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매일 아침 뒷마당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

불과 한 달 전까지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광경이다.

3월 16일 SAFER-AT-HOME 명령 이후 집 밖 외출을 삼가면서 내가 선택한 뒷마당 꾸미기 작업의 결과다.

좀 과장해서 7년 전 뒷마당을 헤집어 놓은 뒤로 나말고 가족 누구도 집 뒷마당에 나오지 않았다.


커피를 마시는 아내의 옆에 앉았다.

"자기야, 생활을 단순화하면 시간이 많아진대." 아내가 말했다.

"그래서 자기는 시간이 많겠네?" 나보다 훨씬 단순한 생활을 하는 아내에게 내가 물었다. 

"자기는 매일 똑같은 아침을 먹잖아!" 아내가 대답했다.

나는 잠깐 혼란스러우면서 짜증이 났다.

나는 아침으로 토스트 2조각, 계란은 SUNNY SIDE UP으로 하나, 커피 한 잔, 딸기 조금, 블랙베리 조금해서 3년째 먹고 있다.

가끔 빵 종류가 바뀌고, 과일이 조금 달라질 뿐이다.

매일 똑같은 아침을 먹고 있는 것을 아내는 생활의 단순화로 여긴 것이리라.

그렇지만 나의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다.

나는 아내가 단순한 생활 패턴으로 시간이 많다고 느끼고 있는지 궁금했다.

예, 아니오로 대답하면 될 일이다.

"우리가 은행에 저축을 해서 돈을 모으면, 돈이 많다고 느끼는 거잖아. 자기 말처럼 생활을 단순화해서 시간이 많다고 느낀다면, 은행에 돈이  많은 것처럼 느낄 것 아니겠어. 나는 자기가 어떻게  느끼는지 알고 싶어." 내가 말했다.

아내는 잠시 머뭇거렸다.

"아우, 열 받아. 갑자기 더워지네."


요즘 부쩍 갱년기를 심하게 겪고 있는 아내와의  대화는 매 번 이런 식이다.

아내에게 쓸데없는(?) 질문은 하지 않기!

나의 7월 도전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