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의 진주만
신이 빚어 놓은 마지막 작품
손짓하는 천연의 미항 몬트레이
글. 김탁제 (재미시인. 수필가)
캘리포니아 몬트레이 배이California Monterey Bay지역이 필자에게는 낯선 고장이 아니다.‘88년대 Pebble Beach 17mile에서 얼마간 살았던 기억들을 더듬어 몬트레이를 소개하자니 한결 자유롭다.
어슴푸레 하늘 길과 맞닿은 수평선 자락에서 밀려온 노도의 포효소리와 함께 해안 암벽에 부딪혀 무지개 빛 물보라로 피어오른 그 황홀한 순간을 지켜본 여행자는 비로소 몬트레이의 첫 인상에 감탄한다.
캘리포니아 1,900km의 해안선 따라 남북으로 뻗는 국도 1번은 세계적으로 으뜸간 아름다운 코스 (Scenic Tour Couse)다. 승용차 드라이브의 쾌적함에 못 지 않는 안락한 기차여행을 택해보는 것도 태평양을 바라보며 겻들인 식사와 와인을 음미하는 환상인 여행이 될 것이다.
몬트레이 카운티 Monterey County까지의 드라이브는, 로스앤젤레스 출발 국도 1번 또는 101번 북쪽 470마일 지점, 지방도로 68번과 교차점이며, 반대편 샌프란시스코 San Francisco 출발 남쪽 200마일 지점이다.
인구 32만에 면적 174km2, 몬트레이 카운티 중 도심지역이 몬테레이 만灣 Monterey Bay이다.
인구 3만, 면적22km2,으로 항만을 중심해 궁형의 해안 을 안은 반도半島 의
아름다운 풍광은 실로 선경의 한 폭 그림이다.
몬트레이 카운티 역사는 1,700년대 후반 스페인 식민지 당시 캘리포니아의 주도州都였다. 서구문화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아드린 도시로 종교문화를 위시해 해양산업의 급진적 발전에 따라 캘리포니아 연안의 어업전진기지로 성장하였다.
몬트레이 해안을 유영하는 생동감 넘치는 고래를 위시에 바다사자 등 포유 동물과 온통 무성한 해초, 어, 패류의 상생相生으로 바다는 항시 풍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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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바다의 천혜적인 환경과 조화를 이룬 몬트레이는 병풍처럼 에워 싼 산타루치아 산맥을 따라 해안지대에 자생하는 200년 수령 사이프러스 Cy-
press(杉木)수림의 푸르른 스페니쉬 풍의 몬트레이 여행을 한차례로 끝내기에
는 아쉬울 것이다.
한편 몬트레이를 스페인의 숨겨진 진주라 불리는 유명한 관광해안 도시 빅
토리아풍의 산탄데스 Santander에 비유하기도 한다.
몬트레이 배이는 1,900년대 근해에서 정어리를 조업하던 어선들의 선착장 피숴맨즈 워프 Fisheman's Wharf를 원형대로 보존, 해상 400여 미터로 뻗은 가교 Peer 양편에 즐비한 옛 모습의 식당에서 풍기는 찝찔한 인상도 정겹거니와, 지방 인기 먹 거리인 크램 챠우더 Clam Chawder Soup(원산 조개크림 습)의 무료 선심에 여행객은 쾌히 호주머니를 열게 된다.
1930년대까지만 해도 몬트레이 경제를 주도했던 해양산업의 본산지가 캐 너리 로우 Cannery Row정어리 통조림공장이다.
무려 100년의 낡은 시설을 원형을 살려 오늘의 세계적 몬트레이 베이 수족
관 Monterey Bay Aqurium을 개관했다. 근대화에 몰두한 21세기에 사적史蹟을 보존해 조화로운 근대예술작품으로 완성한 앞서가는 미국의 상징물이다.
수족관을 중심, 옛 모습을 재생시킨 케너리 로우 거리에는 각종 수산품, 예술품을 위시해, 스타인백이 케너리 로우를 배경으로 한 소설 ‘캐너리와 달콤한 목요일’의 기념 흉상과 마리 먼로의 첫 출연 영화촬영장 등 박물관에 못지않은 역사성을 간직하고 있다.
몬트레이 배이 수족관은 1984년에 건립, 세계해양생물학 태평양 연구소의 과학적 동력으로 6,000여종의 동,식물을 수용하고 있다. 그 규모는 물 탱크하나의 용적이 무려 450만 리터, 벽두께 2.5미터로 실로 가공할 작품이다.
년간 300만의 관람객 수는 단연 세계적 신기록에 이른다.
몬트레이에 위치한 군사시설은, 해군성 대학원 The Naval Postgraduate School,
국방성 언어대학원 Defense Language Institute등으로 10개국의 언어, 정치,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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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 등을 가리킨다.
우리나라 교수진에는 가형인 Dr. C.H.Kim 부부를 위시해 10여명의 석학자
들이 국위선양에 공헌하고 있다.
몬트레이 각종 축제행사 중에도 매년 9월 3일부터 3일간 열리는 국제 재즈
페스티벌 Monterey Jazz Festival은 미국 대표적 재즈 음악의 국제 축제인 만
큼 몬트레이 관광일정에서 빠질 수 없다.
몬트레이 페블비취 17마일 드라이브 17Mile Drive 관광을 다녀간 지난 5년간의 차량은 무려 500만대로, 심지어 미국주부들이 일생에 한번쯤은 가보고 싶어 하는 선망의 관광 코스이다.
페블비취 17마일의 수향 자욱한 수립을 따라 차를 몰아가자면 관광객이 북
적거리는 해변 한곳에 이른다. 수령 250년생의 싸이프러스 Cypress 나무 한 그루가 외떨어진 바닷가 바위틈에 서있는데 이 나무가 널리 알려진 페블
비취의 상징Pebble Beach Symbol적 마크, 곧 싸이프러스다.
세계10대 페블비취 골프 코스 Pebble Beach Golf Course의 태평양 해변을 끼고 펼쳐진 그린위에 공을 날려보는 것이 골퍼들에 일생 소망이라고도 한다.
1919 개장된 골프장 규모 225에이커에 4개의 코스, 총72 홀로, 각 18홀 챔피언 십 코스로 되어 있고. 매해 AT&T 프로암 Pro Am 대회와 US 오픈이 열린다.
캘리포니아에서 역사가 오랜 스페니쉬 풍의 몬트레이 퍼시픽 그로브Pacific Grove에서는 매년 시 예산으로 주택가일원에 거처 휘황찬란한 크리스마스 데커레이션 특별 축제를 열러 야간 관광객을 유치하는 이곳에서 한때 필자 도 카페를 경영한바 있다.
예술의 도시 카멜 배리 Carmel Valley는 인구 5천여 명에, 과거 영화배우 크린트 이스트 우드 Clint East Wood가 시장으로 지낸 곳이기도 하다. 1,900년대 초 샌프란시스코 대 지진 직후 대거 예술가들을 받아 드려 안정
된 창작활동을 위해 중점적으로 도시환경을 조성했다. 예술 갤러리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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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 레스토랑, 주택에 으르기까지 예술적 감각을 살려 일괄 시에서 관리한다. 카멜 전체의 예술적 색채에서 한 권의 동화책을 펼치는 느낌이 든다.
19세기 후반 몬트레이 카운티에서 활동한 저명 작가를 들자면, 죤 스타인
벡 John Steinbeck을 위시해 로빈슨 제퍼슨 Robinson Jeffers, 헨리 밀러 Henry Miller,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Robert Louis Stevenson, 커로린 메리 클리펠드 Carolyn Mary Kleefelf 등이 첫째로 꼽힌다.
스페인 풍 가톨릭 성당 카멜 미션 Camel Mission은 국가사적지로 지정돼있다. 1770년 주니페로 세라 Father Junipero Serra 신부에 의해 스페니쉬 무어식 건축양식으로 태평양이 한눈에 들어온 풍치와 넓은 공간의 정원이 조화를 이룬 캘리포니아 유수의 아름다운 건축조형물로 꼽힌다.
미션 전체는 원형대로 보존되어 내부의 소박한 구조와 생활 장신구는 세라신부의 검약한 신앙생활상이 엿보인다.
특이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며, 1978년에 운명한 세라신부의 묘소에
는 년 중 순례자의 발길이 끝이지 않는다.
파이퍼 빅서 Pfeiffer Big Sur는 1920년 캘리포니아 서부해안 구능을 관통한 1번도로상의 산타루치아 산맥 북쪽 중간지점에 위치하고, 몬트레이에서 50마일 남쪽지점이다.
인구 25,000명에,1,000에이커의 우람한 레드우드 숲과 해안절벽의 폭포, 야생동물과 조류의 서식지로서 천혜의 환경조건을 이용, 과거 아메리칸 원주민의 영역이었다.
1번 도로를 낀 사림 속, 한가지게 들어앉은 운치 있는 통나무 레스토랑, 시에라마르 Sierra Mar의 특별메뉴는 몬트레이 베스트 10에 든다.
여류시인 케로린이 정착하여 이곳 자연의 영감을 얻은 낭만미술과 주옥같은 시 한편이 후미에 소개된다.
빅서를 상징하는 빅서 크릭 빅스비 다리 Big Sur Creek Bixby Bridge는 캘리포니아의 가장 아름다운 부리지로서 페블비치 싸이프러스 나무와 함께 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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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 포스터로 등장한다.
1932년, 무려 30년간에 거쳐 길이 218미터, 높이 98미터, 너비 8미터의 아
취형 다리가 완공되기까지의 에피소드 중, 당시 중장비가 없는 시대라서 단
순 노역에만 의존, 무려 50,000회에 거쳐 시멘트를 등짐으로 날았고, 여기에 는 살리나스에서 온 작가 스타인백도 잡부로 일했다는 휴먼아이스한 그의 생애가 반영된 대목이다.
허스트 캐슬Hearst Castle은 빅서에서 남쪽 30마일 지점, 샌 시미온 카운티
San Simeon County의 산중턱에 위치한다.
성곽까지 운행되는 5마일 셔틀 버스길에 자욱이 깔린 안개를 헤치고 오른
속칭 ‘마법에 걸린 언덕위의 성’은 캐리커처영상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공
공상적인 마천루라 하겠다.
1919년 착공해 무려 30여년 만에 완공된 27만 에이커의 지중해성 모양을 따온 165개실의 방대한 대리석 건조물 내장이 수도꼭지서부터 금으로 도금되었고 정원의 희귀식물과 북극곰 동물원까지 있었다 하니 경이롭기만 하다.
성주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 William Randolph Hearst는 연방 상원을 거쳐 신
문왕, 당대 권세가인 저택을 방문한 정상급 VIP에는, 프랭크린 루즈벨트 Franklin Roosevelt, 윈스턴 처칠 Winston Churchill과 연예인 찰리 채플린 Charlie Chaplin, 클라크 케이블 Clark Gable을 꼽는다.
샌 시미온 태평양연안의 백사장에 서식하는 수천마리의 바다표범들의 포효 소리는 마치 오케스트라 연주를 방불케 한다. 표범은 해상공원으로 지정된 구역에서 특별 보호되고 있다.
살리나스 Salina는 몬트레이 카운티에 속한 북동쪽 로컬 68번, 20마일 지점
에 있다. 스페인어의 뜻은 ‘당신이 찾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라는 애교스
런 지명이다. 인구15만, 경농지 30 평방 마일의 광활한 농지는 강우량이 적
어 지하수에 의존한다. 농산품은 양상추 외 10여종이 70% 국내에 공급되고
세계시장에까지 수출된다.
살리나스 캐치프레이즈는 ‘세계의 샐러드 볼’ World Salad Bowl로서, 전 세계 야채를 살리나스의 한 그릇에 담아 공급하겠다는 야심 찬 표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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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캘리포니아 농산물 대축제중 하이라이트는 살리나스의 아티초크 페스
티벌 Artichoke Festival을 위시에 딸기, 포도, 마늘등의 축제가 열린다. 특히나 4월의 민속경영대회, 카보이와 농우의 로데오 Cowboy Rodeo는 관광객에게 생소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살리나스의 심벌은 문호 존 스타인백John Steinbak이다. 고향인 살리나스에는
그의 생가와 유택이 보존 돼있고, 국립 스타인백 센터 National Steinback- Center에서는 매해 8월 세계문인 학술대회가 열려, 다음 해 노벨문학 대상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있다.
문호 스타인백(1902-1968): 노벨문학상의 저서 ‘분노의 포도’를 위시해 ‘생쥐와 인간에 대하여’(푸리처상), ‘캐너리와 달콤한 목요일’, ‘에덴의 동쪽’등의 대표작 외 다수와, 희곡, 시, 수필 평론을 통해 당시 민주적 사회균형을 잃은 미국자본주의 횡포를 힐난하게 비판, 공산주의자로 한때 정간을 당했었다.
불후에 명작. ‘분노의 포도 The Grapes Wrath’ 중 ‘모든 사람이 커다란 영혼의 한 조각인지도 모른다. Maybe all men got one big soul.’라는 구절에서 스타인백의 혁명적 문학사상의 저변을 엿보게 된다.
이번 여행의 피날레를 장식할 산타클라라 카운티에 속한 길로이 시 gilroy City는, 몬트레이 북쪽 국도 101번을 따라 40마일 지점에 위치한 인구 5만 에 1,500에이커의 마늘 특산지로 유명하다.
마늘에 관한 에피소드인데, 필자가 몬테레이 살던 어느 7월, 호기심에 마늘 축제 Garlic Festival에 간적이 있었다. 평소 미국인이 가장 기피하는 김치 냄
새 원료가 마늘인지라, 때마침 마늘축제에 참석한 동기로 나의 오랜 김치 스
트레스로 부터 말끔히 해방되던 날이기도 했다. 아이러니한 ‘냄새나는 장미 Stinking Rose’란 이들의 슬로우건 표현이 그렇게 흡족할 수 없었다.
길로이에서 생산된 마늘 70%가 국내 공급돼, 30만의 전문요리사에 의해 필수 조미료로 소비 되고, 마늘 가공품 200여종이 세계시장에 수출되어 ‘세
계 마늘 특산지 Capital of The World’ 길로이는, 김치의 대명사가 된바 진
배없다.
지난 2015년 길로이 마늘축제와 연관해 우리나라 창녕 마늘 6차산업진흥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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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참가로 우포누리축제와 소통의 길이 열렸으리라 본다.
길로이 아웃렛 Gilroy Premium Outlets 145개 쇼핑 몰의 파격적인 명품 세일행사에 년 100만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다음 몬트레이를 방문할 기회에는, 캘리포니아 관광의 하이라이트로, 101 프리웨이 샌프란시스코에서 몬테레이 간의 산타클라라, 길로이, 몬테레이, 살리나스, 순환 코스 약 10여 곳의 포도 양조장 Winery에 들러, 한국인이 선호하는 피노누아 Pinot Noir를 시음하며 은은한 포도주향에 젖어 케로린의 시 한편, ~~빅서에서 몬테레이까지 Big Sur To Monterey~~ 를 감상하는 누구에게나 몬테레이에 대한 향수가 은은히 메아리쳐 올 것이다.
빅서에서 몬트레이까지
케로린 메리 클리펠드
Carolyn Mary Kleefeld
1번 고속도로의 황금 같은 줄기따라
소용돌이치는 바다위로
망각의 절벽을 헤어핀 모양으로
돌아서 다시 달린다.
무한의 어둠이
우리의 마음을 삼켜버리고
우리의 영혼은
황야에 내동댕이쳐진다.
망각의 절벽이 내려다보이는
칠흑의 밤사이로 차를 모는 사이
하늘의 별들이 마치 데려가지 못한
저 골풀 아래 묻혀있는
인간들의 한숨소리가 들린다.
2004
* 저자: 영국태생. 푸리처상 후보, 시인 화가 심리학자.
1980년 캘리포니아 Monterey Big Sur에 정착.
2016.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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