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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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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06, 2021 |
2548 |
| Notice |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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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
Mar 16, 2016 |
177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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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꼬를 트다 / 문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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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19, 2023 |
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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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꼬를 트다 문 경 희 빗줄기가 시원스럽다. 오랜 가뭄 끝에 대지를 두드리는 단비다. 파피루스 위를 기는 상형문자처럼 난해한 균열을 제 가슴팍에 새겨 놓고 끊임없이 물을 호소하던 땅이 아닌가. 버석해진 갈급의 시간을 목젖 아래로 눌러 삼키며 땅은 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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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줍다 / 박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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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19, 2023 |
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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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줍다 / 박양근 내 서재에 서서 그림 한 점을 바라본다. 5호 크기의 사각형 액자 안에 온통 녹색의 풍경이 넘친다. 짙푸른 수림 사이로 뻗어 있는 길은 연둣빛이다. 길의 끝 즈음에 녹색 산등성이가 보이는데 한참 들여다보고 있으면 한 점 엽록소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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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독 / 류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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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10, 2023 |
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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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독 / 류영택 자명종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깼다. 빨리 일어나 밥을 지어야지 마음을 먹어보지만 마음같이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눈까풀이 따갑고 몸도 천근만근이다. 아내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어떻게 가게를 꾸려가지. 이 생각 저 생각으로 잠들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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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하는 꿈 앞에서 / 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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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10, 2023 |
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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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하는 꿈 앞에서 / 김영수 한탸와 만날 시간이다. 나는 지하실로 이어진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내가 만나고 싶어 하는 한탸라는 남자가 그곳에서 일한다. 그는 35년째 폐지를 압축하는 공장 노동자다. 희미한 전구 불빛 사이로 분쇄기와 압축기가 보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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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좋을 때 / 정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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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10, 2023 |
1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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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좋을 때 / 정성화 왼쪽 눈에 황반변성이 생겨 주기적으로 동네 안과에 다니고 있다. 어느 날 진료를 마친 원장님이 말했다. 의학 전문지에 올라온 통계를 보니 노년의 건강이 잘 유지되는 시기는 대개 75세까지더라며, 눈에 이상이 있다 해도 지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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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처럼 / 김민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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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10, 2023 |
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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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처럼 / 김민숙 횡단보도를 건너 인도에 발을 올리려던 참이다. 문안하듯 일렬횡대로 늘어선 꽃 무리에 끌려 멈춰 섰다. 아침 햇살이 쏟아지는 곳, 사거리 커피숍 이디야의 건물 벽 아랫단과 보도블록이 만나는 틈에 꽃밭이 생겼다. 탄성과 환호가 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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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의 가치 / 김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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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05, 2023 |
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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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의 가치 / 김재희 산을 오르다 보면 듣기 좋은 소리가 있다. 살랑대는 바람 따라 나뭇잎이 사사삭 거리는 속에서 뭔가가 툭! 떨어지는 소리다. 오붓한 흙길을 걷고 있을 때 내 발 앞으로 떼구루루 굴러오는 도토리. 금방 떨어진 도토리는 윤기가 자르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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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 이야기 / 류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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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05, 2023 |
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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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 이야기 / 류미월 몸이 지쳐 힘들 때 뜨거운 죽이나 국물을 휘휘 훌훌 떠먹다 보면 힘이 솟는다. 기운을 북돋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도구가 숟가락이다. 보통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노숙자든, 연예인이 든, 기업 총수든, 아니면 최고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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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꿈 / 김정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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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05, 2023 |
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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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꿈 / 김정례 손바닥에 희디희게 묻어난다. 부드러우면서도 무게가 느껴지는 뼛가루는 아직도 따뜻한 온기가 남아있다. 모아 쥔 주먹을 차마 펼 수가 없다. 마음을 다잡고 허공을 향하여 뼛가루를 뿌린다. 바람에 날려 눈물과 땀으로 범벅이 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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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잠망의 시간 / 김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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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05, 2023 |
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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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잠망의 시간 / 김옥한 붉은 털실 매단 잠망이 나를 빤히 쳐다본다. 리본 묶은 갈래머리 계집애 같다. 구멍 숭숭 뚫린 망 사이로 켜켜이 먼지가 쌓여 있다. 누에고치가 실을 뽑아놓은 듯 거미줄이 어지럽다. 잠망은 왜 이제야 왔냐고 슬쩍 나무라는 듯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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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병 / 유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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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30, 2023 |
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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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병 / 유강희 내가 예닐곱 살 무렵일 것이다. 아버지의 술심부름으로 나는 대두병을 들고 버스가 다니는 큰길가 점방으로 술을 받으러 간 적이 있다. 시골에서는 술을 사러 간다고 하지 않고 받으러 간다고 말한다. 이 말은 항상 술 앞에서 옷섶을 여미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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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 / 안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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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30, 2023 |
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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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 / 안병태 나는 오백 원짜리 동전을 좋아한다. 목직하고 도톰하여 돈다운 맛도 맛이려니와, 그보다는 동전의 뒷면에 나를 닮은 두루미 한 마리가 창공을 날고 있기 때문이다. 푸른 숲 노송 위에 한 다리를 접고 서서 사색에 잠긴 두루미, 그 고고한 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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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포도 익어가는 시절 / 배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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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30, 2023 |
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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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포도 익어가는 시절 / 배혜경 모시 속 같다. 은쟁반은 아니어도 민무늬 사기접시면 어떠리. 그 위에 누운 연둣빛 탱글탱글한 알을 똑 떼어 깨물어본다. 입천장을 툭 치고 물기가 번지며 눈이 열린다. 머릿속에 산들바람 한 자락, 엎드려 있던 감각들이 일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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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란 / 조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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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30, 2023 |
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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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란 / 조현숙 병실의 밤은 누군가 불을 끄는 순간 불시에 시작된다. 오늘을 파장하는 하늘에서 노을을 쓸어 담은 어둠이 물체와 공간을 한 보자기에 싸안는다. 복도를 구르던 불빛이 문틈 사이로 실뱀처럼 기어들어 온다. 빛을 따라 병상의 모서리들이 각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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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 / 정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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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30, 2023 |
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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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 / 정희승 뱀은 난해하고 불가사의한 동물이다. 한마디로 미끌미끌하다. 내가 파악하려고 하면 교묘하게 빠져나가버린다. 자만심에 찬 나는 한때 뱀을 잡을 수 있다고 믿었다. 그까짓 것쯤이야 마음만 먹으면 누워서 떡먹기라고 거들먹거렸다. 그러나 뱀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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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시간이 흐른다 / 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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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26, 2023 |
1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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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시간이 흐른다 / 려원 깊은 숨을 내쉬고 싶은 날 숲으로 간다. 이른 새벽, 나무와 나무 사이로 비쳐오는 한 줄기 햇살 아래, 사람들이 행렬이 이어지는 숲길은 성지 순례자의 길처럼 보인다. 어디선가 뻐꾸기 소리 들려오고 진한 흙내음이 코 끝에 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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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까推, 두드릴까敲 / 서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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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26, 2023 |
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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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까推, 두드릴까敲 / 서경희 나의 가장 좋은 여자 친구는 ‘진리’라고, 과학자 뉴턴은 말했다. 그리고 어느 문학가는 ‘목매달아 죽어도 좋을 나무’가 문학이라고 했다. ‘문학은 나에게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받고 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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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꽃구름 / 지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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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26, 2023 |
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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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꽃구름 / 지연희 꼭 10년 만에 속 모습을 보여주었다. 해마다 가지 끝을 헤집으며 제 모습을 내어 보일 것이라는 내 기대를 외면하더니 신통하고 고맙기 짝이 없다. 이제야 남편의 불신을 불식시킬 확고한 증거를 보여 주게 된 셈이다. 처음엔 예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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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은밀한 기도처럼 / 손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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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26, 2023 |
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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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은밀한 기도처럼 / 손광성 혜자는 예쁜 계집애였다. 마리 숄처럼 웃는 혜자는 코끝에 파란 점하나 있었다. 우리는 학예회 때 공연할 연극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것은 <은혜를 모르는 사슴>이라는 제목이었는데, 그녀는 사슴이고 나는 포수였다. 사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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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놀이 / 곽흥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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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05, 2023 |
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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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놀이 / 곽흥렬 덩실덩실, 신명난 춤사위가 허공을 가른다. ‘얼~쑤, 얼~쑤’, 연신 넣어대는 추임새로 애드벌룬 띄우듯 분위기가 달아오른다. 둘러선 구경꾼들의 눈과 눈이 일제히 춤판으로 모아진다. 등장인물과 관객들은 어느새 하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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