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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Articles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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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547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7716
493 기다림을 여는 시간 / 송귀연
정조앤
Nov 26, 2022 125
기다림을 여는 시간 / 송귀연 영하의 날씨에 세상이 얼어붙었다. 미처 손길이 미치지 못한 나무엔 주홍색 감들이 꽃등처럼 매달려 있다. 탱글탱글하던 풋감이 노랗게 익어가다 점차 쪼그라들더니 풍찬노숙에 내몰려 이제 갈색으로 변해간다. 요즘은 곶감을 만...  
492 일상학 전공 / 최진
정조앤
Dec 01, 2022 67
일상학 전공 / 최진 다시 공부하게 된다면 일상학을 전공하고 싶다. 일상학이라는 학문이 학교에 과목으로 개설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매일의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은 사실 겪으면 겪을수록 재미있다. 프랑스 명상공동체인 플럼 빌리지를 운영하는 ...  
491 구릉지대 / 김선화
정조앤
Dec 01, 2022 49
구릉지대 / 김선화 비행기 떼가 날아왔다. 배경은 부엌에서 안방에 이르려면 흙으로 된 단 네 칸을 올라야 하는 초가이다. 부엌엔 부모님이 밥을 짓고 계셨던가. 빗장 열린 부엌문이 양쪽으로 활짝 열리고 토방으로 통하는 샛문도 열려있다. 그런데 한미 훈련...  
490 태양이 없는 그림 / 이정림
정조앤
Nov 17, 2022 74
태양이 없는 그림 / 이정림 얼룩동사리는 매우 부성애(父性愛)가 강한 민물고기다. 흔히 동물의 세계에서는 수놈보다 암놈이 새끼에 대한 사랑이 깊은 법인데, 이 물고기는 의외로 그 반대다. 얼룩동사리는 수놈이 먼저 집을 짓고 암놈을 기다린다. 집이라야 ...  
489 복기(復棋) / 조이섭
정조앤
Nov 17, 2022 65
복기(復棋) / 조이섭 나는 바둑을 잘 두지 못한다. 그저 두 집 나면 살고 축이나 장문 같은 용어 몇 개 아는 정도지만, SNS의 인터넷 대국은 자주 보는 편이다. 골프채를 한 번도 안 잡아봤지만, 골프 예능 프로그램이나 LPGA 중계는 즐겨 시청하는 것도 같은...  
488 시나위 / 김순경
정조앤
Nov 17, 2022 69
시나위 / 김순경 금세 물살을 탄다. 악보도 지휘자도 없는 합주의 물결에 휩쓸린다. 강물처럼 고요하던 장단이 점차 격렬하게 흐르면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가락을 듣는다. 계곡에서 흘러든 지류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세를 불리듯 갖가지 풀벌레 소리가 모여...  
487 벽(壁)의 침묵 / 김창식
정조앤
Nov 17, 2022 107
벽(壁)의 침묵 / 김창식 새로 이사 온 동네는 볕도 들지 않는 골목이 얼기설기 미로처럼 얽혔다. 시간이 멈춘 듯 음습한 골목에는 잡풀이 우거지고 악취가 먼지처럼 일렁였다. 그보다 골목을 걷다보면 벽(壁)이 나타나 길을 막는 것이 문제였다. 다른 골목으...  
486 사랑메기, 그 바람의 유랑 / 하재열
정조앤
Nov 17, 2022 105
사랑메기, 그 바람의 유랑 / 하재열 글을 쓰면 세상일에 대들고 싶은 의식이 꿈틀거린다. 내 얼굴에 물음을 던지는 일이다. 한편의 글 상이 떠오르면 눈이 아프고 머리가 어질하도록 달려든다. 하지만 붙잡은 글은 장타령 노랫가락을 풀고 난 각설이의 내민 ...  
485 건너편 풍경 / 장금식
정조앤
Dec 21, 2022 98
건너편 풍경 / 장금식 드디어 돌다리가 완성되었다. 중랑천을 경계로 도봉구와 노원구를 연결해 주는 다리다. 도봉구에 사는 나는 산책 중에 가끔 건너편 풍경이 궁금했다. 그러나 그쪽으로 가려면 천변을 따라 한참을 걸어간 후, 높고 긴 다리를 통과해야 했...  
484 국 한 그릇 / 김순남
정조앤
Dec 21, 2022 123
국 한 그릇 / 김순남 냉이 향이 집 안 가득하다. 된장을 넣고 한소끔 끓이다 콩가루를 뽀얗게 묻힌 냉이를 넣자 구수한 향이 온 집 안에 퍼졌다. 뭇국, 김칫국, 시래깃국도 맛있지만 된장국 속 냉이의 고소한 향은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어머니는 밥솥 옆에...  
483 방탄소년단(BTS)을 보며 / 김상영
정조앤
Nov 22, 2022 87
방탄소년단(BTS)을 보며 / 김상영 자식에게 한 달 수입이 얼마냐고 묻기는 쉽지 않다. 밥은 먹고 살 형편인지 확인하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다. 인천 사는 딸네 부부가 오자 살만하냐고 에둘러 물었다. 둘은 대답 대신 빙긋 웃었다. 부모 앞에서 경박하게 입을...  
482 나비의 출근길 / 강천
정조앤
Nov 22, 2022 84
나비의 출근길 / 강천 배칠배칠 나비 한 마리가 사거리 건널목으로 날아온다. 막 해 뜨는 시간, 나비가 나돌아다니기에는 아직 이른 때다. 힘이 실리지 않은 날갯짓이 어딘지 어수룩해 보인다. 지난밤 잠자리를 잘못 골라 아침 산책 나온 사람의 발길질에 내...  
481 사랑의 거리 1.435미터 / 김만년
정조앤
Nov 22, 2022 106
사랑의 거리 1.435미터 / 김만년 철길은 차가운 대지에 붙박인 채 육중한 기관차를 떠받치고 있다. 두 가닥 은빛 선을 잇대어 세상 어디든지 간다. 상처 같은 세월을 나란히 베고 누워 산을 넘고 강을 건넌다. 사람 사는 마을을 굽이굽이 돌아간다. 정거장마...  
480 어탁(語拓) / 제은숙
정조앤
Nov 22, 2022 145
어탁(語拓) / 제은숙 훤칠한 붕어가 목상에 누웠다. 입을 벌리고 희멀건 눈을 뜬 채 초점도 잃었다. 목욕재계 마치고 꼼꼼히 물기를 닦았으나 황망히 떠나올 적 입었던 비늘옷 그대로다. 몸은 축 늘어졌으되 유선형의 몸매가 매끈하고 지느러미는 한껏 펼친 ...  
479 암용(巖龍) 위에 큰 뜻을 세우니 / 이승희
정조앤
Dec 01, 2022 67
암용(巖龍) 위에 큰 뜻을 세우니 / 이승희 전통 묵집에서 무심코 눈길이 머문다. 부석사의 장엄한 전경 한 장, 이곳이 화엄의 땅임을 짐작게 한다. 길을 따라 병풍 같은 소백의 줄기가 펼쳐진다. 맑은 기운을 받으며 얼마나 들어갔을까. 저만치 소백의 명당 ...  
478 1달러 진료비 / 장석창
정조앤
Dec 16, 2022 80
1달러 진료비 / 장석창 퇴근길 아파트 승강기 앞이었다. 이 시간이 되면 항상 피곤이 몰려온다. 승강기 앞에서는 칠십 대 노부인과 사십 대 남성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모자지간 같았다. 입을 가리고 하품을 하다가 본의 아니게 그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477 묘박지에 피는 꽃 / 김순경
정조앤
Dec 11, 2022 52
묘박지에 피는 꽃 / 김순경 버려진 섬처럼 널브러져 있다. 닻을 내린 채 접안 순서를 기다리며 휴식을 취하느라 꿈쩍도 하지 않는다. 먼 길을 돌아온 배는 사력을 다한 마라톤 선수처럼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지친 몸을 바다에 뉜다. 언제부터 정박하고...  
476 흉혈胸穴 / 김정화
정조앤
Dec 11, 2022 98
흉혈胸穴 / 김정화 과연 고승의 풍모답다. 결가부좌한 다리 위로 가지런히 손을 포개고 정면을 응시하는 그윽한 눈매, 곧고 오뚝한 코 아래 꼭 다문 홀쭉한 입술, 양옆으로 돋은 볼록한 광대에 연륜이 느껴진다. 이마의 세 가닥 주름과 입가로 내려오는 팔자...  
475 카푸치노 사랑법 / 정경희
정조앤
Dec 11, 2022 110
카푸치노 사랑법 / 정경희 사랑하는 연인들은 서로에게 편안하게 담겨 있고, 서로 부드럽게 섞여 있다. 그들은 부풀어 있다. 그들은 거품을 하얗게 뒤범벅한 카푸치노처럼 서로 해독(解讀)되지 않는 블랙박스일 때도 있다. 그래서 더 묘미가 있는 걸까. 서로...  
474 시간의 수레바퀴 / 김이랑
정조앤
Dec 11, 2022 168
시간의 수레바퀴 / 김이랑 째깍째깍 초침이 시간을 썬다. 얇게 썰린 시간의 조각은 소리와 함께 허공에 부서진다. 일상의 소음이 제거된 새벽, 초침 소리는 더욱 또렷하게 들린다. 일 초 이 초, 생애 주어진 시간이 짧아지는 소리를 의식할수록 자꾸만 초조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