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통과 까치
양상훈
우체통은 소식을 보관하여 전달하는 간이 뉴스 대기실이다. 까치와는 이웃사촌 같은 밀접한관계이다. <‘아침에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 기쁜 소식이 온다.> 는 옛 속담에 우리조상들의 체험과 인식이 지혜로 체화되어 왔었다. 그래서 까치가 울면 반갑고 기쁜 소식을 맞이한다는 속담이 생겨진 것이다.
가을 감을 수확할 때 까치밥을 남겨두었던 우리조상들의 넉넉한 마음과 까치의 소리에게 자연의 이치를 발견한 조상들의 혜안. 그 속담에 정말 과학적이라는 것을 발견해낸 현대 생물학에 놀라기만 한다.
앙상한 감나무에 붙어있는 두 서너 개의 홍시를 까치밥으로 남겼다. 찬 서리 나무 끝을 까치를 위해 남겨두는 것이 우리의 정서였다. 옛이야기에서 까치는 은혜를 알고 사람의 위기를 구해주는 새‘鳥’로 묘사되었다. 까치는 반가운 사람이나 소식이 올 것을 알리는 상서로운 새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까치는 텃새로 굉장히 영리한 새이다. 자기영역으로 낮선 존재가 있으면 경계를 하느라고 ‘깍깍깍’울어댄다. 한적한 시골에서 시집간 딸이나 객지에 간 자식들 반가운 손님이 오면 또는 반가운 “우체부”가 마을에 들어오면 제일먼저 인식하고 까치는 깍깍 운다.
까치는 동네어귀의 높은 나무나 예전의 전봇대 등에 둥지를 틀고 살아간다.
까치는 시각이 사람보다 발달했고 후각역시 사람보다 뛰어나서 사람의 냄새로 기억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마을에 드나드는 마을사람이나 마을의 짐승을 멀리서도 알아 볼 수 있고 그 냄새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낮선 사람이 들어오거나 다른 짐승이 들어오면 어김없이 냄새로 ‘낮선 것’임을 파악하고 경계의 표시로 들이 된다고 한다. 따라서 까치가 갑자기 울어대면 틀림없이 평상시와는 다른 냄새를 받았다는 표식이라는 것
누군가가 이런 마을을 찾아오는 손님이었다면 친척이든 자녀이든 관계가 있는 사람일 테고 그렇기 때문에 반가운 만남이 있을 터. 그래서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 라 는 말이 생겼다고 본다. 까치의 능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예지능력이 얼마만큼 있다고 한다.
자기가 살고 있는 나무에 천재지변이 발생할 위험성을 미리 알았을 때 둥지를 미련 없이 버리고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다고 한다.
현재 연구에 의하면 까치는 약7살 아이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약 200문장정도의 말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은 아니다. 이것은 까치주변에 살고 있는 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인식할 수 있으며 집 떠나 간 아버지 혹은 장에 나갔다가 오신 어머니 서울 간 큰 형님을 인식해왔다는 실예가 된다. 그 반가운 손님들이 올 때, 까치는 어느 집으로 오는 손님인줄 알아서, 까치가 먹을 감을 따지 않고 까치밥으로 남겨준 고마운 이웃에게 반기는 손님이 왔다고 알려주는 것이다. 요즘 우체통이 뉴스를 기다리며 까치만큼 반가운 상징이 되어 사람에게 즐거운 알림을 준다. 우리 마을은 해변도로를 벗어나 옛날에 용암이 쏟아진 바위계곡을 깨고 끌어내고 정리된 완만한 경사 지대이다. 관광지대로 양쪽 도로변 저마다 표준규격으로 설치된 다양한 우체통이 번호표를 달고 줄지어 서있다. 반바지에 와이셔츠 모자의 유니폼을 착용한 mail man을 마주하면 반갑고 산타크로스를 만난 경우처럼 기쁘다. 매일트럭에 우편물을 실은 채 집집마다 우체통에 열심히 집어넣고 떠나는 모습이 산뜻해보인다.. 우체통에 붙여진 큰 우편함은 엑스트러로 비치되어 부피가 크고 중량이 무거운 패키지를 보관하는 박스이다 .하와이의 메일 박스는 칼라도 여러 가지 이지만 표면에 바다, 야자수,거북이 물고기 서핑광경이 그려져 자연풍경과 잘 어울려져 서 있다. 우체통은 희로애락의 메시지를 맞이하는 안내원역할을 하기에 우연히 집 앞에서 우체부를 만나면 연인처럼 반가워 한참 편안한 대화를 나눈다...
*우체통의 추가 기능역할을 살펴보자.
우선 분실물을 찾아주는 기능으로 주로 지갑이나 핸드폰 등 분실물을 넣어주면 주인을 찾아 주기도하고 신분증이나 습득물은 해당 관공서나 경찰서로 보내 주인을 찾아준다.
우체통은 코비드-펜데믹으로 단절된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의 매개체로 또한 이웃들의 사랑과 정으로 이어주는 역할도 했다.
내 이웃집의 ‘모리카와’씨는 이곳 이사 올 때부터 첫 방문객이고 다정하여 친화력에 놀랐다. 우리가 전화가 안 되거나 부재중일 때 귀가하여 우체통을 열어보면 자신이 집안에 수확한 망고 피그 파파야 등을 발견하고 놀라게된다...
일본3-4세대로 전통적인 일본문화관습보다 아메리카나이즈가 되어 영어도 본토 일본인들보다. 유창하고 신사적이며 한국드라마를 좋아한단다.
*희망드림 우체통이 있다. 복지사각지대에 일어나는 사안들로. 현대판 신문고 역할을 한다.
독거노인으로 어려운 환경에 생존권 위협을 당하고 있거나 억울한 사연으로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이 애로사항을 적어 우체통에 넣으면 소관 부서 담당공무원이 현지 방문하여 적극적으로 해결해준다.
*하늘나라 우체통이다. 세월호 참사 사건 등 그리운 마음으로 적어 보내주세요! 하늘나라 우체통(160cm)에 유가족들은 슬픔과 아픔을 담은 편지를 방문객은 유가족의 아픔에 동참하는 편지를 넣을 수 있다.
아직도 가족을 찾지 못한 이들의 마음을 같이 나누며 기도하고 떠나간 이들을 기억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설치한 우체통은 노아의 방주로 형태로 새 생명과 새 나라를 향한 열방을 나타냈다.
*우체통 선물 사례이다. 질병으로 요양 차 충남태안의 깊은 시골마을에 50대 남성이 일요일에 아내에게 쓴 편지를 우표를 못 사자 봉투에1000원을 동봉하고 우체통에 넣었다. 그런데 며칠 후 편지봉투를 받았는데 놀라 열어 보았더니 받은 시간, 잔돈과 영수증을 함께 보내왔다. 정말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내게는 정말 눈물이 왈칵 나올 만큼 큰 감동을 받았다. 객지생활에서 피로에 지쳐진 마음이 확 풀어졌다는 것이다. 우체국 직원이 사려 깊고 배려하는 마음이 충격과 감동을 준 것이다..
*까치가 전해준 반가운 합격소식이다..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소식으로 까치는 길조로 여겨졌다. 오늘 아침 출근을 하기위해 집 현관문으로 나왔는데 어디선지 까치의 울음소리가 내 귓가에 들어왔다. 까치는 경계심이 높아서 낮선 사람을 보면 깍깍하고 울부짖고 하는데 주변에 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봐 아마도 나를 보고 우는 것 같아 우리나라에서 전해오는 속설이 오늘 내게 현실이 되었다. 사무실에 도착하자 아내로부터 전화가 결려왔다. 아내는 대뜸 기뻐하며 한 것 업된 목소리로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당신의 합격을 축하합니다 ” 노래를 부르며 지난번 봤던 케이크 디자이너 실기자격증을 취했다며 기분 좋은 합격소식을 알려왔다.
반가운 손님(우체부)이 합격등기를 들고 택배로 왔었나보다.
까치가 길조를 전해주는 것이 맞다.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하고 길조의 새로 여기며 좋아했던 새가 까치이다. 또 견우와 직녀의 사랑의 결실을 맺어준 것도 까치이다.
(2/5/2013)stevenyang9140@gmail.com
까치에 대해 자세히 알고 갑니다.
요새는 이메일이나 인터넷으로 편지나 소식을 전하는 경우가 많아 예전처럼 우체통을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어 졌어요.
그래도 옛날에 손으로 꼭꼭 써서 편지를 보냈던 시절이 정감어렸던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