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아침 7시에 모여서 연습하는 1부 성가대는 몇 년을 지나도 변화 없이 봉사하는 사람들이라
이제는 마치 가족처럼 만나면 스스럼이 없다. 오늘도 열심히 연습하는 중간에 잠깐 쉬는 시간이었다.
" 어제 우리 남편이 막 화가 났어요."
두 사람이 마주보고 이야기 하는 끝에 내가 끼여들었다.
" 왜요? "
" 아, 글쎄. 남편이 딸기 모종을 심었는데 이것이 조금 자라면서 딸기가 조롱조롱 열리니 벌레가 먹지 않겠어요. 그래서 그냥 딸기모종을 몽땅 뽑아 버렸거던요. 거기다 장미를 심을라고 해요."
실컷 딸기를 심고 물을 주며 키우는 남편의 애초(?)를 벌레가 낀다고 말도 없이 뽑아버렸으니 화가 날 만도 하다.
곁에서 듣고 있던 권사님이 한 마디 했다.
"아, 벌레가 끼면 벌레를 잡아야지. 딸기를 빼버리면 어떻해요? 그럼 장미도 심었다가 벌레가 끼면 장미도 뽑아버릴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