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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Articles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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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549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7725
1633 지팡이 / 박갑순
정조앤
Dec 05, 2023 54
지팡이 / 박갑순 노부부가 걸어간다. 남편의 팔을 꼭 붙들고 오른쪽 다리를 절룩이며 걷는 부인의 뒤를 간들바람이 따라간다. 조곤조곤 대화를 나누며 걷는 모습이 애잔하면서 다정하다. 물기 마른 노거수가 줄지어 선 아파트 단지 모퉁이에 내려앉은 봄도 걷...  
1632 유식한 무식쟁이들 / 곽흥렬
정조앤
May 13, 2024 54
유식한 무식쟁이들 / 곽흥렬 아내와 함께 주택가 언저리의 한 음식점에 들렀다. 회사원으로 보이는 건너편 손님들이 화기애애하게 술자리를 갖고 있다. 주문한 요리가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왁자그르르한 분위기에 이끌려 자연스레 그들의 대화로 귀가 모아졌다...  
1631 나목으로 서다 / 김응숙
정조앤
May 13, 2024 54
나목으로 서다 / 김응숙 동구 밖 아카시아에 잎이 무성했다. 한 소년이 잎사귀 하나를 땄다. 소년은 두근대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하나씩 잎을 떼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좋아한다.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한다. 좋아하지 않는다….’ 소년은 ...  
1630 꼬리칸의 시간 / 최민자
정조앤
Feb 26, 2024 55
꼬리칸의 시간 / 최민자 -저쪽 끝이 314호실이에요. 안내인이 복도 끝 방을 가리켰다. 처음 와보는 요양병원, 가슴이 우당탕, 방망이질했다. 고관절이 무너져 앉지도 서지도 못하게 된 노모가 이곳으로 옮겨온 게 일주일 남짓, 좁고 지저분한 복개천을 돌아 ...  
1629 취약지구 / 송복련
정조앤
Jan 10, 2023 55
취약지구 / 송복련 어떤 말은 광속으로 귓속에 와 박힌다. 우리들이 교정을 막 끝내고 뭉그적거릴 때 그녀가 뱉은 말이 급소를 건드렸다. 붉은 입술이 ‘뱅쇼’라고 말하는 순간 머릿속으로 어디선가 앵무새 한 마리가 날아온 듯 낯선 이미지들이 ...  
1628 구석의 시간 / 이승애
정조앤
Nov 06, 2023 55
구석의 시간 / 이승애 자료집을 찾으려고 책장을 가리고 있던 소파를 밀어냈다. 오랜 시간 밀봉되었던 책장이 부스스 눈을 뜨는데 뽀얀 먼지가 반기를 들 듯 사방으로 흩날린다. 바닥엔 검은 비닐봉지 하나, 백 원짜리 동전 두어 개, 작은 손걸레, 신문지 몇 ...  
1627 배경,타인의 취향/ 고경서
정조앤
Nov 10, 2023 55
배경,타인의 취향/ 고경서 꽃이 만발한 들녘이다. 다갈색 어둠이 한 쌍의 남녀를 껴안는다. 상기된 여자의 맨발이 깎아지른 벼랑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다. 근육질 몸매의 남자가 긴 머리카락 속에 감추어진 여자의 풍만한 어깨를 포근히 감싼다. 눈을 지그...  
1626 나만의 시간 / 임춘희
정조앤
Mar 20, 2024 55
나만의 시간 / 임춘희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하늘 한가운데 떠 있는 뭉게구름은 갈 길을 잃어버렸는가. 구월의 햇살은 카페 처마 끝에서 고개 떨구고 나를 내려다본다. 선선한 바람은 내 목덜미를 끌어당긴다. 그러나 그런 일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나는 ...  
1625 아웃사이더 / 김진진
정조앤
Mar 27, 2024 55
아웃사이더 / 김진진 차선과 인접한 한길 구석에서 잡곡을 파는 중년 여인이 있다. 평범한 얼굴에 허름한 차림새로 늘 있는 둥 마는 둥 해서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행주치마를 겸하여 납작한 쑥색 전대를 허리에 둘러메고 앉아 작은 그릇에 이런저런 곡식들...  
1624 농부 이반의 염소 / 정성화
정조앤
May 08, 2024 56
농부 이반의 염소 / 정성화 러시아 민담에 ‘농부 이반의 염소’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반은 이웃인 모리스가 염소를 키우면서 점점 살림살이가 나아지는 게 부러웠다. 부러움은 차츰 질투로 변해갔다. 어느 날, 하느님이 이반의 꿈에 나타나 &ldqu...  
1623 반거충이가 되고 싶다 / 정근식
이현숙
Aug 24, 2023 56
반거충이가 되고 싶다 / 정근식 농사일을 50년쯤 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농사일을 했느냐고 반문하겠지만, 국민학교를 다니기 전부터 일을 했다. 마을에 사는 가까운 형의 말에 의하면 내가 7살 때부터 소를 먹이러 다녔다고 한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농사일...  
1622 불시개화 不時開花 / 김이경
정조앤
Sep 15, 2023 56
불시개화 不時開花 / 김이경 가을 하늘은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다. 서너 알 대롱거리는 산수유 열매는 파란 물속에 잠긴 새빨간 보석이다. 스마트폰이라는 마법의 기계가 하늘 속에 땅을 담는다. 빨강과 파랑의 대비가 눈이 시리도록 곱다. 저토록 파란 하...  
1621 사각지대의 앵무새 / 김영애
정조앤
Nov 06, 2023 56
사각지대의 앵무새 / 김영애 동물원에 들어섰다. 뜨거운 햇볕 속 새장에 갇힌 초록 가슴의 빨간 머리 앵무새가 눈에 들어온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루했던지 앵무새는 지친 표정으로 새장 한구석에서 졸고 있다. 아프리카 푸른 정글에서 밀림의 자유를 만끽하...  
1620 슴베 / 이치운
정조앤
Nov 15, 2023 56
슴베 / 이치운 불덩이다. 시뻘겋게 달구어진 쇠붙이가 몸통을 찌른다. 쇠가 야멸차게 찔러도 하얀 연기를 뿜어 신음만 낼 뿐이다. 나무와 쇠가 만나 다른 몸이 하나가 된다. 약하고 가벼운 것이 강하고 무거운 것을 감싸 안는다. 어느 시골집이나 광에 곡식은...  
1619 서리꽃 / 류영택
정조앤
Nov 23, 2023 56
서리꽃 / 류영택 산위를 바라본다. 야트막한 산비탈엔 잡초가 우거져있고, 우거진 수풀 사이로 붕긋 솟은 봉분들이 눈에 들어온다. 저 많은 무덤 중에 과연 어느 것이 장군의 묘일까. 망우당을 만나 뵈러 온 게 아니라 그의 문중 선산을 둘러보러 온 것 같은 ...  
1618 분갈이 / 박헬레나
정조앤
Dec 18, 2023 56
분갈이 / 박헬레나 이사 갈 날을 앞두고 화분을 선별했다. 버릴 것과 새 거처로 가져갈 것을 골라 흙 만지기 좋은 마당에서 분갈이를 할 참이었다. 화초 죽이기를 밥 먹듯 하는 내 손끝에서 명이 길어 살아남은 것들이 이젠 생과 사의 심판대에 놓였다. 모든 ...  
1617 병풍 앞에서 / 유혜자
정조앤
Feb 12, 2024 56
병풍 앞에서 / 유혜자 그림에 대한 식견도 없으면서 가끔 친구들과 함께 그림 전시회를 기웃거려 본다. 국민학교 5학년 겨울 피난 시절, 노환으로 누워 계시던 외종조부께 자주 놀러 갔다. 문 밖에선 겨울나무가 마구 몸부림치고 쌓인 눈을 털어 내리는 바람 ...  
1616 밟아라 / 반숙자
정조앤
Mar 14, 2024 56
밟아라 / 반숙자 서울에 사는 영적 동반자가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영화 <사일런스>를 꼭 보라며 청주 상영관까지 알려줍니다. 그때부터 제 머릿속은 영화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래전에 그 영화의 원전인 『침묵』이라는 소설을 감...  
1615 색깔 있는 그림자 / 유혜자
정조앤
Mar 14, 2024 56
색깔 있는 그림자 / 유혜자 30여 년 전 해외여행 때, 한밤중에 잠이 깨어 있어났다가 내 그림자에 놀란 일이 있었다. 흐릿한 수면등 뒤에서 시커먼 그림자는 방안을 꽉 채우고 있었다. 나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생각했다. 마음속에 숨겨둔 어두운 비밀이...  
1614 불쏘시개 / 곽흥렬
정조앤
May 17, 2024 56
불쏘시개 / 곽흥렬 벽난로에 불을 지핀다. 세상만사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있을까만, 벽난로 불붙이는 일 역시 생각만큼 그리 만만치가 않다. 거기에도 나름의 요령이 숨어 있는 까닭이다. 착화 순서를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적잖이 고역을 치러야 한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