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건강하게 눈을 뜨니 감사했다. 편안한 잠자리도 고마웠다. 창밖에 내리는 햇살이 따뜻하고 새들의 지저귐 인사도 정겹다. 어렵사리 피어낸 선인장 꽃이 대견스럽다.
어느 다큐멘터리 프로에서 시린 겨울바람이 불어오는 11월의 서해안 풍경을 보았다. ‘널배’라는 널판지에 한쪽 무릎을 꿇어 몸을 굽히고 한쪽 다리로 진흙을 밀면서 움직인다. 온 힘을 다해 개펄 바닥의 뻑뻑한 진흙을 훑어 꼬막을 채취하는 모습이었다. 그냥 걸으려 하면 얼마나 힘든 개펄인가. 발이 빠지고 미끄러워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어쩌면 지금 우리 지구인은 혼자의 힘만으로는 오래 걸을 수 없는 진흙밭을 어렵게 한 걸음씩 옮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화진샘이 벌써 예순 여덟
그러니 내가 안 늙고 배겨?
생일 축하합니다.
이 세월 얼마 남지 않았어요. 곧 끝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