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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Articles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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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548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7716
373 말벗 / 허정진
정조앤
Nov 15, 2023 77
말벗 / 허정진 늦은 오후다. 자폐증에 빠진 괘종시계가 새벽인지 저녁인지 5시 근처에 멈춰 있다. 나이 든 나도 낡아가는 가구처럼 하나의 정물화가 되어간다. 무기력하게 한 곳만 응시하는 집중 아닌 집중, 시간을 다 써버린 사람처럼 넋 놓고 얼이 빠져 지...  
372 다이어리 / 김삼진
정조앤
Jan 01, 2024 77
다이어리 / 김삼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미니다이어리가 있다. ​ 당시는 수첩手帖이라고 했다. 문자 그대로 손바닥에 쏙 들어오기 때문이다. 작지만 일 년 열두 달, 한 달 삼십일이 메모할 수 있도록 칸이 쳐있어 칸마다 작은 글씨로 서너 줄 메모할 수 있다. ...  
371 그날 아침 떡갈나무 / 정태헌
정조앤
May 30, 2023 77
그날 아침 떡갈나무 / 정태헌 저게 누구인가. 도심 물결 속에 도드라진 뒷모습에 눈길이 쏠린다. 작달막한 키, 빛바랜 먹물 장삼, 조붓한 어깨, 결곡한 목덜미, 음전한 걸음새, 청정한 뒤태로 봐 비구니이다. 뒤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아슴아슴한 기억 속으로...  
370 계절풍 / 김경순
정조앤
May 20, 2023 77
계절풍 / 김경순 남편은 또 배낭을 꾸린다. 몇 달째 내가 보아오는 토요일 밤의 풍경이다. 익숙하고도 절도 있는 손놀림이 일련의 경건한 의식 같다. 여벌의 옷가지와 아직 끊지 못한 담뱃갑이며 지갑, 손수건 등을 챙기며 내일 아침 잊어버린 물건 없이 떠나...  
369 원조 해장국밥집 / 심선경
정조앤
May 04, 2023 77
원조 해장국밥집 / 심선경 난 하루의 고단함이 비 젖은 전봇대에 기대 있다. 작은 우산 하나에 얼굴만 집어넣은 덩치 큰 아이들이 뭐가 그리 좋은지 빗물을 튀기는 장난을 하며 우르르 몰려다닌다. 일방통행 길로 잘못 들어선 차의 뒷걸음에 무거운 세상은 저...  
368 플라톤의 행복 / 홍혜랑
정조앤
Apr 07, 2023 77
플라톤의 행복 / 홍혜랑 초등학교 5학년 때 6·25 동란이 터졌다. 서울을 떠나 발이 닿은 피난지는 대구나 부산 같은 남쪽의 대도시가 아니라 선친의 생가가 있는 충청도 산골의 집성촌 마을이었다. 얕은 산비탈 꼭대기 집에 살고 있는 초로의 노인에게...  
367 막돌탑 / 박양근
정조앤
Apr 02, 2023 77
막돌탑 / 박양근 부산의 중심지에 자리한 금련산에 작달막한 봉우리들이 솟았다. 여름 뙤약볕의 열기를 받은 돌산이 구경거리가 아니라면 어쩔 수 없지만 생겨난 과정이 예사롭지 않다. 세 번의 여름이 지나면서 투박한 돌탑이 막 손에 의하여 올려진 것이다....  
366 걱정도 팔자 / 김상영
정조앤
Nov 12, 2022 77
걱정도 팔자 / 김상영 가을빛 고운 시월이다. 벼가 출렁이던 들녘이 온통 마늘 논으로 변해간다. 갈 길 먼 나그네처럼 조급해진 농부들이 가을일을 서두른다. 콤바인이 벼를 베 넘기는가 싶더니 떡시루처럼 논이 갈리고 마늘이 심어지는 게 순식간이다. 들판 ...  
365 더늠 / 김순경
정조앤
Nov 02, 2022 77
더늠 / 김순경 다시 CD를 굽는다. 휴대전화기에 녹음된 소리 파일이다. 몇 달 전에도 배우고 있던 판소리를 편집한 적이 있다. 출퇴근 시간에 듣다 보면 아무리 극심한 교통체증도 답답하지 않고 조급함도 사라졌다. 여러 번 접하다 보니 사설과 장단이 낯설...  
364 굴뚝새 / 강돈묵
정조앤
Aug 29, 2022 77
굴뚝새 / 강돈묵 떨기나무의 키를 넘지 않는다. 바위의 옆구리를 스치듯 질주해도 허리쯤을 가로지른다. 아무리 날갯짓을 해도 그 이상 높이 나는 법이 없다. 이런 낮은 자세는 제어된 삶 탓인지, 스스로 겸손의 길로 택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전생의 죄 때...  
363 왕빠갑빠 / 유병석
정조앤
Jun 22, 2022 77
왕빠갑빠 / 유병석 지난 70년대의 어느 세월에 있었던 이야기다. 명실상부한 대학의 전임교수였지만 툭하면 학교가 문을 닫는지라 나는 실업자와 같이 집에서 뒹굴며 지내기 일쑤였다. 문을 닫는 시절이 마침 가장 화창한 계절인 4,5월이거나 생기가 나는 때인...  
362 울 어매 유품 / 정인호
정조앤
Jun 10, 2022 77
울 어매 유품 / 정인호 그리움이란 말속에는 사랑이 있다. 다른 사람도 그렇겠지만 나에게 어머니 사랑이란 퍼 올려도 퍼 올려도 줄지 않는 우물과도 같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숭고한 단어 어머니, 그걸 부정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 어머니를 내 어릴 ...  
361 단단함 그리고 시나브로 / 김길영
정조앤
Mar 07, 2022 77
단단함 그리고 시나브로 / 김길영 단단하기로 말하면 대리석만 한 게 또 없을 것이다. 대리석은 땅 속에 묻혀 있던 석회암이 높은 온도와 강한 압력에 의해 약한 지층을 뚫고 나와 굳어진 변성암의 일종이다. ‘대리석’이라는 명칭은 중국 ‘...  
360 폐허를 지키는 파르테논 / 김나현
정조앤
Sep 27, 2021 77
폐허를 지키는 파르테논 / 김나현 아크로폴리스 언덕에 겨울 볕이 따스하다. 파르테논신전 앞에서 뻐근하고 벅찬 감동에 젖는다. 여행 일정에 아크로폴리스와 메테오라가 없었더라면 유럽 여행에 마음이 동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여행에서 돌아올 때 코로나...  
359 고리 / 전미경
정조앤
Jan 06, 2024 76
고리 / 전미경 침묵이 흐르는 반가다. 닫힌 문마다 정교한 이음이 가문의 결로 자리한다. 가옥을 지키고 있는 텅 빈 뜰엔 고요와 쓸쓸함만이 사대부의 흔적을 대신한다. 바람도 잠시 걸음을 멈춘 듯 작은 움직임조차 일지 않는 비움의 터다. 솟을대문을 사이...  
358 나의 마음이 맑고 힘차게 우주와 교신하기를 / 정우영 file
정조앤
Jan 22, 2024 76
 
357 김치전 / 강여울
정조앤
Nov 06, 2023 76
김치전 / 강여울 찌개가 끓는 동안 김치를 낸다. 냄새가 시큼한 것이 너무 익은 것 같다. 중간의 한 부분만 썰어서 그릇에 담고, 나머진 물기를 꼭 짜서 잘게 썬다. 냉동실에서 돼지고기도 꺼내 다지고, 야채실의 부추도 송송 썰어 볼에 담는다. 계란을 깨어 ...  
356 수필 삼국지 / 이미영
정조앤
Jul 29, 2023 76
수필 삼국지 / 이미영 대저 천하의 명저란 오랫동안 읽히면 반드시 새로운 평가를 받고 오랫동안 재평가됐다면 반드시 오래 읽히게 된다. 《수상록》의 표지와 첫 장을 장식하는 몽테뉴의 초상화는 “내 책은 뭐 별거 없어요, 좀 있는 집안에서 나고 자...  
355 뿌리의 힘 / 문혜란
정조앤
May 25, 2023 76
뿌리의 힘 / 문혜란 집이란 대저 이러해야 한다는 호감으로 마주한다. 앉아있으되 터를 누르지 않고, 하늘로 열려있으나 가볍지 않다. 집은 하나같이 단아하고 간결하여 호사를 멀리한 근검함이 배어나나 이백 년 세월을 품고 당당하다. 기와지붕의 곡선과 골...  
354 동백마을에 동백꽃이 피면 - 김희숙
정조앤
Apr 29, 2023 76
동백마을에 동백꽃이 피면 - 김희숙 동죽조개 맛이 깊어지면, 서쪽 바닷가 동백마을에 가리라. 마을 앞 고두섬 주변으로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갯벌에 숨구멍이 보이고 그곳을 호미로 깊숙이 파내 보리다. 부지런히 뻘 속을 뒤지면 봄볕 품은 동죽이 물총을 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