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심장

 

아침이면 블럭 떨어진 딸네 집으로 출근을 합니다. 손자 녀석 등굣길 내내 없는 떨림을 느끼는 것이 착각일까요. 여름이 끝나면 고등학생이 됩니다. 어느 훌쩍 버린 느낌에 가슴이 콩닥거립니다. 할머니의 말에 돌아오는 대답은 가물에 나듯 하니 애가 탑니다. 교문 안으로 사라지는 뒷모습을 끝까지 확인하면서 가슴이 따뜻해져 오는 것은 세상 무엇과 바꿀 없는 행복입니다.

 

우리는 매일 누군가와 마주치며 살아갑니다. 누구와 많은 시간을 공유하며 살아가는가는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어떤 사람은 함께 있는 만으로 상대방에게 긍정적 에너지를 주는가 하면 때론 만나는 자체가 괴로운 경우를 체험합니다. 좋은 사람과 만날 때는 두근두근 가슴이 뜁니다. 심장의 무게가 300그램이라니 적어도 개가 모인 만큼의 떨림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둘이 마주 보면 만큼의 기쁨을 만들어낸다는 뜻이겠지요. 다르게 생각하면 만나고 싶지 않는 사람과 맞닥뜨릴 때면 괴로운 감정도 평소보다 훨씬 겁니다.

 

오래 미국 뉴스에서 감격적인 장면이 기억납니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남동생이 기증한 심장을 이식받은 사람과 누나의 만남이었지요. 누나는 떨리는 가슴을 주체할 없다며 눈물만 흘렸습니다. 마치 동생의 심장 소리가 들리는 같다고 했습니다. 어쩌면 정말로 사랑하는 누나를 그리워하는 손짓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를 잉태해본 경험이 있는 여자라면 누구나 개의 심장을 가졌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열 달 동안 하나의 심장 소리를 느꼈던 거지요. 엄마의 생각과 느낌이 온전히 하나되는 다른 생명이었습니다. 심장은 우리가 태어나서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우리 몸에 80,000km 넘는 혈관을 통해 피를 쉬지않고 순환시킨답니다. 참으로 생명의 신비는 거룩합니다.

 

우리 안에는 반대가 되는 개의 마음이 함께 있습니다. 실제로 생각하는 기능은 뇌가 하는 일이지만 우리는 가슴으로 느낀다고 여깁니다. 아름다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부정적인 것보다는 긍정적인 생각, 밉다는 느낌보다는 예쁜 마음을 가지려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태중의 아기와 엄마의 심장이 사랑으로 하나가 되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차가운 세상 속에서 오늘 우리가 마주하는 사람에겐 작은 미소로 먼저 인사를 건네봅시다. 모두 함께 행복의 길로 나아가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