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소녀의 사랑 이야기 (한국일보 5/1/26 금요단상)

                                                                   http://www.koreatimes.com/article/20260430/1611585

이희숙

 

신문을 뜨겁게 달군 기사가 있었다. 98회 아카데미에서 케데헌(K-Pop Demon Hunters)이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Golden)상을 받으며 오스카 2관왕으로 인정받았다. K-pop 걸그룹이 무대 밖에서 악마를 물리치는 설정으로 한국 전통문화 요소를 담은 뮤지컬 영화다. K-pop의 세계적 영향력을 보여주는 평가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을 뿐 아니라 수상식에서 한국적 퍼포먼스가 인상적이었다.

며칠 전에 우버를 탔다. 요즈음 내가 손쉽게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다. 능동적이지 않아 자유스럽지 못하지만, 또 다른 면에서 좋은 점이 있다. 다양한 차종과 여러 인종의 운전자 덕분에 예상치 못한 경험을 할 수 있어 기대되기 때문이다.

오늘 운전자는 Lauren이라는 이름을 가진 갈색 긴 머리의 중년 여인이었다. 반갑게 인사하며 자리에 앉으니 음악이 흘러나왔다. 한참 듣는데 어~ 익숙한 말이 들리지 않는가. 처음엔 믿을 수 없어 집중해 귀를 기울였다. 분명 한국말이다. 영어와 섞여 나오는 한국말 가사다.

Korean을 아세요? 라고 물으니, 딸이 좋아하는 노래라고 소개했다. 호기심에 가득 차 묻는 나에게 열여섯 살인 딸이 K-pop을 즐겨 듣는다고 했다. 그녀는 콘서트 티켓을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까지 했단다. 콘서트에 참여해 열정적인 무대를 생생하게 즐긴다고 했다. 가수와 관객들이 함께 호흡하며 하나 되는 경험과 유대감을 갖는다는 것이다. 엄마인 그녀 역시 K food, K 드라마를 좋아하고, K culture에도 관심이 있다고 했다.

작년엔 한국에 다녀왔고, 한국어도 배우고 싶다고 했다. 딸은 노래 가사를 알고 싶어 한글 앓이가 시작되었단다. 노랫말 따라 글자 너머 사랑이 피어난 것이다. K-pop과 함께 자란 소녀의 한글 사랑 이야기가 아닐까. 한류 속에서 피어나는 애틋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말로만 듣던 K 한류! 뜨거운 바람이 작은 차 안에 흐르고 있지 않은가.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말이 현실이 된 것일까? 그 에너지가 공기를 흔드는 것 같다. 리드미컬한 음률이 창공을 향해 나르는 청춘의 비상을 보여준다. 나도 처음 들어보는 노래인데 어떻게 세계 무대를 휩쓸 수 있었을까? 한국어 가사를 몰라도 리듬이 먼저 심장을 이해하며 타 인종과의 관계를 이어주는 다리가 되었다. 부르기 쉬운 멜로디와 짧은 후렴구를 반복하며 대중적인 재미를 주고 모두의 어깨를 들썩거리게 했다.

또한 역동적인 곡의 구성과 멜로디 흐름이 다이내믹하게 변화하여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낸다. , , 힙합, 등 여러 장르의 음향을 혼합한 글로벌한 음악이다. 여러 명으로 구성된 그룹이 각자의 파트를 효과적으로 나누어 부르거나 랩을 하며 서사적 스토리텔링을 만들고 있지 않은가. 솔직한 이야기의 가사로 젊은이의 감성을 자극하여 공감케 했단다. 누군가의 마음을 만져주고 위로하는 음악이 되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게다가 팬들이 떼-창을 하면 거대한 함성이 울려 퍼진다. 열성 팬의 자발적인 활동을 통해 K팝 문화 바람을 불러와 성장을 가져왔다고 한다,

대화를 주고받는 사이 목적지에 도착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고 인사하며 손을 흔들었다. 현관문을 여니 어서 오세요라는 한글이 눈에 뜨인다.

 

 

 

 

(수필)

K-Pop 소녀의 사랑 이야기

이희숙

 

요사이 신문을 뜨겁게 달군 기사가 있다. 98회 아카데미에서 케데헌(K-Pop Demon Hunters)이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 오스카 2관왕으로 인정받았다. K-pop 걸 그룹이 무대 밖에서 악마를 물리치는 설정으로 한국 전통문화 요소를 담은 뮤지컬 영화다. K-pop의 세계적 영향력을 보여주는 평가라는 점에서 관심이 갔다.

 

며칠 전에 우버를 탔다. 요즈음 내가 손쉽게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다. 능동적이지 않아 자유스럽지 못하지만, 또 다른 면에서 좋은 점도 있다. 다양한 차종과 여러 인종의 운전자 덕분에 예상치 못한 경험을 할 수 있어 기대된다.

 

오늘 운전자는 Lauren이라는 이름을 가진 갈색 긴 머리의 중년 여인이었다. 반갑게 인사하며 자리에 앉으니 음악이 흘러나왔다. 한참 듣는데 어~ 익숙한 말이 들리지 않는가. 처음엔 믿을 수 없어 집중해 귀를 기울였다. 분명 한국말이다. 영어와 섞여 나오는 한국말 가사다.

내 하루의 highlight, it’s all you. 가끔은 꿈 같아 dreaming all night 내 곁에 네가 있어 feels so right 숨이 멎을 듯이 선명한 tonight 이건 아마 love, I know.’ 사랑의 설렘을 담고 있다.

 

Korean을 아세요? 라고 물으니, 딸이 좋아하는 노래라고 소개했다. 호기심에 가득 차 묻는 나에게 열여섯 살인 딸이 K-pop을 즐겨 듣는다고 했다. 그녀는 콘서트 티켓을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까지 했단다. 콘서트에 참여해 열정적인 무대를 생생하게 즐긴다고 했다. 가수와 관객들이 함께 호흡하며 하나 되는 경험과 유대감을 갖는다는 것이다. 엄마인 그녀 역시 K food, K 드라마를 좋아하고, K culture에도 관심이 있다고 했다.

 

작년엔 한국에 다녀왔고, 한국어도 배우고 싶다고 했다. 딸은 노래 가사를 알고 싶어 한글 앓이가 시작되었단다. 노랫말 따라 글자 너머 사랑이 피어난 것이다. K-pop과 함께 자란 소녀의 한글 사랑 이야기가 아닐까. 한류 속에서 피어나는 애틋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우수한 한글의 뛰어난 아름다움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을 꾹 눌러 참았다. 괜히 교사 출신 티 낼까 봐. 그런 내 모습이 우스워 혼자 피식 웃고 말았다.

 

말로만 듣던 K 한류! 뜨거운 바람이 작은 차 안에 흐르고 있지 않은가. 그 에너지가 공기를 흔드는 것 같다. 리드미컬한 음률이 창공을 향해 나르는 청춘의 비상을 보여준다. Amazing이라는 단어가 절로 튀어나왔다. 나도 처음 들어보는 노래인데 어떻게 세계 무대를 휩쓸 수 있었을까? 한국어 가사를 몰라도 리듬이 먼저 심장을 이해하며 타 인종과의 관계를 이어주는 다리가 되었다. 부르기 쉬운 멜로디와 짧은 후렴구를 반복하며 대중적인 재미를 주고 모두의 어깨를 들썩거리게 했다.

 

또한 역동적인 곡의 구성과 멜로디 흐름이 다이내믹하게 변화하여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낸다. , , 힙합, 등 여러 장르의 음향을 혼합한 글로벌한 음악이다. 여러 명으로 구성된 그룹이 각자의 파트를 효과적으로 나누어 부르거나 랩을 하며 서사적 스토리텔링을 만들고 있지 않은가. 솔직한 이야기의 가사로 젊은이의 감성을 자극하여 공감케 했다. 누군가의 마음을 만져주고 위로하는 음악이 되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칼 군무 역시 K팝의 특징이다. , 의상, 뮤직비디오 등 시각적인 요소, 퍼포먼스와 비주얼이 통합되어 빛의 칼날들이 박자에 맞춰 번쩍인다. 하나의 심장으로 뛰며, 손끝에서 발끝까지 리듬이 정렬된다. 동시에 한 명령에 따라 하나의 파도를 이루는 듯하다.

 

게다가 팬들이 떼-창을 하면 거대한 함성이 울려 퍼진다. 그들의 눈빛은 무대 위 아이돌에게 완전히 사로잡혀 있고, 노래 가사를 따라 부를 땐 엄청난 합창단이 된다. 그 열기 속에서 사람들은 서로 어깨를 들먹이며 박자를 맞춘다. 그곳은 열정으로 꽉 찬 하나의 세계가 된다열성 팬의 자발적인 활동을 통해 K팝 문화 바람을 불러와 성장을 가져왔단다,

 

 

대화를 주고받는 사이 목적지에 도착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고 인사하며 손을 흔들었다. 현관문을 여니 어서 오세요라는 한글이 눈에 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