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말에 한국을 다녀왔다. 늘 그렇듯 돌아와 겪는 시차려니 하고 불편한 컨디션을 참아냈다.

시간이 지나며 나아지는 기미가 없이 점점 감기기운이 엄습해 오는 게 아닌가.

목은 부어 오르고 기침까지. 전화가 와도 대꾸를 할 수 없을만큼 목소리가 나오질 않았다.

마침 안과 약속이 있었던 터라 같은 날 주치의에게도 들러 약을 처방 받았다.

주위 사람들의 말씀 '늙어서 그래...'. 동의한다.

혼자서 사는 이들에게 가장 힘든 시간이 몸이 아플 때라 생각한다. 나 또한 며칠을 혼자 침대에 누워

나아지기를, 덜 아프기를 기다리는 동안 마음이 추워왔다.

씩씩한 척 살아가지만 실상 몸이 내 맘대로 움직여 주지 않으니 서러운 마음에 눈물이 흐른다.

낮에 잠깐 잠든 동안 꿈을 꾸었다. 남편이 함께 있었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어딘가 여행길에 함께였던 모습은 분명했다.

그가 떠난 지 9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꿈에라도 내게 와 준 것이 몇 번 없었다. 아마도 앓고있는

나를 찾아와 주었나.

일어나야지.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열심히 살아야지. 마음이 추워도 이겨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