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분수(噴水) - La Bufadora(The Blowhole), Ensenada, Mexico
인공으로 만든 분수는 호수나 바다나 혹은 곳곳에 만들어 놓은 것을 많히 볼 수 있다. 특히 야광을 이용해 분수 쇼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여러 가지 아름다운 색깔로 조명할 때 휘황찬란하게 비취는 색깔의 조화가 우리를 황홀하게 만들 때가 있다. 나는 이것이 인공이 아니고 자연이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물이 높이 솟구쳐 올라가다가 다시 떨어져 내려오는 모습이 참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다. 나는 인공으로 된 분수는 곳곳에서 많이 보았지만, 자연으로 이루어진 분수를 보지 못해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한국에서 와서 같이 멕시코 엔세나다에 있는 바다 분수를 보기 위해 관광을 함께 하게 되었다..
샌디에이고 미국 국경선을 넘어 티화나를 지나서 얼마 안 가서 엔세네다가 나온다. 멕시코를 바로 코밑에 두고도 한 번도 가보지를 못해서 모든 것이 궁굼한 것이 많았다. 국경선을 넘어서면서 느낀 것은 미국과 비교해 보면 가난한 나라라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가 있었다. 자연 자원은 매우 풍부한 나라이고 지금도 한창 개발이 진행 중이다. 스페인에 정복을 당해 AD 1500-AD 1800 까지 지배를 받아서 스페인 언어를 사용 하지만 이들은 유카탄 반도에 있었던 마야 문명을 자랑하고 있다.
이곳에 사는 원주민들은 관광객으로 부터 벌여 들인 수입으로 대부분 살고 있지만 매우 소박하다는 인상을 받았고 길 건널목엔 신호등이 없는 곳이 많았다. 사람들이 지나가면 무 조건 정차를 하고 지나갈 때 까지 기다려 주는 예의도 있지 않았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생활신조를 갖고 있어서 오늘이 중요한 그들에게는 마음껏 먹고 즐기는 것이 그들의 일상적인 낙이 되고 있다. 스페인의 3백 년 동안 지배하에서 정복자에게서 배운 생활철학이라고 한다. 피정복자가 내일을 생각하면 독립전쟁이 일어날수있기 때문에 피정복자의 머리를 세뇌한 결과 이들의 생활철학으로 바꿔 진 것이다.
마침 카니발 시즌이라 저녁 8시가 되니까 시내 곳곳에 무대를 장치해 놓고 악기들을 갖다 놓고 노래를 부르며 관광객들을 불러 모았다. 우리 일행들은 잠깐 구경하고 밤바다를 구경하러 일어나 바다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믐밤이 되어서 전혀 달을 볼 수가 없어 칠흑같이 어두운 깜깜한 밤이라 볼만한 야경은 없었다. 바닷가가 아니고 항만이라 정박하여 있는 배만 보일뿐 바닷가를 걸을 수 가 없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호텔로 되돌아 왔다.
다음날 아침 바다 분수에 도착해서 그 아름다운 자연 바다 분수를 볼 수가 있었다. 나이아가라 폭포처럼 물이 위에서 떨어 지는것이 아니라 바다 밑 동굴에서 간헐천처럼 동굴의 좁은 입구를 통해 바깥 공중으로 60피트까지 치솟으며 장관을 이룰 때 아름다운 무지개도 동시에 볼수 있어서 탄성이 절로 나온다. 무서운 우렁찬 굉음이 먼저 들리고 그후에 분수가 좁은 동굴 입구를 비 집고 나오면서 많은 공기와 파도의 압력으로 생긴 이 분수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바다 분수라고 한다.가장 큰 분수는 하와이, 오아후 마카푸 포인트에 있다고 한다.
나는 이 바다 분수를 바라보면서 고래 머리에서 내뿜는 분수를 연상했다. 그 큰 고래가 푸른 바다 위에서 자유자재로 헤엄치면서 내뿜는 이 물 분수를 바라볼 때 매우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특히 헐 만 멜빌이 쓴 모비 딕(Moby Dick) 일명 백경을 영화를 통해 보았을 때 감명이 깊었는데…아합 선장이 고래잡이를 나갔다가 고래에게 물려 한쪽 다리를 잃어버린 후 복수심에 불타 고래를 잡으려 깊은 바다에 또 나가지만 고래와 사투를 벌이다 고래에게 작살을 꽂았지만, 작살 줄이 아합 선장 목에 감겨 고래가 헤엄쳐 도망갈 때 끌려 가다다 익사한다.
결국 물에 빠져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아합 선장. 인간이 자연에 무모한 도전을 하다가 패배를 당하는 모습은 참으로 처절했다. 아합 선장의 복수심은 무서운 병적인 복수심이었다. 그 복수심의 그물에 자신이 걸려들어 희생당한 처참한 모습은 독자가 많은 것을 생각게 한다. 선장 아합과 고래의 쫓기고 쫓는 쟁투가 가슴을 졸였는데.. 그러면서 내뿜는 물 분수가 사투를 벌이는 고래의 무언의 저항으로 내게 다가왔다. 그 절박했던 장면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이 바다 분수는 평화로운 가운데 깜깜한 동굴 안에서 세상 빛이 그립고 푸른 바다가 그리워 절규하는 소리로 들렸다. 하늘 높이 치솟으며 마음껏 그 허탈과 공허함을 내 뱉을 때 얼마나 그 속이 시원할까 생각하니 내 스트레스가 다 살아지는 것 같아 마음이 상쾌하면서 나도 탄성을 질렀다. 그 탄성은 하늘 높이 그 분수와 함께 올라 가면서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들어 내어 내 꿈이 한참 그곳에 머물렀었다. 파란 하늘에 칠색 영롱한 무지개가 수놓을 때 나는 19세기 영국의 계관시인 윌리암 워즈워스의 시가 생각났다.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A rainbow in the sky;
So was it when my life began,
So is it now I am a man,
So be it when I shall grow old,
Or let me die!
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
And I could wish my days to be
Bound each to each by natural piety."By William Wordsworth
이 시인이 무지개를 볼 때 가슴이 뛰듯이,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한 것처럼 어린애와 같은 마음이 아니면 자연을 경외할 수 없다는 말에 공감하면서 나도 언제나 어린애와 같은 마음으로 자연을 바라보고 감격하는 문인이 되고픈 마음이 솟구치는 분수의 물보라에 함초롬히 젖어 들었다.
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운 바다 분수를 바라보면서 동시에 무지개가 떠오를 때 어린애처럼 함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정말로 감격스러운 장면이었다./늘 추억의 저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