  
460 나랑 잘 지내기 / 서숙
정조앤
Mar 01, 2023 105
나랑 잘 지내기 / 서숙 딸과 함께 치앙마이에 갔을 때였다. 훌륭한 커피 맛으로 유명한 한 카페에 수수한 차림새가 한국인임이 분명한 중년 여인이 홀로 들어왔다. 이어폰의 늘어진 줄과 손에 들린 한 권의 책이 전하는 분위기에 끌려 그녀에게 절로 시선이 ...  
459 시간을 견디는 사람들/ 장미숙
정조앤
Mar 01, 2023 118
시간을 견디는 사람들/ 장미숙 아침 일곱 시, 어김없이 그녀가 지나간다. 아직은 어두컴컴한 길을 휘적휘적 걸어가는 한 사람, 그녀의 뒤를 따르는 그림자의 발걸음 소리가 자박자박 들린다. 빈 상자를 밖에 내놓기 위해 나갔다가 한참 그녀를 바라본다. 눈길...  
458 그리움에는 냄새가 있다 / 배귀선
정조앤
Mar 06, 2023 114
그리움에는 냄새가 있다 / 배귀선 잃을 것도 지켜야 할 것도 없는 세간이기에 언제나 열려 있는 문. 여느 때처럼 현관문을 밀치고 들어선다. 혼자 있을 아버지 생각에 마음이 급해진다. 여느 때 같으면 인기척이 나면 내 이름을 부르실 것인데 조용하다. 무슨...  
457 규화목 / 김추리
정조앤
Mar 06, 2023 60
규화목 / 김추리 나무의 죽음인가. 돌의 탄생인가. 생을 마치는 순간, 나무는 주검을 늪에 묻히고 새로운 숨을 쉬었다. 들숨 따라 시작된 광물들의 침투로 온몸에 색색의 열꽃이 피었다. 어둠의 배려로 수백 년 지난 삶을 망각하고 날마다 수만 년을 이어갈 ...  
456 초록에 들다 / 황진숙
정조앤
Mar 06, 2023 90
초록에 들다 / 황진숙 더는 갈 수 없고 더 이상 가려고 하지 않는다. 이목을 끌어 압도하지도 뒤쳐져 순종하지도 않는다. 황과 청의 따스함과 차가움을 동등하게 품어 온화하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미완을 완성시키고 충만에 도달하는 색, 초록이다. ...  
455 호심呼心 / 라환희
정조앤
Mar 06, 2023 99
호심呼心 / 라환희 운동화 끈을 고쳐 묶는 사거리, 건너편 공원이 환하다. 바야흐로 봉두뫼가 절정을 이뤘다. 팬데믹의 회색빛 우울 속에서 맞은 세 번째 봄이다. 시절과 상관없이 공원에 들어서기도 전에 후각이 예민해진다. 봄의 최면이 희망을 일깨웠을까 ...  
454 한 명의 죽음, 네 명의 죽음 file
정조앤
Mar 11, 2023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