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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Articles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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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546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7709
1693 스펑나무야, 더 누르면 아파! / 고경서
정조앤
Apr 22, 2024 39
스펑나무야, 더 누르면 아파! / 고경서 아주 무시무시한 동물들이다. 분홍 코끼리를 통째로 삼킨 보아 구렁이처럼 벌러덩 드러누웠다가 서서히 꿈틀거린다. 묵직한 똬리를 풀어 지붕 위로 기어오르거나 땅을 짓밟고 깔아뭉갠다. 쓰러뜨린 담장에 걸터앉아 거드...  
1692 키위 하우스 / 최종희
정조앤
Jan 29, 2024 39
키위 하우스 / 최종희 숨을 쉬기도 눈치가 보일 지경이다. 지금 이 순간에 기침이라도 하면 공중질서를 어지럽히는 예의 없는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 유리 벽 안의 움직이는 물체를 찾느라 온 신경을 곤두세운다. 드디어 검은 적막 속에서 긴 부리에 병아리와 ...  
1691 등, 무꽃 피다 / 김근혜
정조앤
Mar 02, 2024 39
등, 무꽃 피다 / 김근혜 등에 무꽃이 허옇게 폈다. 꺾어서 맛을 본다면 아마도 달싸한 맛이 나지 않을까. 눈여겨보지 않아도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며 한 생을 마감하는 사람 등에만 피는 꽃, 아름다운 향을 지니고도 어둠 속에 있어서 더 쓸쓸해 보인다. 가족...  
1690 그림자 / 노혜숙
정조앤
May 17, 2024 39
그림자 / 노혜숙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거실 벽에 그림자를 만들고 지나간다. 길가의 벚나무가 베란다 유리창을 뚫고 벽에 부딪치면서 허리가 꺽인다. 잔가지들이 태풍에 휩쓸리듯 한쪽으로 누웠다가 서서히 일어난다. 밤의 어둠 속에 가려져 있던 사물들이 ...  
1689 POST, 결혼/ 정아경
정조앤
Feb 26, 2024 40
POST, 결혼/ 정아경 “그럼 우린 뭐야?” “반 부부지” “반 부부?” 한 지붕 아래 살지 않지만 부부나 다름없는 관계를 반 부부라고 정의하면 어떨까? 한 지붕 아래 살지만 따로 생활하는 부부는? 반은 같이 살고, 반은 따로...  
1688 싱가 미싱 / 김도우
정조앤
May 22, 2024 40
싱가 미싱 / 김도우 앉은뱅이 미싱을 샀다. 잠이 오지 않을 때, 불현듯 무엇이 만들고 싶을 때, 미싱 앞에 앉는다. 새로 산 바짓단을 올리거나 손수건에 레이스를 단다. 마음이 내키는 날엔 방석이나 쪽문 커튼을 만들기도 한다. 세련된 작품은 아니지만 세상...  
1687 불돌 / 이승숙
정조앤
Jun 01, 2024 40
불돌 / 이승숙 작은아이의 방문이 빼꼼히 열려 있다. 투명 인간처럼 지낸 게 달포가 다 됐지 싶다. 문을 열었다는 건 마음을 풀고 싶다는 신호다. 묵언으로 시위하는 아이나 엄마인 나도 힘든 시간이다. 시시때때로 버럭 대는 상황을 맞닥뜨릴 때마다 적이 당...  
1686 대숲을 거닐며/ 이형숙
정조앤
Jun 22, 2024 40
대숲을 거닐며/ 이형숙 ​ ​ 겨울과 봄이 뒤섞이는 2월, 대숲에는 진초록 향기만 고여 있는 게 아니었다. 바람이 데려온 봄 향기와 우듬지에 모인 댓잎들이 볼을 비벼대는 소리로 가득하다. 투명한 바람조차 초록빛이다. 바깥은 봄을 부르는 햇볕이 따뜻한데, ...  
1685 느레이 김옹 / 김삼진
정조앤
Sep 10, 2023 41
느레이 김옹 / 김삼진 어쩌다가 불쑥 떠오르는 어렸을 때의 별명이 있다. ‘느레이’다. 이 단어가 사전에 는 함경도지방에서 잠꾸러기를 일컫는 방언이라고 나오지만 즉흥적인 어감만으로는 ‘느린 놈’이란 뜻으로 사용한 것 같다. 이 ...  
1684 표리검表裏劍 / 조이섭
정조앤
Sep 10, 2023 41
표리검表裏劍 / 조이섭 명절 끝에 친구를 만났다. 나이 든 남자끼리 만나 술이 한잔 들어가면 항용 그렇듯 ‘라떼는’ 향연이 이어진다. 어릴 적 고생했던 이야기야 이미 재탕 삼탕까지 우려먹은 사이인지라, 친구가 한참 뜸을 들인 끝에 한마디 툭...  
1683 갓길 / 홍윤선
정조앤
Dec 22, 2023 41
갓길 / 홍윤선 가는 빗방울이 헝클어져 날린다. 베란다에 쌓아 놓은 가재도구도 기우뚱 불안하게 밖을 내다본다. 비가 제법 올 거라고 했는데 이 정도 같으면 움직일 만하다 싶어 운전석에 앉았다. 내비게이션이 평소와 다른 경로를 우선해 보여주지만 예사로...  
1682 장항으로 가는 길 / 정혜숙
정조앤
Feb 07, 2024 41
장항으로 가는 길 / 정혜숙 장항으로 간다. 토함산 기슭을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대왕암으로 머리를 돌리다가 장항리 골짜기에서 먼지 묻은 맨발을 씻으라는 듯, 움푹 웅덩이에 세숫물을 받아놓았다. 신성한 제단을 오르는 옛 수도자의 행로를 따라 운동화 끈을...  
1681 재앞 / 이난호
정조앤
Apr 15, 2024 41
재앞 / 이난호 4월 중순, 아파트 단지 내 가로수가 잘린다. 기계톱 소리 밑으로 떨어진 가지들이 땅에 닿아 한 번 껑충하고 부르르 떨고 눕는다. 채 푸르지 못한 잎이 달린 가지도 있다. 30여 년 전 입주 초기 묘목 크기가 그 가지들만 했었다. 그들이 어느새 ...  
1680 지네와 비수리 / 강천
정조앤
Feb 16, 2024 42
지네와 비수리 / 강천 술 단지를 열었다. 알싸한 향기가 주당임을 자처하는 내 코끝을 간질인다. 우연히도 베란다 한쪽 구석에서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쓰고 있는 술 항아리가 눈에 들어왔다. 누군가 비수리로 담근 술이 몸에 좋다기에 지난가을 앞뒤 가릴 것 ...  
1679 청심헌 반시 / 김순경
정조앤
Feb 16, 2024 42
청심헌 반시 / 김순경 서늘한 바람이 핏빛을 몰고 온다. 짙은 초록의 두꺼운 감나무 이파리도 진홍으로 얼룩진다. 뜨거운 햇볕과 거친 비바람을 막아주던 잎사귀가 하나둘 떠나자 빨간 감이 파란 하늘에 박힌다. 속살을 훤히 드러낸 홍시가 더는 무게를 견디지...  
1678 옛 생각 /곽흥렬
정조앤
May 22, 2024 42
옛 생각 /곽흥렬 산골의 여름은 뻐꾸기 소리로 온다. 보리 이삭이 패기 시작할 무렵, 세상의 풍경이 나른해지는 오후가 되면 저 멀리 산등성이 쪽에서 남편 잃은 청상靑孀의 피울음처럼 뻐꾸기가 "뻐꾹~ 뻐꾹~" 처량하게 목청을 뽑는다. 무연히 턱을 괴고 앉아...  
1677 상추쌈 / 김남희
정조앤
Jun 01, 2024 42
상추쌈 / 김남희 썰렁한 적색 등만이 가득한 삼겹살집이다. 식당 안은 미안할 정도로 조용하다. 늦은 퇴근에 배가 고프니 시야까지 흐릿하다. 된장찌개에 밥 한 그릇이 간절하다. 삼겹살 3인분과 된장찌개 그리고 공깃밥을 주문하자 고기보다 반찬들이 먼저 나...  
1676 갈치는 죄가 없다 / 홍정현
정조앤
May 22, 2024 43
갈치는 죄가 없다 / 홍정현 이 나이에 반성이라니 서글프다. 부끄럽다. 갈치에 관한 이야기다. 본질적으로는 그러하다. 주인공인 갈치는 지금 우리 집 김치냉장고 안에 조용히 누워있다. 그리고 잠시 후 버려질 것이다. 아파트 주차장 구석 음식물 수거함. 나...  
1675 빨래 널기 / 이신애
정조앤
May 04, 2024 44
빨래 널기 / 이신애 까마귀는 아무 때나 울지 않는다. 그런데 "악-"하는 소리에 잠이 깼다. 물에 빠진 것 같아서 사방을 둘러보니 내 방이었다. 야트막한 산을 거의 수직으로 깎고 고층아파트를 지은 탓으로 도로가 운하처럼 깊어졌다. ​ 차는 지나가 버리지...  
1674 모란꽃과 팔려온 신부 / 손광성
정조앤
Apr 30, 2024 44
모란꽃과 팔려온 신부 / 손광성 모란을 일러 부귀화富貴花라고도 하고, 화중왕花中王이라고도 한다. 크고 소담스러우며 여유와 품위를 지녀서이리라. "앉으면 작약, 서면 모란"이란 말도 있다. 이리 봐도 예쁘고 저리 봐도 예쁘다는 뜻이다. 화려하고 풍만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