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계신 문우에게 책을 보낼테니 주소를 달라고 했다. 바로 답장을 주신 그 분은 주소와 함께 격려의 글도 주셨다. 문인은 책을 내는 일보다 더 힘든 일이 책을 나누는 일인데 너무 수고가 많다고.
글을 읽다보니 참말로 맞는 말이다. 몇 권을 보내줄까 묻는 출판사에게 이번에는 조금만 보내라고 했던 것이. 내 마음에도 은연 중에 그런 고민이 있었나보다.
첫번째 수필집을 떠들썩하게 출판기념회를 한 터이라 이번에는 북 사인회로 대신했다.
왜 그러느냐고 섭섭해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잘 했다는 사람도 있다. 나도 잘 한 것 같다. 준비 과정이 훨씬 수월했다. 문인 동생 셋이랑 한인타운을 한바퀴만 휙 돌고나니 준비 끝. 서점, 그 옆에 붙은 커피샵, 그리고 떡집.
생각보다 많은 분이 와서 축하해주셨다. 라디오 인터뷰를 듣고, 신문 기사를 읽고 오신 분도 많았다. 20년 전에 만났던 사람, 15년 전에 단체에서 여행을 함께 갔던 사람도 기억하고 두 시간 넘은 운전을 하고 찾아와 주었다. 그냥 찾아주신 것도 고마운데 꽃다발과 화분까지 주시니 이 사랑의 빚을 어찌 갚을까 싶다. 방명록에 적힌 이름들이 모두 내 마음에 콕 박혔다.
재미수필은 총회가 있어서 도와주기가 힘들다는 말에 기꺼이 도와주겠다고 나선 문우들. 도와주실 멤버가 충분하다고 했는데도 한시간이나 먼저와서 할 일을 찾아 동분서주해 주신, 끝까지 남아서 뒷정리까지 해 주신 그 고마움에 나는 어쩔 줄을 몰랐다. 참으로 사람의 정이란 게 어떤 건지. 정말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랑을 주신 문우님들, 그리고 선배, 동료, 동생분들. 감사합니다. 이번에 진 사랑의 빚은 두고두고 갚아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