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흘러도 내가 누군가의 마음 속에 좋은 기억으로 살아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밤을 제자들과 함께 보냈다.
4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아이처럼 팔짱을 끼는 50대의 아저씨와 아줌마들.
24살 그 어린 아가씨가 어떤 모습이었기에 그들의 기억 속에서는 아직도 예쁘고 좋은 선생님으로 남아있을까.
나는 내 마음 속에 있는 12살 어린 아이들의 잔에 소주를 부어주며 말한다. “너희들이 60, 70살 되어도 나는 너희들 이름을 부를거다. “
내일 새벽 4시에 비행장으로 나가야하기에 아쉽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양복을 차려 입고 창원에서 왔다는 용구는 얼큰하니 취한 얼굴로 대리운전사를 부른다. 저 아이들이 언제 저렇게 변했을까. 세월은 참으로 잔인하구나.
제자가 뒤늦게 보내어 준 그때의 경주 불국사 소풍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