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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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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546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7709
1713 서랍과 바랑 / 이경수
정조앤
May 04, 2024 28
서랍과 바랑 / 이경수 찬바람에 눈까지 내리는 겨울 같은 봄인데도 꽃은 제철을 놓칠세라 저마다 고운 자태를 뽐내고 갔다. 하지만 나는 아직까지 칙칙하고 무거운 겨울옷을 걸치고 있다. 이런 겨울옷은 봄옷과 함께 옷장에도 서랍장에도 버티고 있다. 새봄이...  
1712 문양 / 류창희
정조앤
May 27, 2024 28
문양 / 류창희 영부인들이 청와대 입성을 하면 식기 세트부터 바꾼다고 한다. 어느 분은 일본 도자기를 수입하고, 어느 분은 군대의 상징인 초록빛 무늬를 선호했으며, 당의를 입던 분은 본차이나의 화려함을 택했다. 단순하고 세련미가 있는 흰 그릇을 사용...  
1711 시간을 박음질하며 / 최봉숙
정조앤
Jun 07, 2024 28
시간을 박음질하며 / 최봉숙 인연의 붉은 실은 얄궂게도 산골 청년과 도시 처녀를 하나로 묶었다. 신혼부부가 된 우리는 우줄우줄한 산이 고집스레 박혀있는 산촌에서 신접살이를 시작했다. 도시에서 수돗물을 마시며 살던 도시내기가 부엉이 울음소리를 들으...  
1710 시원한 날의 비망록 / 조명래
정조앤
Jun 17, 2024 30
시원한 날의 비망록 / 조명래 타향 객지를 떠돌다가 늙고 지친 몸으로 고향에 돌아온 페르귄트를 맞은 건 백발이 된 솔베이지였다. 페르귄트는 그날 밤 솔베이지의 무릎에 누워 눈을 감았다. 꿈에도 그리던 연인을 안고 ‘솔베이지의 노래’를 절절...  
1709 외딴집 / 조현미
정조앤
May 22, 2024 31
외딴집 / 조현미 호박꽃 한 송이가 피어 있다. 그 집이 있던 자리에, 노을이 짙게 비낀 꽃은 붉다. 꼭 조등弔燈 같다. 천생이 직립과는 먼 넝쿨에게 콘크리트 담벼락은 숙주가 되기엔 여러모로 옹색해 보인다. 어쩌다 수라修羅같은 콘크리트 틈새에 뿌리를 내...  
1708 글쟁이들 대장간 / 이문자
정조앤
Jun 07, 2024 31
글쟁이들 대장간 / 이문자 풀무질에 쇳덩이가 익어간다. 벌겋게 달궈진 쇠가 모루에 놓이자 드디어 시작되는 메질. 세상의 어떤 소리보다 리드미컬한 연주다. 앞 메 옆 메가 번갈아 치고 때리면 엿가락처럼 휘었다가 늘어난다. 대장장이가 집게로 잡아주는 방...  
1707 산길 / 유병근
정조앤
Jun 11, 2024 32
산길 / 유병근 숲속에서 새가 운다. 새소리를 따라 나뭇잎을 흔들고 가는 즐거운 바람 소리도 있다. 마침 계곡 물소리가 도란도란 건반을 치는 것 같다. 삼중주라는 말이 떠오른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산이 갑자기 울리는 소리를 한다. 묵직한 테너 목소...  
1706 벽, 담, 문 / 조 헌
정조앤
Jun 07, 2024 32
벽, 담, 문 / 조 헌 그는 순백의 도화지다. 아니 깨끗한 순면純綿이다. 어느 한 곳도 때 묻지 않은 무구함 그 자체다. 눈처럼 희기에, 무엇이든 스치면 여지없이 묻고 번질 것이다. 타인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받아들여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남을 흉보거나 욕...  
1705 바다/ 손광성
정조앤
Jun 11, 2024 33
바다/ 손광성 ​ ​ 바다는 물들지 않는다. 바다는 굳지도 않으며 풍화되지도 않는다. 전신주를 세우지 않으며 철로가 지나가게 하지 않으며, 나무가 뿌리를 내리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품 안에 진주조개를 품고 식인 상어를 키우더라도 채송화 한 송이도 그 ...  
1704 명품 / 고유진
정조앤
Jun 17, 2024 33
명품 / 고유진 복제품은 앤디 워홀 작품의 보증서까지 치밀하게 제작했다. 미스치프가 이렇게 대담하게 베껴도 작품으로서 가치를 지니는 건, 그 속에 담긴 의미가 선득하도록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원작을 구별하기 힘들어진 세태의 반영과 기발함이 빛을 발...  
1703 책섶 / 배영주
정조앤
Jun 22, 2024 33
책섶 / 배영주 몇 해 전 길을 가다 식물 파는 가게에서 관상용 머루 포도나무를 들여왔다. 알갱이가 앙증맞아 덥석 안고 왔는데, 넝쿨이 자라면서 옆에 있는 식물을 휘감아 자꾸 귀찮게 한다. 매번 줄기를 싹둑 잘라내어서인지 몸통에 이파리만 무성하고 열매...  
1702 세 번째 물줄기 / 이래춘
정조앤
Jun 22, 2024 33
세 번째 물줄기 / 이래춘 내 인생을 깊이 생각하고 싶었다. 한적한 곳을 찾아 태백으로 떠났다. 짧은 발걸음 끝에 삶을 꿰뚫어 보는 혜안이 갑자기 생길리야 없겠지만 오롯이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삼십 년 동안 가전회사를 다녔다. 주로 영업 관련 일...  
1701 소처럼 느린 당숙 / 김 용 택
정조앤
Jun 11, 2024 34
소처럼 느린 당숙 / 김 용 택 여름엔 점심밥을 먹으면 모든 동네 사람들이 강가 정자나무 아래로 모여든다. 누가 오라고 하지도 않고 누가 부르지도 않고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동네 사람들은 모두 밥숟갈을 놓기가 바쁘게 정자나무 아래로 끄덕끄덕 ...  
1700 바게트 / 황진숙
정조앤
Jun 11, 2024 35
바게트 / 황진숙 터질 대로 터져라. 쿠프가 벌어지고 속살이 차오른다. 칼금을 그은 껍질 사이로 속결이 뚫고 나올 기세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맘껏 팽창한다. 노릇하게 제 색을 갖추자 오븐 밖으로 나온다. 안과 밖의 온도 차로 바삭거리는 소리가 생동한다...  
1699 기도를 그만큼 열심히 했으면 / 곽흥렬
정조앤
Jun 22, 2024 36
기도를 그만큼 열심히 했으면 / 곽흥렬 대지가 온통 꽃향기로 부풀어 오르는 어린이날 아침이다. 푸르른 하늘을 비상하는 새들이며 연초록빛 벌판을 달려가는 시냇물이 싱그러움을 더한다. 온 누리에 넘치는 생명의 찬가에 일상사로 각다분해졌던 마음이 절로 ...  
1698 옛 우물 / 박동조
정조앤
Jun 01, 2024 36
옛 우물 / 박동조 틈새마다 잡초가 우북하다. 우물 주위로 깨진 시멘트가 여기저기 나뒹굴고, 구석에는 바람이 만든 티끌 더미가 작은 산을 이루었다. 눈을 씻고 봐도 사람의 발길이 닿았다는 흔적이 없다. 한때는 마을사람들의 하나뿐인 젖줄이 어쩌다 이 지...  
1697 내 이름에 대한 단상 / 김응숙
정조앤
Jun 17, 2024 36
내 이름에 대한 단상 / 김응숙 내 이름 석 자는 ’김응숙‘이다. 한때 개명하는 게 유행이었다. 끝순은 지영으로, 순자는 태희로, 숙희는 하영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세련되면서도 좋은 운이 따르는 이름이라고 했다. 지인들이 새 이름으로 불러달...  
1696 그림자 / 노혜숙
정조앤
May 22, 2024 37
그림자 / 노혜숙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거실 벽에 그림자를 만들고 지나간다. 길가의 벚나무가 베란다 유리창을 뚫고 벽에 부딪치면서 허리가 꺽인다. 잔가지들이 태풍에 휩쓸리듯 한쪽으로 누웠다가 서서히 일어난다. 밤의 어둠 속에 가려져 있던 사물들이 ...  
1695 단비와 우산 / 안경덕
정조앤
Jun 17, 2024 37
단비와 우산 / 안경덕 벚꽃은 아직 입을 다문 게 많다. 비우듬한 언덕에 드문드문 군락을 이룬 노란 개나리꽃과 중턱 길에 새하얀 목련꽃은 만개 시기가 살짝 지났다. 탐스러운 꽃을 때맞춰 보는 것도 행운이겠다. 대개의 사람이 꿈꾸던 일도 때를 놓치는 게 ...  
1694 엉그름 / 김순경
정조앤
May 13, 2024 38
엉그름 / 김순경 가슴이 답답하고 목이 멘다. 폭염이 여러 날 계속되자 논바닥 실금이 빠르게 번진다. 갈기갈기 찢어지고 갈라진 틈새가 속살을 드러내면 농부들의 무거운 한숨 소리가 짙게 깔린다. 갈라 터진 바닥을 메우려고 허둥대지만, 틈새는 깊어만 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