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의 밀도에 대하여

 

 

 

 소설은 전적으로 일상어(日常語)를 사용함으로, 글의 밀도를 논하기보다 서사(敍事)의 치밀함을 논한다. 그러나 시. 비평. 수필은 서사를 논하지 않음으로 밀도(密度)를 논한다, 문학성, 예술성의 척도를 이르는 말이다.

 수필이 소설처럼 일상어로 일이관지하면 글의 밀도가 떨어진다. 그러나 인문적 교양과 고급 어휘력은 글의 밀도를 높인다. 쉬운 수필 쓰기를 주장하는 이들처럼 일상어로 일관돼도 좋다, 다만 전제가 있다. 자기 해석이 들어간 설명(說明)과 자기 느낌이 들어간 묘사(描寫)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자기 해석. 느낌이 들어가려면 폭넓은 인문적 교양이 따르게 마련이며, 거기에 따른 고급 어휘력(지식이라 해도 무방하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수필에서의 밀도란 어려운 문자를 많이 쓴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 쉬운 일상어로 써도 자기 해석이 들어간 설명과 자기 느낌이 들어간 묘사가 가득할 때 밀도가 높은 글이 된다는 뜻이다(배롱나무 꽃잎을 밟으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