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dgers와 Red Sox 가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에서 경기했던 것은 1916년이었다. 그런 면에서 어젯밤 두 팀의 경기는 한 세기나 지난 후 

102년 만에 열린 역사적인 경기였다. 백년전 두 팀이 두 시간 반을 소모하며 14회 연장전까지 혈전을 벌였던 일로 그 당시 스포츠 기사를 떠들썩하게 한 것은 요즘 경기가 보통 4시간이 소모되는 것에 비하면 이젠 그 기사가 무색할 정도이다. 사실 요즘 야구가 너무 오랜 시간을 끌고 있어 젊은 층의 팬을 잃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지만, 야구만큼 긴장과 지루함이 공존하는 스포츠가 또 있을까 반론해 본다.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야구는 이야기가 있다. 야구장이라기보다는 무대이다. 개개인의 선수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읽을 수 있고 100년이 지난 드라마가 아직도 남아 있다. 야구가 기록으로 선수들을 판단한다는 비평을 받기도 하지만 내겐 그들의 기록을 가지고 미리 경기를 점쳐볼 수 있는 흥미로움이 있다.  

프로야구가 없었던 나의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즐겨 갔던 고교야구를 기억한다. 야구는 내게 버스를 타고 간 동대문 야구장, 솜사탕, 야구보다 엄마가 싸준 김밥에 더 관심이 많았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아직도 들려준다. 어젯밤 Dodgers는 적지 Boston의 Fenway park에서 최고 투수 Kershaw 의 분투에도 불구하고 첫 번째 승리를 Red Sox 에게 내주었다. Dodgers의 Kershaw 는 투수로써 생애에 해볼 것 다해본 한 세대에 한 번 정도 나올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성공을 거둔 선수지만 단 한 가지 월드시리즈에서 한 번도 승리를 이루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인생사 공평한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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