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의 시간

 

                                                       밀원 헬레나 배 

 

지난 토요일, 포터랜치 도서관에서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이 도서관에서는 철마다 건강에 관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주민들에게 무료건강 교육을 제공해 주고 있다. 이번에는 이 프로그램의 책임자 사서인 애디트가  ‘명상’ 의 시간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하여서  내게 이런 기회가 주어졌다. 

 

아름다운 토요일 아침이다.  제일 먼저 도착한 백인 여자 노인 샌디가 수업 시작 전 준비 작업을 도와주었다. 11시가 되니  열 명 정도의 학생이 모였다. 고등학생, 대학생, 가정주부, 중년층, 노년층 나이와 관계없이 이렇게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는 느낌이 참 좋았다.  자기의 요가메트까지 잘 챙겨온 착한 학생들이다.

 

우선 한국말로 인사를 시작하였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두 손을 단전 위에 이렇게 올려놓고 서로 인사를 나누세요.” 그리고 ‘단학명상’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하였다.  ‘단’이란 한국어로 ‘에너지’를 뜻하며 오늘의 명상은 에너지를 체험하는 명상법이라고 알려주었다.

 

먼저 우리 고유의 ‘절’부터 가르쳤다. 이 절은 ‘진아’ 즉 참 나를 만나기 위한 절이라고 하니 모두 정성 어린 7배를 잘 따라 하였다. “두 팔을 벌려 우주의 에너지를 모으고 머리 위에서  합장하여 일곱 차크라(에너지 포인트) 라인을 따라 내려옵니다. 내 영혼을 만나기 위하여, 신성에의 인식을 위하여, 보이지 않는 시험의 문을 통과하기 위하여, 사랑과 모든 아름다운 이름들을 위하여, 꿋꿋한 의지와 신념을 위하여.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저력을 얻기 위하여, 그리고 무한한 ‘창조’를 위하여”. 손을 짚을 때는 땅의 에너지를 느껴 봅니다. 그대로 다시 일어납니다. 이것이 한 번입니다. “ 

 

가볍게 몸을 두드려 탁한 기운을 제거하고 감각을 깨우기 위한 운동과 모든 관절을 돌려 긴장을 풀도록 한 후 접시 돌리기 운동을 하였다. 싸이의 ‘오빤 강남스타일'과 '젠틀맨'을 틀어주었더니 모두 신이 나는 눈치였다. 앞뒤 좌우로 8자 모양으로 접시를 돌리며 무한대 그리기를 가르쳐 주었더니 아무도 접시를 떨어뜨리지 않고  잘 따라 해주어서 내심 놀랍고 기뻤다.  이 재미있고 쉬운 몸짓이 혈액 순환을 도와주어 각종 질병을 치유해주는 바로 그 기적의 운동요법이다. 다시 한 번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를 되새겼다.

 

북, 징, 장구, 꽹과리 등  토속적인 타악기 음악을 들으며 ‘단전 치기’ ,’뇌파 진동’ 등 생소한 수련을 시키는데도 어떠한 저항 없이 열심히 몰입하는 그들에게서 ‘깨어있음’에 대한 강한 의지가 느껴 졌다. 

 

이제 그들이 에너지를  느끼고 그 기운이 점점 확산하는 느낌이 든다. 눈을 감고 ‘깊은 평화(Deep Peace)’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참나(True Self)’를 만나 영혼의 댄스를 하는 시간이다. 이제껏 잊고 살아왔지만 끝까지 믿고 기다려주었던 나의 영혼에게 그간의 잘못을 시인하며 용서를 빌고 감사와 사랑을 고백하였다. 간혹 몇은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기도 하였다.  

 

 자신의 건강과 행복, 평화를 위한 간절한 염원으로 두 손을 모으게 하였다. 일단 자신의 심신이 건강해야 남도 돌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다음으로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의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그리고 점차 이 세상에 버림받고, 굶주리고 헐벗고, 오갈 데 없는 모든 사람, 실망과 낙담과 좌절하고 있는 사람들, 상처받고 아프고 죽어가고, 외롭고 방황하는 그 모든 사람을 위하여 모두 두 손을 뻗어 그들에게 평화와 행복의 기운을 보내어 골고루 퍼져 들도록 상상하였다. 마치 지구를 품에 안아 치유해주는 듯하였다. 

 

마치고  보니 모두 밝고 환한 얼굴에 그윽한 미소를 띠며 생기 가득하다.  우리는 앞으로 자주 만나 이런 요가와 명상의 시간을 가질 것을 약속하고 헤어졌다. 아직도 그들의 모습이 마치 두고 온 가족처럼 아련하게 가슴속에 떠오르곤 한다. 

 

오직 한마음으로 수련을 꾸준히 계속하여 ‘양심(밝은 마음)'을 되찾아  작으나마 우리의 귀한 문화를  보다 많은 사람과 나누면서 시작도 끝도 없이 영원히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 '한 세계'를 함께 누리기를 바라며.