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방 통신

 

오렌지 방에 일곱 명이 모여 합평을 시작했다.

반짝이는 재치로 항상 좌중을 사로잡는 A

늘 편안한 표정이지만 합평만은 망치처럼 가차없는 B

잘 익은 홍옥처럼 글도 성격도 아삭아삭한 전직 기자출신 C

나중에 자기 글 합평할 시간이 빠듯할까봐 수시로 조바심내는 D

등등이 주연이고 조연은 떡, 김밥, 과일, 커피


갑자기 파리 한 마리가 A의 커피잔 속으로 낙화처럼 떨어졌다.

추락사일까, 익사일까, 질식사일까, 커피가 뜨거우니 燒死일까?


파리가 너무 불쌍하다마음이 여린 E가 파리의 죽음을 애도했다.

장소를 제공한 F는 건물에서 파리가 사라져서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커피 애호가 G는 마른 음식 다 두고 하필이면 커피로 날아든 파리를 매도했다.

각각 다른 조사를 읊었지만 아무도 슬프지 않다는 사실엔 모두 무언으로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