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쩍 건망증이 심해졌다. 

어제 한 일도 기억을 하려면 한참을 생각해야 한다. 


유럽 여행을 떠나기 전 비자카드 페이멘트를 내려고 

이뱅킹으로 들어갔더니 전혀 낯선 어마운트의 돈이 약 4천불  빠져 나갔다. 

내역을 보니 이틀 전 아시아나 항공사로 나갔다. 

아시아나 항공으로는 4월에 한국 나가느라 1천 여 불 끊어준 것 외에는 없는데?

그건 이미 완납이 되었고. 

암만 생각해도 아시아나로 돈이 나갈 이유가 없었다.

인터넷 상으로 은행 직원과 채팅을 했다. 

이 돈은 전혀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직원은 4천여 불이나 되는 돈이 빠져나갔다는 말에 당장 지불 정지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고는 이 비자카드는 정지시키고 새 카드를 발송하겠단다. 

신속한 처리에 고맙다고 했다. 

요새 비자카드 사기가 많으니 조심하라며 동네방네 광고를 했다. 

남편도 딸도 친구들도 모두 혀를 끌끌 차며 자기들 명세서도 자주 살피고 점검해야겠다는 반응이다. 


여행짐을 싸면서 지갑 정리를 하는 중 영수증 하나가 나왔다. 며칠 전 여행사에 잔금을 지불한 것이었다. 

그런데 금액을 보니 내가 지불 정지한 딱 그 금액이다. 

허걱! 여행사에 끊어준 비자카드~~~   이 일을 어쩌나. 내일이 떠나는 날인데.

당장 비자카드 회사에 전화를 걸었다.  여차저차 내가 실수 했으니 그 돈을 지불하라고. 

지불 정지는 풀어주겠는데 카드는 이미 decline되었고 새 카드도 발급했단다. 

비자카드가 여행 중에 뭐 필요하겠나 싶어 그러라고 했다.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슬로바키아, 폴란드, 헝가리를 돌면서 사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바꿔간 유로로는 택도 없이 모자라 아쉬운 마음만 안고 돌아왔다. 


돌아오며 생각했다. 

이제는 더 이상 나를 못 믿겠다. 이제부터 일기를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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