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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Articles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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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547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7716
893 공터 / 최장순
정조앤
Jul 29, 2020 132
공터 / 최장순 "내 젊었을 땐 덩치가 이마-안 했어." 호기 좋은 목소리를 따라 내 고개가 돌아갔다. 전철 휴게실 의자 옆, 두 팔로 아름드리나무를 껴안듯 포즈를 취하고 서있는 노인이 눈에 들어왔다. 솔깃한 귀를 모아 앉은 또래의 노인들이 마치 무용담을 ...  
892 11월에 머물고 싶다 / 서성남
정조앤
Nov 13, 2021 131
11월에 머물고 싶다 / 서성남 나는 11월을 좋아한다. 가을 같기도, 겨울 같기도 한 그 모호함이 좋다. 책장을 넘기듯 분명하게 가르지 않고 다 어우르는 넓은 마음 같아서다. 떨어지는 나뭇잎, 두 장 남은 달력,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는 옅은 햇살들이 쓸쓸하...  
891 포아풀 / 최장순
정조앤
Oct 15, 2021 130
포아풀 / 최장순 이름이 없는 건 슬프다. 바나나는 그냥 바나나, 포도는 그냥 포도니까. 한 송이 두 송이로 불러주면 끝이다. 혹자는 말할 테지. 과일이라고만 명명하지 않는 것도 어디냐고. 이름이 곧 존재다. 그만의 이름이 없다는 건 특별한 관심이 없어서...  
890 백수광부(白首狂夫)의 겨울 / 장기오
정조앤
Nov 12, 2020 130
백수광부(白首狂夫)의 겨울 / 장기오 올겨울은 눈이 많이 내렸다. 자고 나면 발목이 빠질 만큼 눈이 이틀에 한 번씩 내렸다. 연일 최저 기온을 갱신하면서 내가 있는 시골은 영하 29도까지 내려갔다. 아침에 커튼을 열면 유리창에 허옇게 두꺼운 성에가 앉았다...  
889 혼으로 쓰는 글 / 반숙자
정조앤
Mar 18, 2022 129
혼으로 쓰는 글 반숙자 들녘에 피어나는 들국화는 피고 싶어서 핀다. 꽃더러 왜 피느냐고 묻지 말라. 살아 있음의 가장 확실한 모습임을..... 내가 수필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느 시인은 나에게 가슴으로 오는 소리를 듣고, 가슴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라...  
888 표적 / 정재순
정조앤
May 26, 2020 129
표적 / 정재순 어디로 들어왔을까. 뽀얀 싱크대 귀퉁이에 미세한 움직임이 느껴진다. 살금살금 살펴보니 완두콩만한 벌레 한 마리가 달라붙어 있다. 비취에 안개 낀 몸빛을 하고 어깨에는 한 줄 주홍 띠가 계급장처럼 그어져 있다. 생김새는 짤막한 바퀴벌레와...  
887 늦은 출가 / 곽흥렬
이현숙
Oct 29, 2023 128
늦은 출가 / 곽흥렬 인구의 고령화 현상이 불러온 사회문제가 화젯거리로 떠오른 지 오래다. 장수 시대의 도래로 인하여 초래된 피치 못할 결과일 터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점차 개선이 되기는커녕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암울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비...  
886 흔들리며 산다 / 남태희 file
정조앤
Jun 10, 2022 128
 
885 파비아의 새벽 / 김아인
정조앤
Feb 25, 2021 128
파비아의 새벽 / 김아인 봉무공원 ‘구절송’에 올랐다. 금호강줄기를 따라서 형성된 도심을 내려다보며 가쁜 숨을 고른다. 직립한 아파트 군락이 한눈에 들어온다. 우리 집이 어디쯤일까, 단지를 가늠하는 사이 마침 여객기 한 대가 이륙하는 중이...  
884 억새의 이미지 / 목성균 file
정조앤
Nov 29, 2021 128
 
883 소심한 책방 / 배혜숙 file
정조앤
Oct 06, 2021 128
 
882 내 식의 귀향 / 박완서
정조앤
Aug 29, 2022 127
내 식의 귀향 / 박완서 친정 쪽은 휴전선 이북이고, 시댁 쪽은 대대로 서울에서도 사대문 안을 벗어나서 살아본 적이 없다는 걸 은근히 으스대는 서울 토박이라 명절이 돼도 돌아갈 곳이 마땅치 않다. 금년엔 좀 덜했지만 추석 때마다 전국의 도로란 도로가 ...  
881 의자에 대한 자세 / 이상수
정조앤
Oct 02, 2022 126
의자에 대한 자세 / 이상수 의자는 풍경의 낙관이다. 산들바람 부는 드넓은 풀밭이나 파도소리 철썩이는 해변, 삶이 펄떡이는 시장 한쪽에서나 아이들 다 돌아간 운동장 귀퉁이에 놓인 의자는 지상에서 오래된 은유다. 앉음과 섬의 사이, 일과 휴식의 틈, 어...  
880 존재와 이름 / 목성균
정조앤
Dec 29, 2021 126
존재와 이름 / 목성균 모든 존재에는 이름이 있다. 사람의 발길에 짓밟히는 길섶의 질경이에서부터 여름 황혼녘에 먼지처럼 나는 하루살이와 같은 미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물은 물론, 크고 작은 수많은 산봉우리, 사람이 살지 않는 외로운 섬들, 깊은 밤하늘...  
879 나, 이대로 좋다 / 맹난자
정조앤
Jul 23, 2021 126
나, 이대로 좋다 / 맹난자 바람 부는 언덕에 선 채, 이대로 좋다. 눈앞에 펼쳐진 일망무재 발 아래의 삼계화택三界火宅에서 나 용케도 견디어왔다. 어느 대왕이 학자들에게 「인간의 역사」를 써오게 하자 그들은 수백 권의 저서를 기술하여 대왕께 올렸다. 백...  
878 꼭두각시 / 조이섭
정조앤
Feb 25, 2021 126
꼭두각시 / 조이섭 꼭두각시놀음하던 인형이 줄을 끊었다. 조종자의 손가락과 제 팔다리 사이에 연결된 줄을 스스로 자르고 무대 아래로 추락했다. 약탕기가 땅에 떨어져 깨어지면 그 안에 든 보약은 한낱 오수(汚水)에 지나지 않듯이 추락한 인형은 아무도 거...  
877 사랑은 은밀한 기도처럼 / 손광성
정조앤
Jun 26, 2023 125
사랑은 은밀한 기도처럼 / 손광성 혜자는 예쁜 계집애였다. 마리 숄처럼 웃는 혜자는 코끝에 파란 점하나 있었다. 우리는 학예회 때 공연할 연극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것은 <은혜를 모르는 사슴>이라는 제목이었는데, 그녀는 사슴이고 나는 포수였다. 사슴...  
876 기다림을 여는 시간 / 송귀연
정조앤
Nov 26, 2022 125
기다림을 여는 시간 / 송귀연 영하의 날씨에 세상이 얼어붙었다. 미처 손길이 미치지 못한 나무엔 주홍색 감들이 꽃등처럼 매달려 있다. 탱글탱글하던 풋감이 노랗게 익어가다 점차 쪼그라들더니 풍찬노숙에 내몰려 이제 갈색으로 변해간다. 요즘은 곶감을 만...  
875 민들레 / 백남일
정조앤
Mar 27, 2023 124
민들레 / 백남일 봄이 오는 길목이라지만 아직은 날씨가 쌀쌀합니다. 그러나 집집의 대문짝엔 건양다경建陽多慶의 입춘서가 나붙고, 해토머리의 개구리도 기지개를 켜는지 제 뿌리가 사뭇 군시럽습니다. 오매불망 벼르던 봄나들이 채비를 서두릅니다. 속담에 &...  
874 도마 / 김순남
정조앤
Dec 30, 2022 124
도마 / 김순남 친정집 큰 항아리 속에는 엄마의 물건들이 모여 있었다. 자루가 긴 나무 주걱과 큼지막한 국자, 닳아빠진 뚝배기 옆 낡은 도마에 눈길이 머물자 콧잔등이 시큰해진다. 가장자리에는 세월의 찌든 때가 짙게 드리워지고 가운데는 칼자국에 닳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