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시니어의 운전면허 도전기>

 

젊었을때 친구들끼리 웃우게 소리로 사람의 두 다리를 11호차라고 불렀다. 노인이 되면 11호차들이 모두가 시원치가 않다. 엄지 발가락 끝부분에 “맬라노마” 라는 피부암으로 수술을 받아보니

얼마나 걷기가 불편한지 장애인들의 심정을 새삼 느낄수가 있었다. 거의 6개월 동안 자유롭지 못했다. 사람이 두발을 가지고  한걸음 한걸음 걸을수 있다는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다시한번 느꼈다.

뉴욕이나 서울같은 대중 교통이 발달된 대도시에서는 11호차만 있으면 걱정이 없지만  칼리포니아 로스엔젤스 같은곳은 11호차외에  기동을 위하여 좋든 나쁜든 차동차를 소유해야 시장도 볼수있고 하루의 일과를 마칠수가 있다. 그런가하면 은행의 구좌도 개설하고 돈을 인출할때나 신분을 확인할때  운전면허증을 소지 한다는것은 미국 생활의 필수적인 요건이다. 어느새 나도 고령으로 접어 들다보니 면허증 갱신문제가 또 하나의 고민 거리로 대두된다.

35년동안 미국에서 살아오면서  5년마다 한번씩 면허증 갱신으로 운전 면허증은 자동으로 우편으로 날아왔다. 70세때 부터는 갱신된 면허증을 발급받기 위하여 DMV에 가서 눈 검사와 필기시험을 치루어야 하는 곤욕스러운 일을 치루어야 한다. 다행히 5년전에는 별 어려움없이 눈검사와 필기 시험에 합격하여 몇일  후에 우편으로 새로운 면허증을 받았다. 그때가 억그제 같은데 어느덧 또 5년이 지났다. 무서운것이 세월이라더니 세월이 이렇게 빠르게 갈줄은 몰랐다. 나는 다시한번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다.

 

이번에는 한살이라도 더 먹었으니 한층더 눈검사가 까다로울 것이라는 것을 예상했다.  다행히 UN본부에서 중년의 한계를 79세로 정했고,  노인의 규정을 80세 이상으로 했으니 심적으로 천만 다행이구나 라고 중얼 거리며 과연 DMV에서 나를 중년으로 인정해 줄가가 문제이다.  운전면허 갱신 통보를 받자마자 종전 방법대로 한인업소록 전화부 뒷면에 첨부되 있는 운전면허 시험문제를 모두 발췌해서  전과 동일한 방법으로 공부를 했다. 열심히 모두 이해하고 외웠으니 패스를 못하리라는 것은 전연 생각 할수가 없었다. 자신 만만히 DMV의 대기소에서 내번호만 부르기를 학수고대하며 대기 번호판을 주시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5년전에는 창구 여직원의 머리가 노랗게 물들여저서 머리칼이 아름답다고 칭찬을 해주었더니  기분이 꽤 좋았던 모양인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눈검사를  잘 마첬고 시험도 한번에 합격했다. 그때 그 추억을 더듬으며 기다리는 순간 내차례가 되었다. 다행히 좋은눈 부터 시작했다. 군대식으로 혈기 왕성하게 대답을 정확히 했드니 눈검사는 무사히 통과됬다. 이제 됬구나 안도의 숨을 쉬고 직원의 지시대로 필기 시험장으로 갔다. 시험 문제를 보았더니 이게 웬일인가. 교통신호 표시판은 다 맞추겠는데 시험문제중 몇개는아무리 보아도 낯선 문제이다.도저히 아리숭해서 풀리지가 않는다. 한국어 문제 인데도 자꾸 혼돈이 온다. 그래도 설마하고 답안지를 제출했다. 잠시후 결과가 나왔다.  불합격….. 정말 자존심 상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남들이 어렵다고 하는 시험도 노후에 합격한 놈이 운전면허 시험에  불합격 이라니 말도 안되는 일이 아닌가 혼자 중얼거리며 치밀어 오르는 화를 진정 시키며 다시 보겠냐는 직원의 질문에 Yes하고 다시 문제를 받아 들었다. 역시 낯선문제 출현으로 무거운 짐만 지고가는 나그네 신세가 되고 말았다. 정말 민망한 일이었다. 뭐가 그리 급하다고 좀 참지. 홧김에 서방질 한다더니…

결국 한시간도 못되는 시간에 허락된 3번중에서 2번을 치룬셈이 된것이다.  

시험관이 씽끗 웃으면서 저쪽에 가면 운전시험 교제가 새로 나온것이 있으니 그것 가지고 공부하라는 힌트를 주었다. 상기된 기분으로 그곳에 가서 “드라이버 핸드북” 자료를 얻어들고 나왔다. 나오다  젊은 학생을 만났는데  “아 이거 직난이 아닌데요. 제가 한국에서 공부를 꽤나 하는 편인데”  떨어젔다는 것이다. 후에 알고보니 한달전에 시험문제가 일부 바뀌었다는 것이다.  몇일동안 새로 입수한 핸드북을 가지고 틈틈이 읽었다. 세번째 불합격이면  일거리가 복잡해 진다. 몇일후  자신 만만히 세번째 도전하여 새로운 면허증을 받았다. 문제가 바뀐줄도 모르고  준비없이 도전한것은 정말 나의 무모한 짓이였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지난해 11월 12월에 시험을 치룬

사람중에는 나같은 경우를 경험한 사람이 꽤 되는 모양이다. 모 일간지에 “70대 시니어의 운전면허 도전기”  란 글이 발표되자 작가이신 Y 여사는 장로 작가만이 발표할수 있는 글이라고 칭찬해 주신다. 저의 간증이지요 하고 웃어 버렸다. 이제 후련한  마음으로 인생의 후리웨이를 넘어 사무실로 향하니 몇일 쌓였던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 버리고 5년 동안은 자유롭게 다닐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