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중앙일보] 발행 2020/05/28 미주판 17면 기사입력 2020/05/27 18:16
멀리 있지만 바로 옆에 있듯,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두 시간 넘게 놀고 나니 너무 웃어서 턱이 뻐근했다. SNS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활용해 사람들과의 연결과 소통을 한다더니 그 안에 내가 있었다. 장례식과 결혼식, 졸업식 그리고 학교나 예배가 인터넷 생중계나 화상 회의 형식으로 바뀌고 있는 시대의 흐름을 배웠다.
요즘 집콕이라는 말이 생기며 ‘방구석 일렬’이라는 VIP석에서 편안한 복장으로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고, 티켓을 사야 하는 부담도 없이 유명 가수의 콘서트를 본다더니 기계치인 나도 쉽게 배웠다. 편안하고 간단하게 연결되는 새로운 소통의 창을 가족과 친지들과도 자주 이용해야겠다.
뉴노멀(New Normal)식 거리 두기의 새로운 생일 파티였다. 행복의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리는데 이미 닫힌 문만 보기 때문에 열려 있는 문을 보지 못한다는 헬렌 켈러의 말이 떠오른다.
남편의 칠순을 기념하고 축하해 주고 싶었는데 이런 방법이 있는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이웃이 만들어준 울타리 너머 깜짝 파티와 동영상으로 나눈 가족의 사랑이 코로나 우울증을 날려버렸다. 주저앉아 뒤만 보고 아쉬워하다 앞을 보니 다른 문이 기다리고 있었다.
정부에서 일상으로 향하는 문을 조금씩 열고 있다. 전과는 달라진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넥스트 노멀(Next Normal)’은 어떤 새로운 도전으로 우리를 이끌지 모르지만, 받아들이고 활용해 삶을 긍정의 에너지로 채우려 한다.
신세대에 새롭게 맛본 남편의 칠순 축하드립니다. 평소에 이웃과 가족에게 늘 따뜻한 관계를 유지하셨기에 그런 기쁨도 함께하실 수 있었겠지요. 정말 코로나 이후의 삶, 급변하는 세대에 적응하려면 기계치인 저도 걱정이 되네요. 수필 잘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