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37581504_c1acdcc020.jpg

 

제주도 주상절리대를 바라보며                                       

   

   제주도에 관광을 가면 꼭 주상절리 대 관광이 포함되어있다. 검은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주상절리 대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기둥 모양으로 깎아 찌른 듯 줄 곧게 서 있는 모습이 조각 품을 보는 듯 감탄스럽다. 신만이 만들 수 있는 걸작품이라 생각해 본다.      

   제주도는 원래 화산이 폭발하여 이루어진 섬인데 용암이 흘러 급속히 굳어져서 생긴 돌이 현무암이다. 현무암은 용암이 굳으면서 갑작스럽게 가스가 빠져나갈 때 큰 구멍이 생겼고 돌 색깔이 검은색이 되었다고 한다. 현무암은 표면이 매끄럽지가 않고 구멍이 엉성하게 숭숭 뚫려 있는 것이 다른 돌과 다른 특징이다. 얼른 보면 곰보 생각이 나지만 현무 암 특유의 아름다움이 있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구멍들이기 때문에 자세히 들여다 보면 참 신기하면서도 예술 작품을 보는 것처럼 아름답다.      

   인공으로 인간이 구멍을 만든다면 그처럼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을까 하고 의아해 본다. 제멋대로 생긴 구멍들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돌이 숨을 쉬는 것처럼 구멍으로 바람이 들락날락하는 것 같다. 해변도 모래사장이 없고 모두 검은 현무암으로 덮여 있다.      

   제주도가 생긴 역사는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잘 모르지만, 태풍이 제주도를 거쳐서 지나갈 때가 잦아 바람을 먹고 살아온 돌이다. 그래서 풍화작용으로 구멍이 더 생겼는지는 잘 모르지만, 인생 풍상을 다 겪은 주름살이 진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는 것 같다. 생을 달관하는 여유로움과 모든 것을 이해와 용서와 사랑으로 감싸 안는 듯 이 현무암 돌을 들여다보면 내 마음이 잔잔해진다. 세상살이로 찌들고 때 묻은 마음이 다시 생기를 얻고 활기를 찾는 것 같다.      

   제주도에는 우리나라 다른 도에 비해 없는 것이 있는데 논이 없어 벼농사를 못 짓고 또한 우물이 없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모두 제주도가 현무암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무암은 물과 습기를 돌 자체가 흡수해 버리기 때문에 물이 땅에 고여 있을 수 없고 흙 자체도 현 무암 가루로 되어 있어서 물이 논바닥에 고여 있지 못해 논이 없고 우물이 없다고 한다.      

   현무암에다 식물을 심으면 비록 돌이라 할지라도 식물이 잘 자란다. 왜냐하면, 돌 자체가 물을 흡수하기 때문에 구멍 속에서 뿌리가 자라고 물을 공급받기 때문에 여느 돌과 다르게 식물이 자란다. 그래서 이곳 제주도는 분재 식물과 분재나무가 많다. 이곳 ‘분재예술원'은 10,000 여 종의 국내 최대의 분재나무와 정원수로 꽉 차 있고 곳곳에 분재나무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분재가 잘되는 이유는 현무암 때문이다.      

   이처럼 제주는 온통 바위투성이다. 제주 사람들은 화산재의 돌 땅을 억척스레 일구며 살아왔다. 밭을 개간해도, 집터를 닦아도, 바다로 나가도 돌은 피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제주민속에는 돌을 극복하고, 돌을 이용하며 치열하게 살아온 인고의 삶이 점철된다.      

   제주의 돌은 검은빛 다공질(多孔質) 현무암이다. 이런 돌들은 밭의 경계로 쌓은 밭담, 집 주위를 두른 울 담, 목축장의 잣 담, 바다속 원 담, 무덤가 산 담에 이르기까지 어디라도 사용됐다. 이러한 이유로 검은 돌 담은 산야나 마을, 해안 어디에서도 볼 수 있는 제주 특유의 경관이 됐다. 섬 전체를 두르고 두른 검은 돌 담 띠로 인해 제주는 중국의 만리장성에 빗대어 ‘흑룡 만 리(黑龍 萬里)의 섬’이라 불리기도 한다. 돌 담은 제주의 환경적 열악함을 지혜롭게 극복하는 열쇠였다.     

   제주도는 현무암 돌로 돌담을 만들어 집 주위를 두른 것을 볼 수 있다. 얼기설기 쌓은 제주 돌담은 바람에 무너지는 일 없이, 효과적으로 풍속(風速)을 줄여 안전한 주거공간을 조성하고, 흙의 유실을 막았다. 방목하고 있는 우마가 침입하여 농작물이나 시설물을 훼손하는 것을 막았다. 명확한 경계표지 역할을 하므로 토지영역에 대한 분쟁을 줄일 수 있었다. 또한, 돌담은 방어시설, 어로시설로도 활용됐다. 이렇게 돌담이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 만큼 돌담의 축조방법이나 형태도 가지각색이다.      

   현무암 돌을 다듬어 ‘하르방’과 ‘하르망’을 만들어 집 앞에다 세워두면 ‘하르방’이 있는 집은 우리 가문에 선비 출신 문관이 많다는 뜻이고, 집 앞에 ‘하르망’을 세워두면 우리 집안에 장군 출신 무관이 많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렇듯 제주도의 돌 문화는 다양하다. 제주도는 돌이 많다 보니 바닥에 깔린 타일도 현무암 자연석을 다듬어 타일을 만들어 바닥을 예쁘게 깔아 놓았고 높은 산 올라가는 층층대(성산 일출봉)도 모두 현무암 돌을 다듬어서 층층대를 만들었다. 현무암 돌은 이렇게 다양하게 일상생활에 쓰이고 있다.      

   제주도를 삼다도라 불리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제주도는 돌이 많고 해녀가 많고 바람이 많아 그렇게 부르는 것 같다. 여자들은 남자보다 제주시 전체의 인구 중 3,000명이 더 많다고 한다. 항상 바람이나 태풍이 제주도를 거쳐 지나가기 때문에 바람 잘 날이 없다고 한다. 또한, 현무암 돌로 꽉차 있으니 돌많은 제주도로 불릴만 하다고 생각이 든다. 제주도에 살았던 우리 조상은 오늘날의 제주도를 만들기 위하여 열악한 자연환경을 극복하고 아름다운 관광도시로 만든 노고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경관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2011년 12월 21일 유네스코가 세계 7대 자연경관 중 하나로 등재하였다고 하니 참으로 자랑스럽고 기쁘다. 하나님이 주신 아름다운 자연 유산을 우리는 잘 보존하고 잘 가꾸어 자자손손에게 물려 주어야 할 것이다. 현무암 돌 중에도 해변에 있는 주상절리대는 그야말로 일품이다. 이 주상절리대가 분명히 세계 7대 경관 중에 하나로 선정 되는데 한몫을 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미주문학 문학서제

 

 14152801978_8b42d02bf6_o.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