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바람이 잠잠해지고

낙엽을 건져낸 풀장은 다시 맑아지고

그래서 대추도 다시 내다 널었다.

나는 이렇게 평화롭게 진한 커피와 음악을 즐기는데

신문기사가 바쁘게 안겨다주는 소식은 온통 아수라장이다.

걱정을 해봐야 무슨 도움이 될까 싶지만

그래도 마음은 편하지가 않다.

태풍으로 인한 재난의 후유증도

라스베가스 총기 사건의 후유증도

엄청나다 엄청나다 벌어진 입이 아직 다물어지지도 않았는데

또 이런 재난이 생겼다.  

지구촌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아우성 소리. 멀리 우주에서 내려다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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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7/10/11 미주판 1면    기사입력 2017/10/10 21:22
 
              나파밸리 등 17명 사망·150명 실종

한인 소유 6채 등 2000여 채 전소
'악마의 바람'에 불길조차 못 잡아

OC는 24채 전소 1만여 명 대피
9개교 휴교·진화율 25% 남짓


가주 남북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악마의 바람(Diablo Winds)’을 타고 확산하고 있다. 가주산림화재보호국(Calfire)에 따르면 10일 오후 5시30분 현재 북가주 31개 지역을 비롯해 가주 전역 35개 지역이 화염에 휩싸였다.

특히 북가주에서는 8일 밤 나파밸리에서 시작된 산불로 최소 17명이 사망하고 12만여 에이커가 탔다. 또 남가주의 한인 밀집 거주지인 애너하임 힐스에서 발생한 산불로 1만여 명 이상이 대피했다.

▶역대 최악의 산불= 북가주 산불로 피해는 커지고 있지만 불길조차 잡지 못하고 있어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남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9일 오후 17개로 갈라진 산불은 나파카운티를 비롯한 8개 카운티를 덮쳐 약 12만 에이커를 태웠다.

가장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한 곳은 소노마 카운티로 9명이 숨지고 240명의 실종신고가 접수됐다. 이중 45명은 연락이 닿았지만 나머지 150여 명의 생사여부는 확실하지 않아 사망자 수는 늘어날 수 있다. 최소 2000여 채의 건물이 불탔고 2만5000명이 대피한 상태다.

CNN은 불길이 번지는 속도를 “2초에 축구장 한 개 이상을 집어삼킨 속도”라고 분석했다.

한인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과 SF지역 한인회 등에 따르면 10일 현재 한인 인명 피해는 없으나 한인 소유 주택이 6채 전소됐다.

샌타로사에 사는 장용희씨는 “새벽 2시쯤밖에 나가보니 짙은 안개처럼 메케한 연기가 가득해 앞이 보이지 않았다”면서 “입고 있던 옷 그대로 허겁지겁 차를 타고 피신했는데 불과 몇십 분 후에 불길이 집을 덮쳤다는 말을 경찰에게 들었다”고 급박했던 대피 당시 상황을 전했다.

향후 화재 진압이 완료되면 한인들의 피해상황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남가주=9일 오전 91번 프리웨이와 킵섬 캐년 로드에서 발생한 ‘캐년 파이어 2’ 산불 역시 진화가 더디다. 10일 오후 6시 현재까지 애너하임 힐스와 오렌지시 등 2개 지역에 걸쳐 건물 24채와 7500 에이커의 임야를 태웠다. 5000가구, 1만여 명이 대피했다. 소방관 1000여 명이 동원됐지만 25% 진화에 그쳤다.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으면서 추가로 3500가구를 위협하고 있다. 애너하임힐스 초등학교 등 9개교가 임시휴교했다.

▶‘악마의 바람’=산불 피해가 커진 원인은 로키산맥을 타고 넘어온 강풍 때문이다. 북가주에서는 디아블로 윈드, 남가주에서는 샌타애나 바람으로 불린다. 동쪽에서 부는 차고 습한 공기가 산맥을 넘으면서 눈과 비를 뿌린 뒤 산을 타고 서부 해변으로 이동하면서 건조ㆍ단열ㆍ압축된 공기로 돌변한다.

산의 높이가 높을수록 바람은 더 세지고 더 건조해진다. 로키산맥을 통과한 바람은 LA에 도착할 때 즈음이면 상대습도 10% 미만, 최고 시속 50마일 이상의 ‘악마의 강풍’으로 변한다,.



                         정구현 기자ㆍ샌프란시스코=최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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