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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호흡 / 문태준

 

 

 

 

 

꽃이 피고 지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제 몸을 울려 꽃을 피우고

 

피어난 꽃은 한 번 더 울려

 

꽃잎을 떨어뜨려 버리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꽃나무에게도 뻘처럼 펼쳐진 허파가 있어

 

썰물이 왔다가 가버리는 한 호흡

 

바람에 차르르 키를 한 번 흔들어 보이는 한 호흡

 

예순 갑자를 돌아나온 아버지처럼

 

그 홍역 같은 삶을 한 호흡이라 부르자.

 

 

 

 

- 시집『맨발』(창비,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