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y at Home 이 준 선물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corona 19 팬더믹 으로 3월19일부터  Stay at Home 이 시작된지 석달이 되어간다.  중국 우한 에서 시작 된 전염성 이 매우 강하고 생명 에 커다란 위협 을 주는  위험한 바이러스 가 전세계 에 퍼지며 온 나라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와  의 전쟁 을 치루고 있는 중이다. 공상 영화 에서나 나올법한 일 들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일주일 단위 로 정기적인 모임 이나  만남 , 운동 스케쥴  이 있었는데, 갑자기 이 모든것이 단절 되니 남아도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참으로 막막했다. 처음 몇주간 대부분 의 시간을 유튜브로 한국 소식 듣거나 평소엔 잘 보지도 않던 연속극 드라마 보며 하루하루 를 의미없이 흘려 버렸다. 그러면서 특별히 피곤한 일도 없는데  눕기만 하면 이상하게 시도 때도 없이 잠에 빠져들곤 했다.  지루하고  단조로운 일상들 이 지나갔다 . 이렇듯 첫 한달 귀중한 시간들 을 손가락 사이로 순식간 에 빠져 나가는 물 과 같이 허무하게 낭비 해 버렸다.  예상을 깨고 Stay at Home 이 길어지고 한달이 지날 무렵,  계속 이런식으로  살다가는 내가 나를 용서하지 못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래서 아무런  방해없이 온전히 나를 위해 쓸수 있는 이런 귀한시간 이 주어진것 을 고맙게 생각하자 라고 마음을 고쳐 먹기로 했다.  

 

차츰 마음이  평온해 지고 조금씩 현실에 적응해 가기 시작했다.  외출시 마스크 를 써야하니  화장할 일도 없고 염색 안해 희끗희끗 해 지기 시작한 머리, 모자 쓰면 만사형통 이고 그에 맟춰 무난한 옷차림 으로 나갔다 오면 되니 참 편안하다.  아예 이참에  염색 하지말고  흰 머리 휘날리며 다녀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왠지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야 제대로 사는것 같다는 생각에 늘 쫓기듯 살아온 일상, 남들과 의 대화는 중요시 여기면서도  정작 내 마음의 소리에 는 귀 기울지 못했던 나, 사람 들 과 의  만남 이 줄어드니 어느샌가  나 자신과  진솔한 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것 을 알게 되었다. 내가 나와 조금씩 친해져 가고  있었다. 꾸미지 않아 수수해진 외모 만큼 순수하고 깊은 나의 내면에 더 가까이 다가갈수 있었다  

 

전에 힌번 읽었던 류시화 시인의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라는  산문집 을 다시 읽어 보았다. 일찍부터 시인이 되기로 결심하고 평생을 자기가 하고싶은 일 에 전념 하며 살아 오면서 깨달은 그의 지혜 와 삶의 깊이는 오랜세월 수행 에 정진해 온 수도자 의 길 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의 심오한 글을 읽다보면 나의 복잡했던 머리도  조금씩 정리 되면서 어떻게 무엇을 삶 의 중심에 두고 살아야  온전한 나로 살아갈수 있는지 고민 아닌 통찰 을 해보게 된다 .  왜  쫓기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왜 무언가를 항상 하면서도 아무것도 하지못하고 하루하루 를  낭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질책 하고 있는지,  그 질문에 대한 답이 그의 글 속에 녹아 있는것 같다. 진정한  나 로써  살아가지  못하고 있는것은  순간순간 을 살고있지 않기 때문 이라는 생각 이든다.  과거를 되 짚어보고 후회를 하거나, 미래의 삶을 꿈꾸면서 오지않은 걱정  앞당겨 하며, 정작 지금을 살아가고 있지 못하기 때문 이라는 자각 을 해 본다 

 

뒤뜰 페티오 에 앉아 향긋한 모닝 커피 를 마시며 팜트리 잎파리 사이사이 를 헤집고  불어오는 바람소리, 먼 하늘 에서  간간히 들려오는 비행기 의  정겨운 소음,  캘리포니아  유월의  따듯한 햇살을 온몸으로 느껴본다. 그래  인생 별것 있는가,  지금 내게 들려오는 시원한 바람소리, 어깨 언저리 에 소담히 내려앉은 햇살, 나풀나풀 꽃 위 를 날아다니는 나비 에  사랑스런  시선 을 주면서  보고 느낄수 있고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행복 을 선택하며 살아가면 되는것 을….. 현재 에 집중해 지금 이 순간을 살고있을때 오히려  내가 해야하고  하고싶은 일 들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는 사실 을 깨닫게 된다.  잘 나이들어 간다는 말을 할때  흔히들 잘 익어 간다  라는 비유 를 한다 . 그러나 나는” 잘 익어가고싶다 는 말 대신  잘 숙성 해 가고 싶다 “ 라는 소망 을 가져본다 . 익어 간다는 것은 머지않아 썩을수 밖에 없기 때문에 , 숙성 되었다 라는 것은 이미 썩음 을 넘어선  긴 시간 어둠 과 고통 의 터널 을지나  발효 된 것이고 시일이 지날수록  더욱더 깊은 맛 을 내는것 이기에 , 남아있던 한모금 의 커피 를 마저 비우고  거실로 들어선다. 내게 온전히 주어진 오늘 어떤 하루 로 채워 나갈것인가  하는  행복한 기대와 함께 .

 

2020 년7월 마지막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