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글쓰는 여인 (1).jpg

 

     은신처에서 일기를 쓰다.

                                   양 상훈

 

 

   공포의 적막이 사방에 걸려있어

   깊은 땅 퍼즐로 끌려가는 듯

   서릿발 칼날 진 동토위로

   요란한 말발굽이 진동하는 듯

   암스텔담의 허름한 식재료 공장 창고에

   책장으로 교묘하게 위장된 비밀장소

.

   캄캄한 밤 사나운 바람에 나래 부려져

   혼자 둥지를 지키는 새의 신새

   명랑한 유대인소녀는 세상의 모습에 현기증

   일기장<키티>와 대화비밀을 고백한 줄거리를

   낱낱이 주워 모아 전쟁의 참상을

   나치의 만행을 생생히 담아둔다.

 

 

   창으로 들어오는 가냘픈 빛의 나래 짓

   불면의 밤 바깥구경의 꿈이 행복할 때도

   사춘기 소녀의 풋풋한 감성이

   첫 사랑 소년에 대한 그리움 되어

   갇혀진 공간 안에서도 감사할 거리를

.

 

   은신처에 비밀경찰이 짐승처럼 끌어가

   글쟁이가 되고 싶은 소박한 꿈은 좌절된다.

   땀 흘리지 않고 고리대금업 투기의 기생충

   인종편견에 인종청소로 학살한 홀로코스트

   전쟁과 나치의 잔악성을 발가벗긴 안네의 일기장.

   유네스코에 증언문학의 백미로 남겨

 

 

   암흑역사에 속죄로 늘 동행하는 독일후대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하려는 현실은

   아배와 메르케르간엔 하늘과 땅까지의 차이

   나치는 천하 잔인성을 일기증언으로

   검은 역사는 엄중하게 호통을친다.

 

 

노트-사진에서 안네 프랑크의 <안네의 일기>가 떠올랐다.60여개의 언어로 번역 전 세계 독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명작으로 세계기록유산에 등제된 작품. 세계 제2차 대전기간 나치독일에 잔인한 홀로코스트가 횡행하던 시절에 강제수용소로 끌러간 네델란드 유대인 소녀 안네프랑크가 일기장 키티와 대화하는 형식으로 남긴 일기. 안네는 수용소에서 영양실조와 장티푸스로 사망, 이후 가족 중 유일하게 생존한 아버지가 이 일기장을 정리하여 출간하였다. 명랑하고 영리한 안네는 13살이 되던 생일에 받은 선물인 붉은색 체크무늬의 일기장에 <키티>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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