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에 왔다.
하버드 법대에 다니는 조카. 졸업을 앞둔 마지막 겨울의 눈을 즐기러 오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달려왔다.
일기예보에 없던 눈발이 갑자기 날렸다. 눈 맞은 강아지가 왜 뛰어다니는지 알 듯한 기분이다. 교정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아줌마 둘이서 마구 휘젓고 다녔다. 고풍스런 학교 건물이 눈에 덮히는 광경을 보는 행운을 만나다니, 오늘 하루만으로도 다섯 시간을 달려온 보람은 충분하다.
저녁 늦은 시간에 또 거리에 나섰다. 가로등에 비치는 눈발 휘날리는 광경이 경이롭다.
길 건너 집에서 새어나오는 따뜻한 불빛 아래에 동생을 세우고 한 컷 찰칵했다. 어릴 때 본 크리스마스 카드 속 풍경이 연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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