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불어오는 곳
김화진
개과천선이라고 하지요. 게을리 했던 지난 몇 해 동안을 반성하며 운동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을 스스로 확인하며 살아갑니다. 땀이 흐르며 심장 고동의 속도가 빨라짐을 느낍니다. 이대로 열심히 계속하면 늙어가는 몸과 마음이 힘을 얻게 될 것이라 희망을 가져 봅니다.
삶의 여름이 지나가며 달라지는 게 많습니다. 뾰족했던 감정은 무뎌진 것 같으면서도 작은 일에 쉽게 흔들리고 눈믈도 흔해졌어요. 대신 허상을 꿈꾸는 실속없는 자리를 깔아놓진 않습니다. 살면서 겪어 온 많은 일들이 순간의 판단력을 길러 준 소중한 기억으로 살아있습니다.
아침 운동을 마치고 트레이더 조에 들렀습니다. 일반 마켙에 비해 유기농으로 재배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취급하지요. 이것저것 바구니에 넣고 계산대로 향하는 길목에서 가을을 발견했습니다. 할로윈 시즌이 다가오면 가을 파이를 위해 팔게 될 펌킨입니다. 큰 사이즈가 아닌 귀여운 크기에 진하지도 연하지도 않은 주황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