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생일 선물로 엄청나게 큰 머플러를 사왔다. 화려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회사의 작품 답게
활짝 펼쳐진 꽃잎과 잎사귀가 어지러운 브라운 톤의 머플러다. 어깨에 둘러보니 상체를 온통 다 감싼다.
"엄마, 잘 하고 다닐 수 있겠어?"
내가 조금이라도 고개를 갸웃거리면 금방 도로 가져할 듯한 뉘앙스다.
"아니야, 너 엄마는 저런 것도 잘 소화시켜."
옆에서 쳐다보던 남편이 위기감을 느꼈나 보다. 선물이 도로 회수될까봐 내 편을 든다.
남편의 말에 깜짝 놀란 딸이 우리를 번갈아 본다.
"아빠. 저건 먹는 것 아니야. 소화시키면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